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위로 밤바람이 지나갔고, 짚신 끈을 매던 단이가 고개를 들었을 때 봉수는 뒷방 문턱에 서 있었다.봉수는 성한 손으로 문설주를 잡고 있었다. 다친 팔이 옆구리에 붙어 있었다. 얼굴이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다.“어른. 오라버니가…….”“안다.”단이의 손이 멎었다.“……아셨어요?”봉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루로 내려서지도 않았다. 늘 문턱에서 멈추는 버릇이 있었고, 지금도 문턱에 있었다.“어른. 가서 알려야 해요. 밖은 밤이고, 오라버니는 무릎도 못 펴고, 죽 반 그릇 먹고 나흘밖에…….”“알리면 어찌 되는지 아느냐.”단이는 몰랐다. 잡혀 오는 것까지는 알았다. 그다음은 몰랐다.“안 알리면요.”봉수는 그것도 대답하지 못했다.단이는 봉수가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늘 아이고, 에구, 하고 무엇이든 받아 주던 사람이 문턱에 서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명치 밑이 차갑게 내려앉았다.“어른은 여기 계셔요.”단이가 일어섰다. 마루에 놓아둔 여울의 옷을 다시 안았다. 왜 안는지는 몰랐다. 손이 비면 못 갈 것 같았다.“왕명이다. 밤에 나가면…….”“알아요.”단이는 쪽문으로 가서 빗장을 뺐다. 담 밖에 군사가 둘 서 있다가, 문이 열리자 돌아섰다.“서별당 시중입니다. 전하께 갑니다.”군사들이 서로 보았다. 단이는 기다리지 않고 걸었다. 군사 하나가 뒤따라오며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고, 단이는 휘정전이라고 답했다.그 말을 하고 나서야 제가 휘정전이 어느 쪽인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군사가 앞장섰다.—휘정전 뒤뜰에 불이 밝았다. 안에서 풍악이 흘러나왔다.단이는 뒤뜰 계단 아래 세워졌고 군사가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 뒤 도홍이 나왔다. 도홍은 단이를 보고, 단이가 안은 옷을 보고, 얼굴에서 핏기가 빠졌다.“어디 갔느냐.”“모릅니다. 협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이부자리에 삼베 한 장이 펼쳐져 있었습니다.”“삼베.”“예. 새 옷은 이불 밑에 개어 있었습니다. 그것만 봤습니다.”도홍은 단이를 두고 안으로 들어갔다. 풍악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