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서는 현장 질문지를 다시 펼쳤다.첫 장은 장비 사용 기록, 두 번째는 지원 계약의 기준 기간, 세 번째는 자료를 누구에게서 받아 정리했는지였다. 호텔에서 보았던 표 때문에 시작했지만, 그 표만 맞는지 틀리는지 보러 가는 일은 아니었다.자신이 기대한 결론이 틀릴 수도 있었다.도하가 질문지 옆에 앉았다. 이서는 종이를 가리지 않았다. 그는 네 번째 항목을 가리켰다. 현장 직원이 보고서 전체를 모를 수 있으니 자신이 작성한 부분부터 묻는 게 낫겠다고 했다.이서는 잠깐 그를 보았다. 맞는 말이었다. 그가 자기에게 잘못했다고 해서 업무상 의견까지 틀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서는 문장을 고쳤다.“그렇게 물어볼게요.”도하는 더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이서는 펜을 놓고 말했다.“지금 고개 끄덕인 건 이 질문에 대해서예요.”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구분하마.”어색한 말이었지만 필요한 말이었다. 두 사람은 같은 종이를 보고도 서로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태헌이 시설 사진을 보여주었다. 지원 사업의 설명회가 열렸던 센터였다. 이서는 사진에서 장비 앞에 선 직원을 보았다. 회사 자료에서는 시설 전체가 최신형처럼 소개돼 있었지만, 현장 사진에는 오래된 기계도 섞여 있었다.“옛 장비도 같이 썼네요.”“새로 산 건 일부야. 그거만 찍으면 더 그럴듯하니까.”태헌이 말했다.“선배님도 그렇게 찍으라고 하셨어요?”“그때는 홍보 자료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지.”그의 말에 이서는 사진을 저장했다. 홍보에서 강조하는 것과 검증 보고서에서 설명해야 할 것은 달랐다. 좋은 사진이 틀린 설
Last Updated : 2026-09-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