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점심, 호텔에서 작은 상자가 왔다.한유정이 보낸 분실물이었다. 이서는 퇴실하면서 종이봉투를 빠뜨렸다. 그 안에는 회색 티셔츠와 편한 바지, 마개를 열지 않은 숙취 음료가 들어 있었다. 정신없이 세 물건만 챙기고 정작 갈아입을 옷은 두고 온 셈이었다.수령 확인서에는 토요일 오전 청소 때 거실 의자에서 발견했다고 적혀 있었다. 태헌이 말한 위치와 맞았다.유나가 물건을 놓을 수 있게 책상 한쪽을 비워주었다. 이서는 택배 테이프를 뜯다가 갑자기 토요일 아침이 떠올라 손을 멈췄다. 유나는 가위를 대신 내밀 뿐 상자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병원 예약이나 개인 일정 있으면 공유표에 시간만 써요. 이유는 안 적어도 돼요.”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토요일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던 진료실을 떠올렸다. 그 자리에서도 몸에 남은 느낌만으로 상대를 알아낼 수는 없었다. 이후 필요한 확인은 자신이 계속 챙기면 될 일이었다. 세 남자가 대신 설명할 일은 아니었다.“오늘은 괜찮아요. 일정 생기면 말씀드릴게요.”이서는 봉투 바닥까지 살폈다. 남색 서류 봉투는 없었다. 대신 얇은 끈 하나가 손끝에 걸렸다. 끈을 들어보니 단추를 넣은 조그만 비닐 포장이었다. 태헌이 돌려준 것과 같은 색이었지만 모양은 달랐다. 셔츠의 여분 단추였다.함께 떨어진 종이 상표에는 토요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입고 있던 흰 셔츠와 같은 이름이 적혀 있었다. 졸업식에 입고 간 자기 셔츠가 아니라, 호텔에서 따로 챙겨 보내준 옷이었다. 새 옷 세 벌 중 그 셔츠만 쇼핑백에서 꺼내 입었던 모양이었다.누군가 쇼핑백 안쪽에 붙어 있던 비닐을 뜯어 넣어두었다.이서는 사진을 찍어 태헌에게 보냈다. 답장이 금방 왔다.[나 그런 건 안 챙겼어.]시현에게도 같은 사진을 보냈다. 그는 방을 나올 때 그 종이봉
Last Updated : 2026-09-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