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별장의 백사장은 오늘도 평화롭기 그지없었다.7성급 썬베드에 누워 있는 내 옆에는, 제국 최고의 요리사들이 아침부터 깎아 만든 '만년 세계수 잼을 올린 10단 딸기 파르페'가 들어차 있었다."세르리아, 딸기가 달지 않으면 말하거라. 타락한 황실 대신 전 세계의 딸기 농장을 아비의 이름으로 아예 통째로 수입해 오마." "세르리아, 입가에 딸기 크림이 묻었군. 가만히 있거라."친정아빠는 내 입에 최고급 딸기를 계속 밀어 넣고 계셨고, 카일락은 내 입가에 묻은 크림을 손수건으로 섬세하게 닦아주고 있었다.'음~ 천국이다. 인생은 역시 놀고먹는 백수가 최고야.'내가 딸기 파르페를 우물거리며 행복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쿠구구구구!남부 별장 정문 너머로 철 지난 고물 마차가 덜덜거리며 들어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페가수스를 끌고 와 위풍당당하게 행패를 부리던 황실 근위대와는 전혀 다른, 거의 폐차 직전의 마차였다.덜컥, 하고 마차 문이 열리며 기어 나온 형체에 나와 셰프들, 기사단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저, 저게 사람이야, 얼음 덩어리야?"마차에서 내린 것은, 두꺼운 담요와 솜이불을 무려 스무 겹이나 둘러써서 동그란 공 모양이 된 한 남자였다. 얼굴은 입술부터 코끝까지 퍼렇게 질려 있었고, 이빨을 딱딱 맞부딪치며 덜덜 떨고 있었다."따, 따따따…… 따뜻한…… 열기를…… 주어라……!"그 추한 몰골의 정체는, 다름 아닌 제국 황태자, '제논'이었다.수도의 모든 땔감과 마력석 유통이 차단되고 황실 통장이 압류되어 파산 직전에 내몰리자, 진짜로 얼어 죽기 직전이 된 황태자가 남부까지 직접 굴러온 것이었다."이, 미친…… 발렌티 공작! 카일락 대공! 감히 황실의 난방과 자금을 억류하다니…… 이것은 명백한 반역…… 덜덜덜!"황태자가 스무 겹의 이불 속에서 퍼런 입술을 털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카일락과 아빠의 눈빛은 북극의 동토보다 차가웠다."반역?" 카일락이 붉은 눈동자를 낮게 깔며, 스르륵 검자루에 손을 올렸다."세르리아
Zuletzt aktualisiert : 2026-09-22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