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하나 태우겠다고 형제끼리 발정 난 수탉처럼 굴 거면, 내가 걸어갈까?”세령의 말에 이도가 웃음을 터뜨렸고, 유건은 그대로 얼굴이 굳었다. 태겸은 자신이 열었던 차 문에서 손을 뗐다.“형수님, 걸어가시면 제가 옆에서 물이나 따라드릴게요. 큰형은 부채질 담당하고.”“넌 입부터 닫아. 두 사람 다 문 닫고.”세령은 세워둔 자기 차로 향했다. 유건이 황급히 가방을 받아 들려 하자 그녀가 손잡이를 당겨 되찾았다.“나 별장에 가는 거지, 당신한테 돌아가는 거 아니야.”“알아, 여보. 그래도 같은 곳에 가잖아.”“같은 하늘 아래 산다고 다 부부처럼 사는 건 아니지.”뒤에서 이도가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태겸은 아무 말 없이 한발 물러났다. 자신이 멀리 있으라는 말을 지키는 걸 보며 세령은 안도하면서도 괜히 심술이 났다.별장에 도착하자 현관 앞까지 나온 윤혜란이 세령의 팔을 끌어안았다. 손길은 반가웠지만, 귀에 닿은 말은 딴판이었다.“세령아, 요즘 유건이하고 시끄럽다며? 집안일은 집안에서 끝내야지. 오늘은 다 같이 웃는 얼굴 좀 보자.”“어머님, 웃을 일이 있으면 웃겠습니다.”“우리 며느리, 말도 참 예쁘게 하네.”혜란의 미소가 잠깐 굳었다. 거실에 있던 문정혁은 신문을 접으며 가족들이 들어오는 걸 지켜봤다.“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였는데 밥상머리에서 언성 높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그건 잘못한 사람이 조심하면 되겠네요, 아버님.”세령의 대답에 유건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혜란은 못 들은 척 그녀의 옷깃을 매만졌다.“주말만큼은 사이좋은 부부로 지내렴. 밖에서 보는 사람도 있는데.”“누가 보면 사이좋은 줄 알아야 한다는 거군요.”“말꼬리 잡지 마. 식구들 마음 편하자는 얘기잖니.”세령은 혜란의 손을 부드럽게 떼어냈다. 자기가 편해야 한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혜란은 곧장 가족사진을 찍자며 세령을 유건 옆에 세웠다. 유건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 세령이 그 손을 내려놓자 혜란의 웃는 얼굴이 팽
Last Updated : 2026-09-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