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이서는 오래 입던 청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태헌이 현관에서 차 키를 들고 서 있다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내려놓았다. 시현은 대중교통 경로를 보내려다 말았고, 도하는 도서관에 갈 책을 챙겼다.“다녀올게요.”그녀가 말하자 세 사람이 각자 대답했다. 일제히 호위하겠다고 따라나서지 않는 외출이 낯설었다. 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괜히 웃었다. 집 밖에 나가는 일에 거창한 선언이 필요하지 않았다.동기 모임은 학교 앞 작은 카페였다. 민우가 먼저 와 있었고, 졸업 뒤 다른 회사에 들어간 친구 둘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야근과 출퇴근 시간을 불평했다. 이서의 직함을 부러워하는 말이 나오자 그녀는 첫날 정정된 잘못된 호칭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계약의 분석 담당자이며, 인사나 돈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그래도 네가 하는 건 멋있어. 그 표 만든 거 공모전 때 봤잖아.”한 친구가 말했다. 이서는 커피를 마시다가 잠깐 멈췄다. 남자 셋과 연관되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살았다.민우가 졸업사진을 공유해주었다. 이서는 사진을 넘기다가 학사모가 비뚤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옆 친구가 꽃다발을 정리하느라 얼굴이 가려져 있었다. 조금 더 뒤의 사진에는 셋이 나란히 웃고 있었고, 이서는 한 손으로 모자를 붙잡고 있었다.“이거 좋네.”“다들 예쁘게 나온 건 안 고르고?”“이때 진짜 웃었거든.”이서는 그 사진을 저장했다. 세 남자의 시선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던 날에도, 전부 그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졸업을 축하한 사람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기뻐한 자신도 있었다.친구들은 특별히 깊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이
Zuletzt aktualisiert : 2026-10-07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