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륙에 ‘성녀 수호 강제 휴일’칙령이 내려진 첫날 밤.낮 동안 소란스러웠던 남부 바다는 거짓말처럼 조용해져 있었다. 수평선 너머에서 기안서를 외치던 관료들도, 상단 마차도 싹 사라진 채, 오직 바다 표면에 반짝이는 밤하늘의 은하수만이 영롱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해상 워터 궁전의 7성급 구름 침대 위.나는 셰프들이 밤하늘의 별빛을 모아 만들었다는 ‘은하수 펄 와인 셔벗’을 고급 수정 스푼으로 살포시 퍼먹으며, 나른하게 바다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었다."음~ 달콤하고 상큼해. 밤바다 바람 맞으면서 먹으니까 더 맛있네."그때였다.스르륵.구름 침대 옆으로 은밀하게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평소 같으면 발렌티 아빠나 기사들이 우글거렸겠지만, 전 대륙 강제 휴일 조항 때문에 아빠마저 '딸의 휴식을 위해 별장 본관에서 억지로 휴식 중'인 상태였다.달빛을 받으며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남주, 카일락 대공이었다.제복의 정장 상의 버튼을 몇 개 풀고, 칠흑 같은 털 코트 대신 가벼운 밤빛 로브를 걸친 카일락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달빛 아래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적안과 날카로운 턱선은, 보고만 있어도 시력이 2.0으로 상승하는 느낌이었다."세르리아, 아직 자지 않고 있었나?"카일락의 낮게 깔린 중저음 목소리가 밤바다의 파도 소리에 섞여 귓가를 간지럽혔다."아, 대공님. 네, 바람이 시원해서 셔벗 먹고 있었어요."내가 샤베트 그릇을 내밀자, 카일락은 피식 작은 웃음을 터뜨리며 내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내 구름 침대 옆자리에 사뿐히 앉았다.그가 바짝 다가오자,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달콤한 흑마력 향기가 내 코끝을 감쌌다.'……어라?'갑자기 가슴속 깊은 곳에서 3대 1000급 마나 코어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니, 마나 코어가 아니라 내 순수한 장기…… 즉, '심장'이 쿵쾅쿵쾅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 것이었다!두근! 두근! 두근!'히익?! 가, 가슴이 왜 이렇게 뛰지?!'비주얼이 너무 폭력적이어서였을까, 아니면
Last Updated : 2026-10-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