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야간 데스크는 낮에 접수된 문의를 확인해주었다.한유정의 직접 답변은 아니었지만, 이서가 요청한 자료와 현재 확인된 항목은 남아 있었다. 이서는 도하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이름으로 맡긴 물건을 누구에게 인계했는지 묻는 통화였다.데스크 직원은 자료 담당자에게 전달됐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시 수령자의 소속과 이름은 근무 기록을 더 대조하겠다고 했다. 이서가 직접 서명한 기록이 없다는 점은 다시 확인됐다.“제가 투숙객인 건 확인하셨죠. 그 방이 자료 대기실이라고 바뀐 것도요?”직원은 객실 자체의 예약 명의가 변경된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행사 쪽 문서에서 다르게 안내된 것이었다. 이서가 예약한 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방이었다.그 말을 듣자 뜻밖에 서러웠다. 그날 밤 내내 누군가의 후배, 조교가 챙기는 학생,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불렸지만 방을 고른 건 자신이었다. 자기에게 묻지 않고 그 공간의 용도를 바꿔 말한 사람들이 있었다.도하가 전화를 넘겨받아 자신이 봉투를 맡긴 경위를 말했다. 이서에게 돌려주라는 요청이었다는 것을 다시 밝혔다. 자신의 명함과 메모를 남겼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이서는 그가 통화 중에 자기 잘못을 감추지 않은 걸 보았다. 그렇다고 다른 대답까지 준비됐다는 뜻은 아니었다. 전화를 돌려받아 호텔의 회신을 기다리겠다고 했다.통화가 끝나자 태헌이 낮게 욕을 했다.“사람 방을 그렇게 써먹네.”이서는 그를 보았다. 그의 분노가 오늘은 자기 쪽을 향하지 않아 조금 안도했다. 하지만 도움받는 기분에 모든 걸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전화는 제가 할게요. 선배님 이름으로 시키지 마세요.”“그래. 네가 해.”태헌은 의외로 쉽게 물러났다. 이서는 그 대답 덕분에 다
Last Updated : 2026-09-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