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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자세가 묘합니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1 - チャプター 60

130 チャプター

제51화

월요일 아침 8시, 한남동 새집.소율은 낯선 천장을 잠깐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창밖에서 들리는 소리도 청담동 집과는 달랐다. 하린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 보낸 뒤, 집 앞에 기다리고 있던 도진의 차로 갔다.도진이 커피를 건넸다.“좋은 아침입니다.”“일찍 오셨네요.”“오늘 저녁 약속, 안 잊으셨죠?”소율은 커피 뚜껑을 만지다가 그를 봤다. 먼저 시간을 정해 연락한 쪽이 자신이었다. 잊었을 리가 없었다.“네. 저도 알고 있어요.”그렇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조금 빨라졌다. 도진은 웃고 차 문을 열어주었다.회사에서는 두 사람이 나란히 리햅 센터 설립안을 검토했다. 도진은 운동 현장에서 필요한 공간을 설명하고, 소율은 그것을 동선과 실내 구성으로 옮겼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은 도면을 돌려놓고 다시 봤다.업무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저녁 약속을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도진이 손목시계를 볼 때마다 소율도 시간을 보게 됐다. 그가 다른 회의로 나간 뒤에는 괜히 옷깃을 정리했다.***저녁 7시, 남산이 내려다보이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소율은 맞은편에 앉은 도진을 보며 웃음을 참았다. 수트 차림은 늘 보던 모습인데도 오늘은 어디에 시선을 둘지 몰랐다.“왜 웃으십니까?”“이렇게 앉아 있으니까 좀 이상해서요. 피팅도 아니고 회의도 아니잖아요.”“오늘은 일 얘기를 하지 말까요?”소율은 고개를 끄덕였다가 곧 웃었다.“그러면 제가 할 말이 많이 줄 텐데요.”도진도 웃었다. 그가 메뉴를 그녀 쪽으로 돌렸다. 소율은 그가 먼저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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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화요일 늦은 밤 10시, 청담동 루미너스 플래그십 3층 아틀리에.넓은 원목 작업대 위에는 4층에 신설될 ‘루미너스 글로벌 VIP 웰니스 & 리햅 센터’의 3D 공간 설계도면과 캡슐 컬렉션 스케치들이 빼곡하게 펼쳐져 있었다.소율은 제도용 연필을 쥔 채 척추 재활 기구들의 최적 동선을 계산하며 스케치에 몰두하고 있었다.‘똑- 똑-.’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따스한 캐모마일 티를 든 도진이 들어섰다.도진은 제도용 종이에 잔이 닿지 않도록 빈자리를 찾아 차를 놓았다. 소율이 도면을 돌려주자 의자 뒤로 다가와 상체를 숙였다. 셔츠 소매가 그녀의 어깨에 스쳤다.낮에 회의할 때와 같은 거리인데 밤이 되니 다르게 느껴졌다. 소율은 연필을 든 손을 조금 고쳐 잡았다.“이쪽 통로는 1.5m 정도 더 여유를 주는 안을 봐야겠습니다. 휠체어나 보조기구를 쓰는 분들이 돌아 들어오려면 지금은 좁아 보입니다.”도진이 소율의 손 가까이에서 도면 한쪽을 짚었다. 소율은 그가 가리킨 위치에 연필을 댔다.도진의 커다란 손이 연필을 쥐고 있는 소율의 섬세한 손등 위로 천천히 겹쳐 내려앉았다.손등이 덮이자 연필이 멈췄다. 뒤에서 숙인 상체가 소율의 어깨를 감쌌고, 셔츠 너머 가슴이 등판에 닿았다. 밤의 아틀리에에서 그 무게는 도면보다 선명했다. 소율의 허리가 의자 등받이에서 떨어졌다 붙었다. 도진의 턱이 그녀의 머리 옆에 머물렀다.손이 겹치자 선이 조금 틀어졌다.“여기요?”“네. 기구 방향을 오른쪽으로 15도 돌리는 안도 같이 보죠. 들어오는 동선이 달라질 겁니다.”도진은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소율은 그 옆에 다른 동선을 그렸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 전에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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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서울 동대문 DDP 메인 홀, 2026 서울 패션위크 개막 당일 오후 5시.거대한 무대 뒤편의 백스테이지는 수십 명의 톱모델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드레서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했다.루미너스 글로벌 웰니스 & 오뜨 꾸뛰르 컬렉션의 서울 패션위크 데뷔 무대였다.단정한 블랙 실크 슬랙스와 테일러드 베스트를 입은 소율은 무선 인이어를 낀 채 모델들의 워킹 동선과 조명 큐시트를 최종 점검하고 있었다.소율은 의상 순서와 조명 큐를 다시 대조했다. 개막 30분 전이 되자 확인한 줄을 또 읽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깨와 목덜미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달칵-.’VIP 프라이빗 피팅 룸의 문이 열리고, 정장을 차려입은 차도진이 들어왔다.도진은 소율이 목을 주무르는 것을 보고 피팅 룸 문을 닫았다. 밖의 소음이 조금 줄었다.“잠깐 쉬실래요?”“큰 무대에 선 적도 있는데, 매번 처음 같네요. 오늘은 더 잘해야 할 것 같고요.”도진은 소율의 등 뒤에 서서 그녀를 전신 거울 앞에 세웠다.도진의 커다란 두 손이 소율의 굳은 승모근과 견갑골 언저리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처음 배웠던 것부터 해보죠. 숨을 참지 마시고요.”도진이 굳은 어깨를 짚었다. 소율은 눈을 감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누군가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감각이 긴장을 조금 덜어주었다.“선생님한테 다시 혼나는 기분이에요.”“혼낸 적 없습니다.”“첫날은 꽤 무서우셨어요.”도진이 잠깐 말을 잃었다. 소율이 웃자 그제야 입가가 풀렸다. 그 작은 웃음 때문에 어깨에 들어간 힘도 조금 빠졌다.그는 손을 떼고 거울 속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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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서울 서라온호텔 영빈관, 서울 패션위크 VIP 애프터 파티장.소율은 에메랄드빛 실크 드레스의 밑단을 정리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무대에서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옷 이야기를 묻는 사람들이 다가왔다.“오늘 오프닝 쇼 잘 봤습니다. 움직일 때 실루엣이 달라지는 게 인상적이더군요.”소율은 인사를 하고 질문에 답했다. 유럽 바이어와 매거진 편집자들이 모여 라이선스와 아시아 투어 쇼케이스에 관해 물었다. 계약 담당자에게 연결할 이야기는 따로 구분해 두었다.도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블랙 턱시도가 어깨를 따라 반듯하게 내려앉았다. 소율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와 눈이 마주치자 잠깐 웃었다.그 사이 새로운 사람이 다가와 명함을 내밀었다. 업무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개인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소율은 예의를 지키며 답했지만 입가의 미소가 조금 지쳤다.도진이 가까이 왔다. 바로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그녀를 먼저 봤다. 소율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옆에 섰다. 허리에 닿은 손이 드레스 원단을 가볍게 눌렀다.실크 아래로 손바닥의 온기가 번졌다. 소율은 잔을 든 손을 굳힌 채 그 접촉을 밀어내지 않았다. 질투가 섞인 손길이 허리 딤플을 짧게 쓸었다. 파티장의 소음 속에서도 그 쓸림만 유난히 또렷했다. 소율의 허벅지가 스스로 모아졌다.“한 부사장님 일정이 길어져서요. 추가 미팅은 내일 실무 담당자와 잡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소율도 명함을 챙기며 말을 보탰다.“자료를 보내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두 사람은 상대와 인사를 마친 뒤 파티장 가장자리로 물러섰다. 소율은 잔을 내려놓고 어깨에서 힘을 뺐다.손에 들고 있던 작은 가방에는 명함이 잔뜩 들어 있었다. 소율은 뚜껑이 잘 닫히지 않자 명함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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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새벽 1시, 한남동 테라스 빌라 앞 정원.차에서 내릴 때보다 바람이 차가웠다. 소율이 어깨를 움츠리자 도진이 턱시도 재킷을 벗어 둘러주었다. 넓은 옷이 등과 팔을 덮었다. 안감에 남은 남자의 체온이 맨살처럼 느껴졌다. 파티장에서 스친 손보다 이 온기가 더 직접적이었다.소율은 재킷을 여미고 집 쪽을 봤다. 조금만 걸으면 현관이었다. 그런데 지금 들어가면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될 것 같았다. 낮에 참았던 시선, 차 안에서 놓지 못한 손, 그 모든 것이 이 정원에서 이름을 기다리고 있었다.“도진 씨.”그가 걸음을 멈췄다. 소율은 먼저 한 걸음 다가가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셔츠 아래에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늘 자신만 긴장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손바닥 아래 근육이 숨을 따라 올랐다. 소율은 그 박동에 맞춰 손가락을 펼쳤다.그녀의 손이 턱과 뺨을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수염이 살짝 올라온 턱선이 손끝에 까끌거렸다. 도진은 움직이지 않고 소율을 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입술에 머물렀다 눈으로 돌아왔다.“처음에는 고마운 마음 때문에 자꾸 보고 싶은 줄 알았어요.”소율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남자에게 이런 말을 먼저 해본 기억이 거의 없었다. 정해진 관계 안에서 해야 하는 말이 아니라서 더 어려웠다.“그런데 아닌 것 같아요. 일이 없어도 기다리게 되고, 집에 돌아가면 또 생각나요.”도진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대답하려다가 소율이 말을 잇자 다시 기다렸다.“도진 씨가 저를 도와줘서 사랑해야 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좋아해요. 제가 그러고 싶어요.”말을 마친 소율은 입술을 다물었다. 덧붙일 이유도 멋진 설명도 더는 필요하지 않았다. 재킷 안에서 자기 마음이 너무 커서, 숨이 가슴을 쳤다.도진의 손이 그녀의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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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월요일 아침 7시, 한남동 테라스 빌라의 침실.소율은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눈을 떴다. 몇 시간 전 정원에서 나눈 입맞춤이 먼저 떠올랐다. 잠결에 입술을 만져보다가, 옆으로 돌아누워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어젯밤에는 분명 자기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제 와 그 말을 없었던 일로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도진을 다시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침대 옆에 둔 휴대폰을 집었다. 마지막으로 보낸 ‘내일 봐요’ 아래에는 아직 새 메시지가 없었다. 이른 시간이었다. 알면서도 화면을 한 번 더 켜봤다.“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가을 소풍 가요!”방문 밖에서 하린이가 불렀다. 소율은 얼른 일어나 머리를 쓸어 넘겼다.“알지. 우리 하린이 아침부터 먹자.”토끼 인형을 끌어안은 아이가 부엌까지 따라왔다. 소율은 아침을 차리다가 물병과 모자를 다시 확인했다. 하린이는 인형도 데려가야 한다고 우겼다.“토끼까지 가면 하린이가 둘을 챙겨야 하잖아. 가방이랑 토끼랑.”“엄마는 나 챙기면서 가방도 챙기잖아.”그 말에 소율이 웃었다. 하린이는 엄마가 웃는 틈을 타 인형을 가방 옆에 세웠다. 소율은 아이와 선생님 말씀을 다시 확인하고 나서야 식탁에 앉았다.습관처럼 벽시계를 봤지만 누군가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야 할 이유는 없었다. 식어버리기 전에 제 몫의 아침을 먹었다. 하린이가 소풍 이야기를 하는 동안 몇 번이나 웃음이 났다.“엄마, 오늘 기분 좋아?”“응. 좋아.”“나도. 소풍 가니까.”소율은 괜히 컵을 들어 입가를 가렸다. 하린이는 엄마의 대답에 만족한 듯 빵을 베어 물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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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루미너스 본사 대회의실, 임시 확대 이사회.강태욱 대표가 세계 지도가 떠 있는 스크린 앞에 섰다.“서울 패션위크 이후 진행하던 아시아 론칭 투어가 확정됐습니다. 대상은 5개 도시입니다.”도쿄 긴자,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방콕 시암, 홍콩 센트럴, 타이베이 신의구.지도 위에 표시된 거점마다 센터 조감도와 일정이 차례로 나타났다. 플래그십 리햅·웰니스 센터를 개설하는 5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소율은 인쇄된 자료를 넘기며 도시마다 다른 매장 구조를 살폈다.“기획과 브랜딩은 한소율 수석 부사장, 기술 총괄은 차도진 센터장이 맡습니다. 현지에서 두 분의 판단이 필요한 사항은 미리 추려 보내겠습니다.”박수가 나왔다. 소율과 도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소율은 다시 앉으며 일정표에 표시를 남겼다. 축하를 받는 것과 준비가 끝난 것은 별개였다.회의가 끝난 뒤, 두 사람은 48층 부사장실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테이블 위에 펼쳐진 2주간의 순회 일정에는 이동과 시연, 바이어 미팅이 빽빽했다.“도쿄에서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날은 쉬는 시간이 거의 없네요.”소율이 손끝으로 한 줄을 짚었다.“시연 순서를 조정하면 현지 직원들과 동작을 맞출 시간을 따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개막 직전에 급하게 맞추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저도 옷만 보내놓고 끝내고 싶지는 않아요. 실제로 입고 움직일 때 봐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두 사람은 서로의 일정이 겹치는 곳에 표시했다. 도진이 소율 쪽으로 자료를 밀어주다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소율은 잠깐 그를 봤다가 웃으며 다시 펜을 들었다.“오늘은 일이 먼저예요.”“저도 일정 말씀드리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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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루미너스 긴자 플래그십 센터 오픈 당일.5층 건물의 미디어 파사드가 켜졌다. 입구에 모인 정재계 인사와 패션 관계자 300여 명이 차례로 안으로 들어왔다. 소율은 무대 옆에서 통역 자료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검은 실크 슬랙스 아래 구두가 발뒤꿈치를 눌렀다. 아직 행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발을 바꿔 디딘 뒤 재킷 앞섶을 정리했다.“준비됐습니까?”도진이 옆에 섰다. 소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크린을 봤다.“옷 설명 다음에 바로 시연으로 넘길게요. 말보다 움직이는 모습을 먼저 보게 하고 싶어요.”“신호 주시면 시작하겠습니다.”단상에 오른 소율은 장내를 한 번 둘러보고 인사했다. 옷의 구조를 설명하는 동안 도진은 팔을 들어 올리고 몸을 굽혀, 원단과 절개선이 어떻게 따라 움직이는지 보여주었다. 화면 속 도식과 실제 옷이 나란히 보였다.소율은 서둘러 다음 장으로 넘기지 않았다. 바이어들이 도진의 옆모습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설명을 이었다.“서 있을 때만 편한 옷이어서는 안 됩니다. 앉았다 일어나는 동안에도 당기지 않는지 확인했습니다.”시연을 마친 도진이 돌아서자 등 쪽의 선이 드러났다. 소율은 손짓으로 그 부분을 가리켰다. 객석 앞줄에서 메모하는 사람이 늘었다.질문은 원단에서 센터 운영으로 넘어갔다. 소율이 기획을 설명하면 도진이 현장에서 필요한 동작과 지도 방식을 짚었다. 어느 한 사람이 모든 답을 맡지 않아도 됐다.행사가 끝난 뒤에도 두 사람은 바로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관계자들이 제품을 만져보고 다시 묻는 동안 소율은 같은 답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했다. 도진은 그 옆에서 시연에 쓴 옷의 상태를 확인했다.현장 계약과 프리미엄 회원권 매출을 합산한 집계는 30억 엔을 가리켰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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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싱가포르 마리나 벨포트 컨벤션 센터, 메인 그랜드 볼룸.동남아 5개국에서 온 유통 관계자들이 루미너스 쇼케이스에 모였다. 소율은 단상 앞까지 걸어 나가 인사하고, 제품과 매장 구성이 함께 보이는 화면을 띄웠다.긴자의 시연에서 받은 질문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옷을 설명할 때도 그것을 실제로 입고 움직일 사람부터 떠올렸다. 뒤편에 선 도진이 순서를 맞춰주었다.계약서를 앞에 놓았을 때는 발표할 때와 다른 긴장이 왔다. 동남아 전역 50개 백화점에 독점 부티크를 공급하는 계약, 한화 약 300억 원 규모였다.소율은 서명란에 쓰인 제 이름을 보고 펜을 들었다. 관계자들의 사진 촬영이 끝난 뒤에도 계약서의 끝을 놓지 못했다. 도진이 옆에서 가방을 열어주자 그 안에 문서를 넣었다.“이제야 조금 실감 나요.”“무대에서는 안 그러셨습니까?”“무대에서는 다음 설명 생각하느라 바빴어요.”소율은 펜 뚜껑을 닫으며 웃었다. 그때까지도 두 사람은 서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듣지 못했다.***서울가정법원.최민우의 모친 강옥순은 변호인 옆에 앉아 아들 대신 목소리를 높였다.“한소율은 해외로 나도느라 애를 방치하고 있어요. 친할머니인 제가 키워야 합니다.”박지은은 말을 끊지 않고 자료를 정리했다. 상대가 ‘해외’라는 말을 거듭할 때마다, 자신이 제출할 문서의 날짜를 짚었다.“아이가 현재 누구와 지내는지 확인하셨습니까?”“그 여자가 곁에 없잖아요!”“외할머니가 돌보고 있습니다. 통학과 일상생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요.”지은은 출장 기간의 돌봄 계획과 기존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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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2주간의 아시아 5개 도시 론칭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저녁.수주 집계는 500억 원에 이르렀지만, 한남동 집에 들어서는 소율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식탁 위의 색연필과 도화지였다.“삼촌! 이것 봐요!”하린이가 도진에게 달려갔다. 도진은 가방을 내려놓고 무릎을 굽혔다. 아이가 눈앞에 내민 그림에는 키가 다른 세 사람이 서 있었다.“이게 삼촌, 이건 엄마, 이게 나예요.”“삼촌 다리가 제일 기네.”“삼촌은 크니까.”하린이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소율은 식탁을 정리하다 그림을 들여다봤다. 세 사람의 손은 연필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아이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그림 속 자신의 옷이 무슨 색인지 물었다.“엄마가 좋아하는 색.”소율은 아이의 볼에 입을 맞췄다. 하린이는 간지럽다며 몸을 비틀다가 다시 도진에게 그림을 설명했다.따뜻한 감자 수프와 구운 바게트를 식탁에 놓았다. 하린이는 떠들다가 빵을 떨어뜨렸고, 도진은 떨어진 빵을 치우고 새것을 접시에 놓아주었다. 누구도 식탁이 시끄럽다고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소율은 제 수프를 한 숟갈 먹었다. 비행 내내 먹고 싶었던 익숙한 맛이었다. 아이가 유치원 이야기를 하자 도진이 중간중간 물었다. 하린이는 엄마가 없는 동안의 일을 모두 오늘 말해야 하는 것처럼 손가락을 접어가며 셌다.“그건 전화할 때 들었잖아.”소율이 웃으며 말하자 하린이가 고개를 저었다.“삼촌은 못 들었어.”“맞아. 삼촌은 처음 듣는데.”도진의 대답에 하린이가 다시 신이 났다. 소율은 말을 끊지 않고 아이의 입가에 묻은 수프를 닦아주었다.
last update最終更新日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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