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네 사람은 거실 식탁에 앉았다. 와인 대신 물을 놓았다. 이서는 호텔에서 보내온 객실 도면을 펼치고, 각자 가져온 휴대전화를 옆에 두었다. 한 사람이 아는 시간을 다른 사람이 곧바로 고치지 않도록 먼저 따로 적어왔다.태헌의 종이에는 몇 줄밖에 없었다. 시현은 시각별로 칸을 나누었고, 도하는 문장을 길게 적었다. 이서의 종이에는 빈칸이 가장 많았다.“모르는 건 모른다고 할게요. 세 분도 기억 안 나는 걸 제 반응으로 채우지 마세요.”이서가 먼저 말했다. 어제 도하의 고백을 들은 뒤에도 이해되지 않는 시간이 있었다. 태헌이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이 어떻게 같은 객실에 있었는지, 도면에 직접 표시해볼 생각이었다.태헌이 1시 30분을 짚었다. 방으로 들어간 시각은 그가 행사 담당자에게 보낸 메시지와 맞았다. 2시 15분에 밖으로 나갔다는 말은 이후의 결제 내역과 함께 확인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종이로 대신할 수 없었다.“네가 아프다고 했어. 토할 것 같다고. 그때 나갔다.”이서는 그의 얼굴을 봤다.“그 뒤 로비에서 옷을 받은 건 2시 44분보다 늦었죠.”“응. 기사님이 기다렸다가 줬어.”태헌은 편의점 영수증과 기사에게 받은 메시지를 놓았다. 그가 곧장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밖에서 숙부의 전화를 받은 시간이 끼어 있었다. 그 통화의 내용은 태헌의 설명으로 남았고, 영수증은 약을 산 시각만 알려주었다.이서는 그의 재방문을 시간표 뒤쪽에 표시했다. 그가 초반에 숨겼던 일은 이제 다른 두 사람도 듣고 있었다. 이야기를 듣기 좋은 부분만 남겨 기록할 수는 없었다.시현은 2시 20분에 들어갔다고 했다. 행사 안내에서 알게 된 객실 번호와 이서의 메시지를 보고 추가 키를 받아왔다. 자신이 그 정보를 어떻게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