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콩이와 한강 둔치를 걸었더니 종아리가 뻐근했다. 처음 보는 대형견에게도 꼬리부터 흔드는 녀석 덕분에 산책 한 번에 인사만 열 번을 했다.아무한테나 배를 까 보이는 건 좀 말려야 하는데, 그 순한 얼굴을 보면 혼낼 마음도 사라졌다. 주함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다리를 주물렀다.자리에 앉으면 좀 낫겠지 싶었는데,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노 차장이 손뼉을 쳤다. “다들 잠깐 모여. 목요일에 회장님 본부 방문하신다. 원래 가을이었는데 당겨졌어. 팀별로 성과 보드 하나씩 세우고, 자리 정리하고. 보고는 부장님이 하실 거야.” 주함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폈다. 회장님 방문이라니. 입사하고 먼발치에서 두 번 뵌 게 전부인데……. 설마 파일 사고까지 보고받으신 건 아니겠지? 징계도 끝났고 보안 교육도 다시 받았건만 회장님이 오신다니 지난 일이 걸렸다.괜히 책상 위 서류부터 가지런히 맞추는데 홍 과장님이 일정표를 넘겼다. “성과 보드는 혜주 씨가 맡아요. 사진은 도윤 씨가 고른 거 쓰고, 수치는 이 대리님한테 받으세요. 남 대리님은…….” 주함은 침을 꿀꺽 삼켰다. “혜주 씨 좀 도와주세요. 폼보드가 생각보다 커요.” 그제야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보고할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는 보드 나르는 쪽이 훨씬 나았다.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