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누가 나랑 했을까?: Kapitel 71 – Kapitel 80

115 Kapitel

제71화. 틀린 조각을 맞추는 밤

목요일 밤, 지하 작업실 문 앞에서 이서는 발을 멈췄다. 시현이 내부 장비를 확인해달라고 했지만, 문틈으로 보이는 여러 화면에 먼저 몸이 굳었다. 제주에서 보았던 자기 일정 폴더가 떠올랐다. 화면 하나에 자신이 모르는 동안의 생활이 너무 많이 모여 있었다.시현은 그 표정을 보고 서둘러 설명하지 않았다. 화면에는 시험용 이미지와 프로그램 점검 창만 떠 있었다. 현관의 보안 영상은 관리용 기기에서 따로 확인하도록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의 방이 보이는 화면은 없었다.“여기서는 제 얼굴도 찍히지 않아요?”“촬영 장치는 꺼뒀고 연결도 분리했습니다. 직접 보세요.”이서는 장비를 같이 확인했다. 모든 기술을 알아서가 아니었다. 그가 어디에 무엇이 있다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려는 것이기도 했다. 시현은 설명서의 항목을 짚다가 모르는 것은 관리 업체에 확인하겠다고 말했다.그제야 이서가 의자를 당겨 앉았다. 시현이 늘 정보를 더 모으려 하는 이유를 이제 조금 알았지만, 안다고 허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가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 묻고 싶은 얼굴을 했다.“어제 태헌 선배랑 나갔다 왔어요. 궁금하죠.”시현은 안경을 고쳐 썼다.“네.”“자세히 말 안 할 거예요.”“알겠습니다.”대답하고도 손가락이 움직였다. 그가 화면을 켜고 무언가 찾기 시작할까 봐 이서는 지켜봤다. 시현은 결국 마우스를 내려놓고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렸다. 불편한 마음을 어떤 정보로 없애려는 일을 멈추는 중이었다.“지금은 제가 여기 있잖아요.”이서의 말에 그가 고개를 들었다.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다른 시간의 증거를 모으느라 지금의 사람을 놓치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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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읽던 책을 빌리는 일

금요일 저녁, 도하는 서재에서 이서의 수정안을 읽고 있었다. 그는 퇴근 뒤 잠깐 들른 참이었다. 현장 자료를 새로 볼 수 없는 동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회신으로 승인받은 사본과 공개 자료 안에서 분석 방법을 다듬는 일이었다. 이날 검토할 것은 공개해도 되는 방법 설명 두 쪽뿐이었다. 이서는 원하면 봐달라고 했고, 도하는 몇 군데 표시해두었다.“이 부분은 왜 지웠어요?”이서가 의자를 당겨 앉자 그가 종이를 앞으로 밀었다.“같은 파일이 쓰였다는 사실과 비용이 이중으로 지급됐다는 판단 사이에 확인이 빠져 있어. 계약에 재사용 조건이 있으면 해석이 달라지니까.”“알아요. 그런데 저쪽에서 계속 안 주잖아요.”“그렇다고 없는 조건을 네가 정하면 안 되지.”기분 좋은 지적은 아니었다. 이서는 잠깐 입술을 다물고 표시된 칸을 다시 읽었다. 도하가 그녀를 달래려고 틀린 내용을 괜찮다고 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인정해야 했다. 그녀는 펜을 들고 그 칸을 '추가 확인'으로 바꿨다.“이런 건 아직 교수님이네요.”“불편하니.”“아니요. 제가 부탁해서 보는 거니까.”도하는 표정이 조금 풀렸다. 이서는 그가 자신의 요청을 기다렸다가 일을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했다. 마음이 가까워졌다고 지도할 권한이 저절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말을, 이번에는 굳이 반복하지 않아도 됐다.검토를 마친 뒤 그녀는 업무 파일을 자기 가방에 넣었다. 도하는 오래된 강의 노트를 정리했다. 사이에 끼워둔 만년필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 사용했던 것은 잉크가 말라 수리를 맡겼고, 오늘 쓴 것은 다른 펜이라고 했다.“그 메모도 이 펜으로 썼어요?”“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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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식탁의 네 자리

토요일 오전 9시, 이서가 내려오자 식탁에는 토스트 네 장이 놓여 있었다. 한쪽은 조금 탔고 다른 한쪽은 거의 하얬다. 태헌이 빵 굽는 기계 앞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시현은 설명서를 읽고 있었다.“시간 똑같이 했는데 왜 다르지.”“냉동된 것과 해동된 걸 같이 넣으셨잖아요.”“그럼 네가 해.”두 사람의 말투가 익숙한 방향으로 올라가려 했다. 이서는 탄 빵을 집어 들었다.“그냥 먹을 수 있어요. 이걸로 싸우지 마요.”막 도착한 도하가 사온 잼을 가져와 맞은편에 앉았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근처 가게에 들렀다고 했다. 식탁에 네 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겼다는 사실이 이서에게 조금 놀라웠다. 전에는 누가 자신의 옆에 앉느냐만 보았는데, 오늘은 누가 아직 커피를 못 받았는지 먼저 눈에 들어왔다.그들은 처음으로 업무와 호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아침을 먹었다. 시현이 연구실 동료가 회의 초대 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잘못 넣은 이야기를 했고, 태헌은 회의 일정이 주말까지 늘었다고 불평했다. 도하는 반납 기한이 지난 책을 찾고 있었다. 세 남자에게도 이서가 들어 있지 않은 하루가 있었다.“교수님도 연체해요?”이서가 묻자 도하가 고개를 들었다.“드물게.”태헌이 웃었다. 시현은 드물다는 사람이 왜 독촉 메시지를 세 번 받았느냐고 물었다. 도하가 그의 휴대전화 쪽을 보자 시현이 곧바로 화면이 보였을 뿐이라고 손을 들었다. 이서는 웃으면서도 이제 서로의 화면을 함부로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그들의 어색함을 봤다.식사 뒤 설거지 순서를 정하는 데 또 시간이 걸렸다. 도하는 자기가 하겠다고 했고, 태헌은 직원에게 맡기면 된다고 했다. 시현은 식기세척기를 쓰자고 했다. 이서는 가장 빨리 끝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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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내가 고른 졸업사진

일요일 오후, 이서는 오래 입던 청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 태헌이 현관에서 차 키를 들고 서 있다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내려놓았다. 시현은 대중교통 경로를 보내려다 말았고, 도하는 도서관에 갈 책을 챙겼다.“다녀올게요.”그녀가 말하자 세 사람이 각자 대답했다. 일제히 호위하겠다고 따라나서지 않는 외출이 낯설었다. 이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괜히 웃었다. 집 밖에 나가는 일에 거창한 선언이 필요하지 않았다.동기 모임은 학교 앞 작은 카페였다. 민우가 먼저 와 있었고, 졸업 뒤 다른 회사에 들어간 친구 둘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야근과 출퇴근 시간을 불평했다. 이서의 직함을 부러워하는 말이 나오자 그녀는 첫날 정정된 잘못된 호칭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계약의 분석 담당자이며, 인사나 돈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그래도 네가 하는 건 멋있어. 그 표 만든 거 공모전 때 봤잖아.”한 친구가 말했다. 이서는 커피를 마시다가 잠깐 멈췄다. 남자 셋과 연관되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잊고 살았다.민우가 졸업사진을 공유해주었다. 이서는 사진을 넘기다가 학사모가 비뚤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옆 친구가 꽃다발을 정리하느라 얼굴이 가려져 있었다. 조금 더 뒤의 사진에는 셋이 나란히 웃고 있었고, 이서는 한 손으로 모자를 붙잡고 있었다.“이거 좋네.”“다들 예쁘게 나온 건 안 고르고?”“이때 진짜 웃었거든.”이서는 그 사진을 저장했다. 세 남자의 시선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던 날에도, 전부 그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졸업을 축하한 사람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기뻐한 자신도 있었다.친구들은 특별히 깊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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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사진 밖의 사람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휴대전화가 세 번 울렸다.민우, 정유나, 그리고 모르는 번호였다. 이서는 마지막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화면을 내리자 밤새 저장해 둔 편집 이미지가 다른 모양으로 나타났다. 호텔 복도 장면 옆에 붙인 자신의 얼굴이 더 커져 있었다. 이번에는 글자에 가려져 있지도 않았다. 학사모 끈까지 보이는 졸업사진을 객실 번호 옆에 나란히 놓아두었다.[수석 졸업생의 초고속 승진 비결.]사진 밑에는 호텔 객실 번호와 신입 본부장이라는 직함이 붙어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세 줄이었고, 자신의 이름은 정확했다.전동차가 흔들렸다. 맞은편 승객이 화면을 보며 웃었다. 자신과 상관없는 웃음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서는 휴대전화를 뒤집었다. 손바닥에 모서리가 깊게 눌렸다.어젯밤에는 사진을 저장하고 세 남자를 불러 설명할 수 있었다. 밝은 전동차 안에서는 숨부터 막혔다. 모르는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입에 올리는 일을 준비해 둔 표만으로 견디기는 어려웠다.정유나의 메시지를 먼저 열었다.[이거 봤을까 봐 연락했어요. 지금 답 안 하셔도 돼요. 차장님께는 제가 전달했습니다.]사실이냐는 질문이 없었다. 그게 뜻밖에 고마웠다.이서는 도착역을 지나치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집으로 돌아가는 노선과 갈라졌다. 플랫폼에 내린 뒤 잠깐 벽을 짚었다. 전화는 여전히 울렸다.김수경 차장에게서 연락이 왔다.“오늘 예정된 자료 대조는 참석 인원을 줄일 겁니다. 별도 공간으로 안내할게요. 공개된 자리에서 사진을 설명하실 필요는 없어요.”“자료 확인은 하는 거죠?”“네. 다만 회수 지시서 담당자가 일정 변경을 요청했습니다.”이서는 고개를 들었다. 사진이 퍼진 아침, 공교롭게도 빠진 사람. 공교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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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불을 켜둔 원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기 전에 이서는 뒤를 돌아보았다.복도에는 재활용 상자와 옆집 유모차뿐이었다. 우편함에 꽂힌 것은 전기요금 고지서와 광고지 두 장. 누구도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문을 열 때 손이 미끄러졌다.며칠 비운 원룸에서는 마른 빨래 냄새가 났다. 침대와 책상 사이로 가방을 밀어 넣자 발 디딜 자리가 좁아졌다. 한남동 욕실보다 작은 방이었다. 그런데 창문의 손잡이 위치도, 새로 끼운 전구가 켜지는 순간도 이서는 알고 있었다.가방에서 액자를 꺼내 책상에 놓았다. 서류에 눌렸는지 받침이 한쪽으로 접혀 있었다. 이서는 천천히 펴서 세웠다. 사진 속 민우는 꽃다발을 든 손으로 자기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다. 어제 카페에서는 다 같이 웃었던 부분이었다. 사진이 잘못된 것은 없는데 오늘은 오래 보고 있기 어려웠다.이곳을 누군가의 도움 없이 버텨낸 증거로만 여겼던 적이 있었다. 오늘은 그냥 씻고 누울 수 있는 방이면 충분했다.수경에게 주소를 확인해 준 뒤 건물 관리자에게 연락했다. 직원 명단에 있던 옛 입사 서류의 주소가 맞았다. 아직 문밖에 누가 왔다는 증거는 없었다. 관리자는 낯선 방문자가 있으면 확인하겠다고 했고, 이서는 요청한 내용을 짧게 적어두었다.태헌의 전화가 왔다.“도착했어?”“네.”“건물 앞이야. 올라가진 않을게.”이서는 커튼 끝을 젖혔다. 골목 맞은편에 검은 차가 서 있었다. 이렇게 따라오는 게 싫었다가, 익숙한 차를 보고 안심하는 자신이 더 싫어졌다.“선배, 먼저 물었어야죠.”“알아. 주소 얘기 듣고 머리보다 차가 먼저 나갔다.”변명치고 솔직했다. 이서는 창가에 기대었다.“오늘은 돌아가요. 밖에 누가 서 있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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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문 앞의 하얀 봉투

이서는 문 안쪽에서 봉투를 찍었다. 손잡이를 당겨 밖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새벽 5시 40분. 건물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기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그는 두 번째 신호에 받았다.“문은 열지 말고요. 제가 복도부터 볼게요.”관리자가 올라온 뒤에야 이서는 문을 열었다. 봉투에는 사진이 들어 있지 않았다. 회사 양식의 ‘개인정보 변경 확인 요청’과 주소, 전화번호, 생년월일이 적힌 종이가 있었다. 맨 아래에는 손으로 그은 밑줄 하나.[기재된 정보가 현재와 일치하는지 확인 바랍니다.]직원이 받을 법한 평범한 문장이, 집 앞에서는 다른 뜻이 됐다. 봉투 구석에는 등기번호도 우편 도장도 없었다.“배달 온 건 아니네요.”관리자가 복도 끝을 보았다. 새벽에 공동현관을 통과한 사람이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이서는 그가 가리킨 작은 카메라를 따라 보았다. 누구의 얼굴인지 반드시 나올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려 했다.수경에게 연락하자 답이 곧 왔다. 인사팀은 그 시간에 개인 주소 확인 서류를 보낸 적이 없었다. 전날 확인했던 명단과 같은 순서로 항목이 배치되어 있었다. 오른쪽 아래에 찍힌 작은 번호까지 같았다.“회사에서 쓰던 양식이 맞을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누가 가져갔는지는 더 봐야 합니다.”“확인할 때 제 주소 다시 돌리지 말아 주세요.”말을 마친 이서는 식탁에 앉았다. 무섭다는 말보다 먼저 그런 부탁을 하는 자신이 낯설었다. 발끝이 차가워 슬리퍼를 신었는데도 떨림이 멎지 않았다.태헌에게는 아침 7시가 되어 전화를 걸었다.“선배, 지금 와줄 수 있어요?”그는 이유를 먼저 묻지 않았다. 십여 분 뒤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이서는 직접 공동현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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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보고 싶었던 사람들

한남동에 돌아왔을 때 식탁 위에는 덮어둔 국 냄비가 있었다. 집을 나선 지 이틀도 안 됐는데 오랫동안 비운 것처럼 느껴졌다. 이서는 가방을 제 방에 놓고 문을 열어두었다.누가 시키지 않아도 셋은 거실에 남았다. 제주에 갈 때만 해도 서로 먼저 말을 걸려고 서두르던 사람들이었다. 편해진 만큼, 오늘은 조금 허전했다.이서는 씻고 내려와 국을 데웠다. 태헌은 흘러넘칠 것 같다며 불을 줄였고, 시현은 그릇을 네 개 꺼냈다. 도하는 냄비 받침을 찾다가 서랍을 잘못 열었다. 모두 그 집에 완전히 익숙한 것은 아니었다.“교수님, 그쪽은 식기예요. 받침은 옆에.”이서가 말하자 도하가 조용히 서랍을 닫았다. 사소한 지시가 이상하게 편안했다. 어느 누구의 명예도 그 말에 무너지지 않았다.식사를 마친 뒤 시현이 봉투 관련 정리를 꺼내려 했다. 이서는 고개를 저었다.“오늘은 거기까지 해요. 머리가 너무 아파요.”그는 노트북을 닫았다. 태헌이 TV 리모컨을 들었다가, 무얼 틀어야 할지 몰라 내려놓았다. 이서는 그 손에서 리모컨을 받아 예전에 보던 예능을 틀었다. 내용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사람이 웃는 소리가 필요했다.화면에서 음악이 나오는 동안 태헌이 소파 반대편에 앉았다. 사이에는 사람 하나 들어갈 만큼의 간격이 있었다. 이서가 먼저 그쪽으로 옮겨 앉았다.“따라오지 말라고 했다가 오라고 해서, 짜증 났어요?”“났지.”태헌이 순순히 답했다.“근데 네가 뭘 잘못해서 난 건 아니야. 나는 같이 있고 싶은데 넌 혼자 있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시현이 주방에서 물컵을 들고 돌아왔다. 도하는 켜둔 서재 등을 끄고 나왔다. 이서는 그들이 제 말을 들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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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잘린 43초

호텔에서 받은 회신에는 이서가 상상한 장면이 없었다.객실 안을 찍은 영상은 없었고, 타인의 모든 이동 기록도 오지 않았다. 본인 예약 사항과 확인 가능한 출입 시각, 공개된 복도 사진의 진위를 검토하기 위한 연락 창구가 안내되어 있었다. 그날의 답을 얻은 뒤에도 사진의 출처는 별개의 문제였다.이서는 상담을 맡긴 사람과 함께 필요한 요청 범위를 정리했다. 시현은 옆에서 듣다가 화면을 제 쪽으로 돌리지 않고 물었다.“유포본 파일 자체는 제가 대조해도 괜찮아요? 원본 사진이 아니라, 전달받은 파일의 잘린 부분만요.”“확인하는 사람 명단에 이름 남겨요.”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 같았으면 이미 열어봤을 것이다. 이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시현도 부정하지 않았다.이틀 뒤 확보된 설명은 짧았다. 남자가 서 있는 부분은 복도 영상에서 잘라낸 장면이었다. 옆에 붙은 이서의 얼굴은 처음부터 별개의 졸업사진이었다. 화면 아래의 시간 자막도 촬영 장치 원래 표시와 형식이 달랐다. 누가 두 사진을 붙이고 글자를 덧썼는지는 그 설명만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시현은 사진의 모서리를 가리켰다. 객실 입구 옆 유리 장식의 한 줄이 끊겨 있었다.“자른 범위가 여기예요. 이 바깥에 사람이 있었는지는 별도 확인을 기다려야 해요.”“사진 속 옷은 내 게 맞아.”태헌이 말했다.“갈아입을 옷 들고 돌아갔을 때 같아. 손 옆에 남은 저 모서리, 기사님한테 받은 종이봉투야. 안에 약도 같이 넣었고. 원래 화면을 더 보면 분명해질 거야.”이서는 확대된 화면을 보았다. 남자가 다시 객실로 들어간 시각을 처음 입실한 시각인 것처럼 붙여놓은 것으로 보였다. 태헌의 옷과 봉투 귀퉁이는 그의 설명에 맞았지만, 어느 이동 때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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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차태헌의 서명

다음 주 월요일 아침이었다.태헌은 제출할 설명서의 마지막 장에서 펜을 멈췄다.자신이 기억하는 프로젝트는 회의실과 숫자, 그리고 이서가 처음 분석안을 설명하던 순간으로 남아 있었다. 설명서가 묻는 것은 그런 장면이 아니었다. 어느 서류를 읽고, 무엇을 확인한 뒤, 어느 칸에 서명했는가.그는 승인 문서 두 장을 나란히 놓았다. 검토 의견은 똑같았고, 두 번째 첨부에는 첫 번째와 같은 오자가 있었다. 자신은 그 오자를 보고도 같은 작성자의 습관쯤으로 여겼다. 아래 직원이 확인했겠거니 넘긴 부분도 있었다. 제주에 다녀온 뒤 제출한 첫 설명에는 그 차이를 정확히 쓰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산 담당자가 보관한 원본과 자신이 받았던 첨부를 직접 맞췄다.상무라는 이름으로 서명한 사람은 자신이었다.차진혁의 비서가 찾아온 것은 오전 회의 직전이었다. 태헌은 그가 내민 문안을 읽고 책상에 내려놓았다.“본부장 개인이 정산 기준을 착오 이해했다?”“불필요한 갈등을 줄이자는 뜻입니다. 상무님께서는 세부 검토를 지시하셨으나 담당자가—”“내 이름 지우려고 그 애 이름 넣지 마세요.”비서가 말을 멈췄다. 태헌은 자신이 방금 한 말을 다시 고쳤다.“아니. 누구 이름도 넣지 마세요. 내가 확인 안 한 걸 확인했다고 쓰지는 않겠습니다.”그는 자기 설명서를 들고 회의실로 갔다. 첫 질문은 예상보다 평범했다. 승인 전에 최종 납품 목록을 열어보았는지. 태헌은 아니라고 답했다. 정산과 기술 검토가 다른 부서에서 끝난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그 보고를 받은 근거는요?”“회의에서 구두로 들었습니다. 문서로 확인한 건 없습니다.”목 뒤가 뜨거워졌다. 이서 앞에서 늘 결
last updateZuletzt aktualisiert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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