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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완벽했던 밤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24 챕터

11. 민우의 경험

수련회는 2박3일이었고 민우가 속해 있던 청소년부와 그 누나가 속해 있던 청년부가 같이 갔다.청년부와 청소년부가 반반씩 섞여서 조가 짜여졌고, 청년부들이 청소년부들을 리드해서 행사를 진행하고 멘토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 교회 누나, 규희는 조 편성에 관여해 민우와 같은 조가 되도록 했다.수련회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찬양하고, 기도하고, 성경 공부하고, 같이 식사를 준비해서 먹고 치우고, 다시 또 반복.교회가 수련회를 갈 때마다 같은 장소에 갔기 때문에 이미 몇 번의 수련회 참여 경험이 있던 규희는 수련회장의 장소와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길이 잘 닿지 않는 숨겨진 장소까지도.'민우야, 저녁식사 끝나고 자유 성경공부 시간 후에 지하2층 집기실에서 만나.'점심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있는 민우에게 슬쩍 다가와 규희는 이렇게 적힌 쪽지를 주고 갔다.자유분방한 규희 역시도 다른 사람들의 눈에 포착되지 않기 위해 조심을 하고 있었다.거기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그 교회를 다니고 있었고, 거의 모두가 가족 단위로 다녔기 때문에 규희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세상 모든 떳떳치 못한 일의 대가 중에 가장 끔찍한 것은 가족이 알게 되는 것이다. 단발머리에 여드름이 듬성듬성 난 안경 쓴 여고생들 사이에서, 규희는 예쁘고 성숙했다.민우도 규희의 가슴을 만져보고 싶었다.중고등학생 때 방황을 많이 했던 탓에 규희는 몇 년간이나 교회에 나오지 않다가 2년 전부터 교회에 꼬박꼬박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자라는 동안 늘 곁에서 봤으면 여자로 안 보였으려나. 민우는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어머, 저 언니 껄렁한 언니들이랑 우르르 몰려 다니더니 이제 개과천선했나 봐?""그러게. 화장 진하게 하고 빤스도 겨우 덮을 미니스커트 입고 어두울 때 싸돌아다니더니 왜 갑자기 청순녀 컨셉이지?""꼴에 청년부에서 애들 지도하는 거 눈꼴시리네. 자기가 지도할 깜냥이나 되나?""저 년 되게 밝힌다는 소문 있더라. 고등학교 때 별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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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날으는 침대라 불리는 그녀

"야야, 누굴 그렇게 쳐다보냐?""아... 아니야. 쳐다보긴 내가 뭘."식판에 돈가스를 산처럼 쌓아서 민우 옆자리에 와 털썩 앉으면서 성준이 민우의 어깨를 툭 쳤다."아까부터 계속 쳐다보고 있던 걸, 뭘. 야야, 아서라. 규희 누나? 저 누나 소문 안 좋아.""안 쳐다 봤다니까 자꾸 그러네?""아, 알았어. 뭘 또 화를 내고 그러냐?""내가 또 뭘 화를 냈다고 그래. 근데 넌 야채는 안 먹냐? 돈가스를 자기 혼자 다 먹으려고 완전히 다 쓸어왔네, 쓸어왔어.""하하하. 야채로 왜 배를 채우냐? 돈가스가 있는데. 하하."성준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빤히 보고 있다가 민우가 물었다."근데, 저 누나 왜? 무슨 소문?""아~ 형들이 그러는데 저 누나 날으는 침대래. 짜장면이라는 별명도 있더라.""날으는 침대? 짜장면? 왜?""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보지 내준대. 안 먹어 본 사람이 없어서 짜장면."성준은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킬킬거렸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더 보탰다."좀 싸구려같이 보이는 스타일이긴 한데, 그래도 저런 누나 한번 따먹어 봤으면 좋겠다."성준은 상상하듯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러고는 이내 엄청난 비밀이라도 발설하는 듯이 나직이 말했다."저 누나, 보지에 피어싱 있다더라."민우는 뭐라고 대꾸를 해야 될지 몰랐다. 마음 한 켠에서는 저런 천하의 헤프고 막 나가는 여자가 자기에게 관심을 표하고 있다는 것을 의기양양하게 자랑하고 싶기도 했다.그러다 세차게 머리를 저었다.'안 될 말이지. 뒷감당을 어찌 하려고.'그렇게 혼자서 생각하고 있는 민우의 곁에서 성준이 탄식하듯 말했다."아 씨발, 꼴린다. 씨발, 속으로 애국가 제창이나 해야겠다. 서겠다, 서겠어."민우는 성준과 나누는 대화를 누가 듣고는 자기까지 도매급으로 같은 부류로 취급당할까 봐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사실 같은 부류가 아닐 것도 없었다.잔반을 잔반통에 버리고 식판과 수저를 각각의 설거지통에 담은 후 벽에 걸린 티슈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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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도발

민우는 성경공부 시간 내내 딴생각만 했다. 집중할 수가 없었다.주변에 앉은 조원들의 대화나 농담도 모두 그저 건성으로 웃어 넘겼을 뿐이다."야! 너 집에 숨겨둔 금송아지 생각하냐? 아까부터 왜 그래?"내가 뭘?"민우는 시치미를 뚝 뗐다."아니~ 아까부터 눈 뜬 채 꿈꾸는 것 같잖아. 뭔데? 왜 그러는데? 같이 좀 알자.""아이,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러네."성경공부 시간은 끝이 났고, 취침 점호를 하기 전까지 한 시간 반 가량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수련원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다들 그냥 대강당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보드게임 같은 걸 하거나 구석에 아무렇게나 누워서 음악을 듣거나 삼삼오오 잡담을 나누었다. 민우는 슬그머니 일어났다.최대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마치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처럼 조용히 일어나서 지하로 향했다.민우는 결심했던 것이다. 어쩌면 다시 없을 기회. 성인 잡지나 청불 영화에서 보고 몰래 상상만 해오던 것들, 한 번 해 보고 싶었다. 누구는 한 번 해 보려고 온갖 기를 다 쓰는 그것, 이렇게 저절로 굴러서 온 기회를 놓치다니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복도를 걸어오면서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봤지만, 다행히 아무도 눈치 채고 따라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자유시간에 슬쩍 둘러보니 규희 누나가 보이지 않았다. 그 맹랑하기 짝이 없는 여자는 벌써 약속 장소에 가 있는 듯했다.민우는 아까 미리 욕실에 몰래 가서 성기 부위를 비누로 박박 씻어 놓았다. 종일 속옷 속에 담겨 있었던 그것에서 혹시 안 좋은 냄새라도 날까 봐 걱정됐다.지하2층 집기실 앞에 다다랗다.지하는 깜깜했고, 비상구의 초록색 불빛만이 겨우 희끄무레하게 밝혀져 있었다. 더듬더듬 그 곳에 겨우 다다랗다.지금이라도 되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집기실 문을 끼익 하고 열었다. 캄캄한 곳에 잠깐 서 있자, 어둠에 눈이 익어 접혀져 있는 천막과 플라스틱 의자 같은 잡동사니들이 눈에 들어왔다.규희 누나는 뜀틀 같이 생긴 기구의 뒤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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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규희의 가정사

민우는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규희가 하라는 대로 했다.빨간색 매니큐어가 조잡하게 발라져 있는 규희의 발부터 시작해서, 발목, 무릎을 거쳐 허벅지를 핥았다. 싸구려 향수 냄새가 시큼한 땀 냄새와 섞어 코 끝을 간지럽혔다. 오른쪽 허벅지의 안쪽에 작은 천사 타투가 있었다. 차마 똑바로 볼 수가 없어 일부터 애써서 보지 않고 있던 규희의 음부를 비로소 봤는데 피어싱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누나, 거기에 피어싱 있다는 소문 있던데... 없네요?"규희는 재미있다는 듯 크게 깔깔거렸다."역시!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네...? 뭐가요?""그 말, 내가 제일 먼저 퍼뜨린 거야."민우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잠시 규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 봤다. 이상형이 아니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귀여운 면이 있는 얼굴이었다. 콧잔등에 내려앉은 주근깨는 규희를 나이보다 어려 보이게 만들었다. 눈과 코가 작아서 화려한 미인은 분명 아니었지만, 눈썹이 선명하고 반듯했고 웃을 때마다 왼쪽 뺨에 보조개가 움푹 들어갔다. "아니, 왜요? 왜 그런 말을 스스로 퍼뜨려요?""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막 떠다니길래 말이야. 특히, 우리 부모님에 대한 얘기들. 근데 나 우리 부모님 얘기는 딱 한 친구한테밖에 안 털어 놨었거든? 내가 진짜로 믿었던 한 친구. 간이고 쓸개고 다 줘도 아깝지 않다 생각했던 친구. 근데 부모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떠돌길래 나는 설마 설마 했지. 그 친구가 그랬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부모님이 누군가한테 털어 놨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 그렇게 믿고 싶었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부모님이 그런 얘기를 했을 거 같지는 않아서 실험해 보고 싶었어. 딱 그 친구한테만 신체의 비밀이라며 털어 놨고 어떻게 되나 봤어. 채 하루가 걸리지 않더라. 내 잠지에 피어싱이 있다는 소리. 하하하.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얼마나 우습니. 걔가 그 소리를 퍼뜨리고 그 소리가 내 귀에 다시 들어오기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는 게 믿어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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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설득

태생부터 성격이 강하고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도 물론 있지만 상처받기 싫어서 그런 척하는 사람도 있다. 못된 사람 갑옷을 입어서 웬만한 사람들이 접근하는 걸 원천 차단하거나, 아니면 상처를 받더라도 그건 내가 못되게 굴었기 때문이지 저 사람이 나를 만만하게 봐서가 아니야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버리는 편이 나와 내 가족의 평판이 나빠서, 나를 만만하게 봐서 내가 이런 취급을 받는 걸 인정하는 것보다는 속이 편한 것이다. 민우는 규희에게서 그런 걸 느꼈다. 연민이 느껴졌다.오늘 밤 드디어 숫총각 딱지를 떼나 했지만 왠지 규희한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물러서려 했다. 성적인 흥분도 가라앉아 버렸다."누나, 저 안 할래요. 제 게 안 서서 못 해요.""어머, 무슨 소리야. 넌 눈 앞에 쟁반 깔아 서빙을 해 줘도 왜 먹지를 못 하니?""그냥... 하기가 싫어졌어요. 저는 누나랑 사귈 생각은 없어서요."순간적으로 규희의 얼굴이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그러나 곧 다시, 규희는 예의 그 빙글거리는 미소를 되찾았다."나도 없어. 누가 너랑 사귄대? 얘 혼자 김칫국 마시네.""......""같이 섹스 한 번 하면 사귀는 거야? 너 뭐야? 조선 시대에서 왔어?""아니, 그게 아니라...""섹스가 도대체 뭔데 난리들이지? 네가 안 해봐서 그래. 한 번 해 보면 별거 아니라는 거 너도 알게 될 거야."민우는 말이 없었다."웃긴 거 얘기해 줄까? 너도 네 부모가 섹스했기 때문에 존재하는 거야. 뭐 그리 신비롭고 고고한 걸로 생각할 것 없다고. 너네 부모도 섹스한다고."민우는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민우도 알고 있었다."교회 목사도 섹스하고 너네 학교 선생님도 섹스해. 아마 네 친구들 중에도 이미 해본 아이들 많을걸? 해 보면 진짜 별거 아니야. 누가 나랑 사귀자고 그러니? 나랑 결혼하재?"규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 "난 있지. 그냥 너랑 한 번 해 보고 싶어. 남자만 여자 따먹으라는 법 있니? 나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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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규희와의 성관계

규희는 한참 눈을 감고 온 신경을 민우의 손놀림에만 집중하더니, 결국 완전히 황홀경에 빠진 듯 단말마의 비명을 뱉어냈다.그러고는 한숨을 쉬고 잠깐 몸을 부르르 떨었다.만족감에 겨운 얼굴로 민우를 물끄러미 보더니 말했다."손 아팠지? 팔도 아프고 말야. 하하. 수고했어."민우는 노동 같이 느껴졌던 손의 움직임을 비로소 멈췄다. 규희가 자발적으로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웠다."자, 이제 내 거에 네 거를 꽂아. 난 이미 오 선생을 영접했으니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금방 끝나도 괜찮고 길게 해도 괜찮아. 부담 없이 해. 나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거 느낄 필요 없어. 난 이미 만족 한 번 했으니까. 너는 이 말이 얼마나 특별하고 배려 깊은 말인지 아마 모를 거다."규희는 큰 가르침을 하사하듯 말했다.민우는 여전히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다.규희는 손을 뻗어 민우의 성기를 만지기 시작했다.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서 민우의 성기를 그 원에 끼운 뒤 위아래로 움직였다. 원을 점점 작게 만들어 조여 왔다. 성기의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 선이 있는 곳을 더욱 힘주어 자극했다. 민우의 성기가 점점 단단해지고 커졌다.민우는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빨아줄까?"규희가 물었다."네, 빨아 줘요.""알았어. 나한테 맡겨."규희가 싱긋 웃더니 입을 민우의 성기로 가져갔다. 규희는 희롱하듯이 혀를 날름 날름거리며 빨아줄 듯 말 듯 민우를 자극시켰다. 그러더니 이렇게 말했다."요 머리 부분은 언제 봐도 초코송이 과자 같단 말이야. 버섯 같기도 하고."민우는 규희의 농담이 웃겼지만 규희가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그저 힘껏 빨아주기를 바랐다. 민우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규희가 민우의 성기를 입에 한 가득 넣어서 빨기 시작했다. 리드미컬하고 힘 있게. 손으로는 민우의 고환을 이리 저리 주물렀다. 민우가 낮게 신음을 내뱉자 규희는 민우의 성기를 자신의 음부에 밀어 넣었다."네가 처음이라니까 알려 줄게. 자, 봐. 이 구멍에다 넣는 거야. 간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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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계약

"민우야.""민우야, 너 혹시 여기 있어?""민우야."은지였다. 은지는 수련원 내의 모든 방들을 돌아다니며 민우를 찾고 있었다. 규희는 문이 열림과 동시에 손전등을 껐기 때문에 집기실 안은 완전히 어두웠다. 민우와 규희는 그 곳에 있던, 반으로 접혀져 세워져 있던 탁구대 뒤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얘가 어디 갔지? 좀 있으면 점호 시간인데..."은지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잠깐 동안 집기실 안을 휘휘 둘러보는 것 같더니, 이내 조용히 문을 닫았다. 복도를 걷는 은지의 조용한 발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 은지는 몇 발짝 걷더니, 다음 방의 방문을 또 열며 민우의 이름을 불렀다.은지는 그렇게 민우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민우가 한참 동안이나 안 보여서 궁금했던 것이다. 은지는 항상 민우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민우의 웃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졌다. 민우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 무슨 일 때문인지 궁금했다. 민우가 예배 시간에 졸고 있으면 뭐 하느라 저렇게 피곤할까 궁금했다. 민우가 친구들과 웃으며 얘기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알고 싶었다. 민우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고 싶어서, 민우가 자주 가는 곳들을 알고 싶었다. 식당이나 문방구, 서점이나 도서관, 빵집이나 슈퍼마켓, 피시방이나 디저트 가게 같은 곳들. 친구들이 민우를 우연히 봤다는 얘기를 하면, 안 그런 척했지만 귀를 쫑긋 세웠다. 우연히라도 만나서 잠깐이라도 민우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십대 시절의 짝사랑이란 얼마나 애처로운지. 어쩌면 생애 최초로 느끼는 그 이상한 감정의 편린들. 대책 없이 설레고 기약 없이 실망하는 시간들. 상대가 도대체 뭘 했길래 그들은 사랑에 빠지는 걸까? 어쩌면 많은 경우, 그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일지도.민우는 규희와의 황홀경에서 깨어나, 얼른 그 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은지를 향한 마음이, 은지가 자기를 향한 마음과 결코 같지 않았지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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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배설같은 섹스

은영의 첫 경험은 그렇게 끝났다.샤워를 마친 은영과 민우는 서로의 몸을 닦아 주고 서로의 몸에 정성스레 바디로션을 발라 줬다. 모텔 대실 시간이 거의 끝나갔기 때문에 둘은 샤워 후 따뜻한 물의 열기가 아직 그대로 남은 몸에 다시 옷을 꿰입고 젖은 수건을 접어 욕실 바닥 한 구석에 놓은 뒤 모텔을 빠져 나왔다.모텔의 어둡고 긴 복도를 걸었다. 간간이 어느 방 앞에서는 남녀의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어느 방 앞에서는 티브이 소리가 들리기도 했고 어느 방 앞에서는 여러 명이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은영이 괜스레 움츠러들었다. 갑자기 한 방의 문이 벌컥 열리고 칼을 든 남자가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복도를 뛰어 도망가는 상상을 했다. 은영에게 모텔이란, 어둡고 은밀하고 떳떳치 못한 곳이었다. 깊숙한 어느 곳에서는 범죄가 일어나기도 하는.은영과 민우는 그 곳을 나와 큰 길을 향해 걸었다. 이미 지하철 막차는 떠난 뒤였다."우리 편의점 들러서 컵라면 하나씩 먹을래?"민우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은영도 출출했다."응, 그래."방금까지 모텔의 같은 방에 있었던 남녀가 맞나 싶게 둘 사이엔 어색함이 흘렀다.은영은 어쩐지 민우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그건 민우도 마찬가지였다.민우는 컵라면 두 개를 사서 뜨거운 물을 받아 편의점 안 구석에 있는 테이블 위에 놓았다. 나무 젓가락을 컵라면 위에 나란히 놓았다. 방금 온동고에서 꺼내 온 병에 든 따뜻한 두유를 열어서 은영에게 하나를 건네고 자기도 한 병을 마셨다."이제 컵라면 먹어도 될 것 같은데?"민우는 이렇게 말하더니 은영의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컵라면을 열어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은영은 왠지 서운했다.그러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컵라면을 먹었다. 편의점 창 밖으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 무리가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왁자하게 편의점 안으로 들어와 아이스크림과 숙취 해소제를 사더니 다시 밖으로 나갔다.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민우와 은영은 그것만이 지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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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일상의 섹스

"승재 이제 아빠랑 자러 갈까?"저녁 식사 후 아이와 한참 퍼즐을 같이 해 주던 은영의 남편 태형은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이거 조금만 더 하고 싶어요.""우리 승재 눈에 잠이 그렁그렁한데?""아니에요! 잠 없어요. 눈에 잠 없단 말이에요."승재는 돌연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태형은 승재가 귀여워서 너털웃음을 터트렸다."내일 일어나서 축구 교실 가려면 이제 자러 가야 돼. 일찍 자야 우리 승재 아빠만큼 키 큰다. 일찍 자야 키 요정이 승재한테 오는 거야. 자, 우리 이거 정리할까?"태형은 '장난감을 정리하자'라는 문장을 마음대로 음을 넣어 노래를 부르며 나서서 치우기 시작했다. 태형의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노래에 승재는 웃음을 터트렸다. 승재도 이내 태형을 따라 고사리손으로 바닥에 흐트러져 있던 퍼즐 조각과 듀플로 더미들, 장난감 자동차들을 하나 하나 주워 각각 알맞은 상자에 넣기 시작했다. 은영은 둘의 말소리, 노랫소리를 건너 들으며 행복한 마음이 됐다.이윽고 태형은 승재를 들어 올려 품에 안고는 승재의 방으로 향했다. 승재 방의 블라인드를 내리고 은은한 빛의 램프를 켜고 승재를 침대에 내려 눕혔다. 태형은 사이드 테이블에 놓여 있던 동화책을 펼쳐 승재에게 읽어 주기 시작했다.은영은 태형의 기척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 후 화장실에 갔었기 때문에 다시 아래를 깨끗이 씻고 싶었던 것이다. 은영은 꼼꼼하게 세정제를 발라 따뜻한 물로 씻고 보송한 수건으로 세심하게 닦았다. 몸에 바디로션을 바르고 향수도 뿌렸다. 야한 팬티를 입고 슬립 드레스 란제리를 입은 뒤 램프의 조도를 낮췄다.은영은 티브이를 켜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만한 프로그램을 찾았다.태형의 잠자리 동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은영은 조바심이 났다.티브이의 볼륨을 줄여 승재 방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태형은 사자도 되었다가 선생님도 되었다가 코알라도 되었다가 개구쟁이 소년이 되기도 하면서 열성적으로 동화 구연을 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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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포도 봉봉

"어머, 주임님! 머리 하셨네요? 너무 잘 어울려요.""주희 씨가 역시 눈썰미가 있네. 살짝만 다듬은 건데 알아보겠어?""알아보다 마다요. 완전 상큼한데요? 꽤 자르신 거 같은데요?""고마워. 잘 어울린다니 다행이네.""어려 보여요!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하하, 그런 건 없고 그냥 기분 전환차."은영은 어려 보인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그냥 하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월요일의 사무실은 활기가 넘쳤다."다들 주말 잘 보냈어? 주말에 뭐 했어?"젊은 여자가 많은 사무실이라 화제는 자연스레 주말에 한 데이트 이야기, 클럽에 가서 부킹한 이야기, 소개팅한 이야기로 모아졌다. 마흔 초반이었을 뿐이지만 은영은 어느 정도 소외감을 느꼈다. 물론, 기혼 직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혼 직원들은 기혼 직원들끼리 모여 주말에 시댁에 호출되어 간 이야기, 시어머니가 냉장고 속 간섭한 이야기, 자녀들의 친구 부모들과의 트러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공동 복도에 내어 놓은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은영은 문득 자신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 미혼 직원들의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도 못 했고, 그렇다고 나이가 좀 있는 기혼 직원들간의 대화에도 썩 공감이 안 됐다. 아마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원치 않았는지도 모른다. 나이 든 기혼 직원들간의 대화에 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 험담이거나 체념이거나 울분이거나 박탈감이거나 후회로 수렴되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저 재미로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 진심이 아니면서도. 사실은 결혼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한 사람과 결혼까지 가서 자녀를 낳고 사회에서 말하는 완벽하게 제도권 안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데에 우월감을 느끼면서도. 가끔 사람들은 거짓으로 불행을 지어낸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렇게 해야 집단 생활 내에서 미움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입으로는 불행을 이야기하면서도 눈은 웃고 있다. 은영은 속 없는 사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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