―나의 두 황자야.검은 계단 아래에서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루시안의 몸이 굳었다.“저 목소리입니다.”그의 입술이 희게 질렸다.“마차에 불이 붙었던 날, 저를 데려간 여자.”십오 년 전, 여덟 살의 루시안은 신전으로 향하던 중 사라졌다. 불탄 마차에서는 신원을 알아볼 수 없는 아이의 시신이 발견됐고, 신전은 제2황자의 죽음을 신탁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실제 루시안은 백색 관의 지하에 갇혀 황실을 증오하도록 길러졌다.그 모든 일의 시작에 저 목소리가 있었다.“초대 성녀라고 했습니까?”다미안이 검을 고쳐 쥐며 물었다.“그렇게 불렀습니다. 백색 관의 사제들은 얼굴을 들지 못했고, 브레노르 공작조차 그 여자의 음성이 들리면 무릎을 꿇었습니다.”루시안은 기억을 더듬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직접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언제나 벽 너머나 거울 속에서 목소리만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을 구원자라고 했고, 제가 열두 살이 된 뒤부터는 어머니라고 부르라고 했습니다.”카시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네 어머니는 단 한 분뿐이야.”“압니다.”루시안은 씁쓸하게 웃었다.“하지만 그때의 저는 어렸고, 혼자였으니까요. 누군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검은 계단 아래에서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여전히 다정하구나, 루시안. 저들은 너를 버렸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너를 버린 적이 없는데.“입 다물어.”루시안이 낮게 내뱉었다.―내가 너를 불 속에서 꺼냈고, 먹이고, 가르쳤다. 네가 황자가 아니라 해도 사랑해 주었지.“사랑?”루시안의 손이 떨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다.“나를 지하에 가두고 형제를 죽이는 법을 가르친 것이 사랑입니까?”―너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내가 원한 적도 없는 왕으로?”대답 대신 계단 아래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바닥에 새겨진 문양이 한층 짙어지며 카시안과 루시안의 발목을 향해 뻗었다.다미안이 검을 내리쳐 문양을 끊었다. 검은 빛이 파편처럼 튀었지만 금세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