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락과의 심장 터질 것 같던 밤바다 산책이 끝난 다음 날 정오.남부 해상 워터 궁전의 최고급 황금 테이블 위에는, 세계 역사를 뒤흔들 한 장의 거대한 신성 양피지가 펼쳐져 있었다.테이블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면면은 가히 우주 멸망급이었다.천상계의 주신 에테리우스(선글라스 착용), 마계의 군주 마왕 바알(요리사 앞치마 착용), 제국 황제 에드워드(황실 족욕기에 발 담금), 성황청 대사제, 그리고 대륙 마탑주까지.대륙과 신마계의 정점에 선 절대자들이 모여 앉아, 매우 심각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깃펜을 쥐고 있었다.그들이 서명하려는 문서의 제목은 다름 아닌……[제1회 영구적 전 대륙·신마계 평화 및 백수 휴양 협정]조항들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했다.제1조: 신계, 마계, 인간계는 향후 10,000년간 어떠한 전쟁이나 분쟁도 일으키지 아니하며, 모든 갈등은 마왕의 숯불 바비큐 파티와 암살단의 승모근 마사지로 평화롭게 해결한다.제2조: 성녀 전하의 쾌적한 백수 라이프를 방해하는 자는 3계(신·마·인간) 연합군에 의해 즉각 영구 추방형에 처한다.제3조: 전 대륙의 노동 시간은 하루 최대 3시간으로 제한하며, 주 4일 휴무를 기본 권리로 보장한다."크하하! 마계 10,000년 역사상 이토록 훌륭하고 기름진 평화 협정은 없었다!"마왕 바알이 양꼬치 기름이 살짝 묻은 엄지손가락으로 붉은 인장을 쾅 찍었다."옳소! 천상계의 결재 서류 지옥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10,000년 평화 따위 백 번이라도 서명하겠노라!"주신 에테리우스 역시 옥쇄를 대신해 망설임 없이 황금 도장을 쾅 내리찍었다. 황제와 대사제, 마탑주 역시 눈물을 흘리며 서명을 마쳤다.성녀 세르리아의 '게으름' 하나로, 수천 년간 피를 흘려온 종족 간의 증오가 완전히 종식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나는 솜사탕 구름 침대에 누워, 그림자 암살자가 둥둥 띄워준 샤인머스캣 젤리를 오물거리며 나른하게 중얼거렸다."음…… 다들 도장 잘 찍으셨네요. 평화가 최고죠. 싸우면 시끄럽잖아요."내가 뱉은 지극
Last Updated : 2026-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