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이거 하나씩들 먹고 시작하자구." 은영은 집에서 직접 싸온 샌드위치를 팀 동료들에게 하나씩 돌렸다. 삶은 달걀을 마요네즈, 후추와 함께 으깨어 넣고 토마토와 아보카도 슬라이스도 넣은 든든한 샌드위치였다. 팀원 여덟 명에게 하나씩 돌리고 은영도 하나 들어 한 입 베어먹었다. "어머, 배 주임님. 매번 안 이러셔도 되는데 황송해서 어쩌죠?" "아이 등교시키고 남편 출근시키느라 바쁘실 텐데 어찌 아침마다 이러세요?" "역시 이 정도 부지런함이 겸비되어야 결혼이란 걸 하는 건가 봐." "주임님 남편분 부럽네. 진짜 상향혼 하신 분이야. 인정 인정." "상향혼? 상향혼이 뭐야?" "자기 자신보다 훨씬 나은 상대랑 결혼해서 팔자가 펴는 게 상향혼이야. 그 반대는 하향혼이고. 완전 나은 상대랑 결혼해서 완전히 팔자를 고치게 되면 초상향혼이지." "어머, 무슨 그런 말이 있어? 근데 말은 된다. 누가 지었는지는 몰라도 말 잘 지어냈네." "에이, 그런 게 어딨어? 상향혼, 하향혼 기준은 뭐야?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가면 상향혼 한 거야? 결혼은 둘이 사랑해서 하는 거고 둘이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한 사람끼리 하는 거야." "아이고, 지현 씨 또 교과서에 나오는 말하네. 현실은 그게 아니라고요." "그러니까. 지현 씨같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더라. 호호." 팀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다들 한 마디씩 거들었다. 꺄르르 대며 전날 저녁에 본 드라마 이야기, 어제 한 머리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야기,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존잘남 봤다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동안 어느덧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승희 씨는 오늘도 늦네." 작은 입술에 벽돌색 립스틱을 발라 펭귄같이 보이는 진경이 앞머리에 말려 있던 구루프를 풀며 한 마디 했다. 그러고 보니 요새 승희 씨는 지각이 잦다. 지각에 민감한 윤 과장이 금방이라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서 내려와 아침 순찰을 돌까 은영의 마음은 초조해졌다. 계약직으로 시작해 천신
최신 업데이트 : 2026-09-1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