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야.""민우야, 너 혹시 여기 있어?""민우야."은지였다. 은지는 수련원 내의 모든 방들을 돌아다니며 민우를 찾고 있었다. 규희는 문이 열림과 동시에 손전등을 껐기 때문에 집기실 안은 완전히 어두웠다. 민우와 규희는 그 곳에 있던, 반으로 접혀져 세워져 있던 탁구대 뒤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얘가 어디 갔지? 좀 있으면 점호 시간인데..."은지는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잠깐 동안 집기실 안을 휘휘 둘러보는 것 같더니, 이내 조용히 문을 닫았다. 복도를 걷는 은지의 조용한 발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왔다. 은지는 몇 발짝 걷더니, 다음 방의 방문을 또 열며 민우의 이름을 불렀다.은지는 그렇게 민우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민우가 한참 동안이나 안 보여서 궁금했던 것이다. 은지는 항상 민우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민우의 웃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졌다. 민우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 무슨 일 때문인지 궁금했다. 민우가 예배 시간에 졸고 있으면 뭐 하느라 저렇게 피곤할까 궁금했다. 민우가 친구들과 웃으며 얘기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다. 알고 싶었다. 민우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고 싶어서, 민우가 자주 가는 곳들을 알고 싶었다. 식당이나 문방구, 서점이나 도서관, 빵집이나 슈퍼마켓, 피시방이나 디저트 가게 같은 곳들. 친구들이 민우를 우연히 봤다는 얘기를 하면, 안 그런 척했지만 귀를 쫑긋 세웠다. 우연히라도 만나서 잠깐이라도 민우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십대 시절의 짝사랑이란 얼마나 애처로운지. 어쩌면 생애 최초로 느끼는 그 이상한 감정의 편린들. 대책 없이 설레고 기약 없이 실망하는 시간들. 상대가 도대체 뭘 했길래 그들은 사랑에 빠지는 걸까? 어쩌면 많은 경우, 그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일지도.민우는 규희와의 황홀경에서 깨어나, 얼른 그 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은지를 향한 마음이, 은지가 자기를 향한 마음과 결코 같지 않았지만
최신 업데이트 : 2026-10-0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