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루미너스 글로벌 메디컬 웰니스 타워 1호점 기공식장.행사장에 모인 취재진이 단상 쪽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버건디 수트를 입은 소율은 무대 아래에서 진행자의 소개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총괄 CCO라는 직함 뒤에 제 이름이 이어졌다.소율은 계단을 올랐다. 무대에서 바라본 공사 예정 부지는 조감도와 달랐다. 아직 그곳에는 사람들이 생활할 방도, 옷을 갈아입을 공간도 없었다. 그림으로 설명해 온 일을 실제로 시작하는 자리였다.“저는 이곳을 멀리서 보기 좋은 건물로만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소율은 준비한 원고에서 눈을 들었다.“매일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몸을 움직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어디에서 쉬고, 어떤 동작에서 불편해하는지 끝까지 확인하겠습니다.”화면에 센터의 구성과 공간 계획이 나타났다. 소율은 자신이 맡은 브랜딩과 이용 동선을 설명했다. 마이크가 입에서 조금 멀어지자 직접 높이를 조정하고 말을 이었다.말을 마친 뒤 박수가 나왔다. 소율은 고개를 숙였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도 자꾸 빈 부지 쪽으로 시선이 갔다. 축하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여기까지 말한 내용을 실제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기념 촬영 때는 도진이 곁에 섰다. 카메라가 돌아오는 방향에 맞춰 잠깐 몸을 돌렸다. 도진은 촬영이 끝난 뒤 소율의 팔꿈치를 가볍게 받쳐 계단을 내려오게 했다.“구두 괜찮으십니까?”“네. 여기 바닥이 생각보다 고르지 않네요.”두 사람은 걸음을 늦췄다. 현장 가장자리에 멈춘 소율은 아직 비어 있는 땅을 한동안 봤다.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는 사이에도 그녀의 눈은 출입구가 들어설 쪽에 머물렀다.“도면에서는 저쪽까지 금방이었는데, 여기서 보니까 꽤 멀어요.&rdquo
Last Updated : 2026-09-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