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구름이 걷힌 아침, 누군가의 한 끼 공모 페이지가 예정대로 열렸다. 지난 캠페인을 겪은 덕인지 팀원들의 움직임은 빨랐다.혜주는 공식 계정에 공지를 올렸고, 지수는 동의 항목을 확인했다. 도윤은 관리자 화면을 새로 고침하다 첫 사연이 들어오자마자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들어왔어요! 벌써 세 건이에요.”“그럼 앉아서 확인해요. 옆 팀까지 다 알겠어요.” 지수의 핀잔에 도윤이 머쓱하게 웃었다.차율은 심사 대상과 보류 건이 제대로 나뉘는지 확인한 뒤 도윤에게 접수 현황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일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문제는 차율 자신이었다. 장어덮밥집에 다녀온 뒤로 자꾸 팀장석을 돌아보게 됐다.호빈이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 들렸고, 자리를 비우면 언제 돌아오나 싶었다. 몇 번 그러다 스스로 민망해 모니터에 집중했다. ‘다음엔 제가 좋아하는 데 가요.’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던 날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정말 다음 약속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어떤 식당일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차율은 열어 둔 접수표로 시선을 돌렸다. 옆자리에서는 청운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며칠 전 이직 이야기를 물은 뒤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필요한 자료는 제때 도착했고, 직접 건네는 말은 짧았다. “남 대리님,
Last Updated : 2026-10-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