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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사내 연애 사정: Chapter 81 - Chapter 90

152 Chapters

81화. 저녁

  ‘……아직 정해진 건 없습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청운의 대답이 떠올랐다. 정해진 게 없다는 건 앞으로 정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차율은 창에 비친 제 얼굴을 바라봤다. 회사를 옮길지는 청운이 결정할 일이다. 같은 팀 과장이라고 거취까지 캐물을 권리는 없었다. 알면서도 고개만 끄덕이고 돌아선 일이 마음에 걸렸다. 한동안은 청운이 말을 아끼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제는 그가 정말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까지 신경 쓰였다. 열차가 흔들리자 손이 쇄골께로 올라갔다. 손끝에 클로버가 닿자 생각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호빈에게 저녁이라도 대접해야 하지 않을까. 주차장에서 분명 고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울음을 추스르기도 어려웠고, 그날 밤에 대한 질문까지 꺼낸 탓에 목걸이를 되찾은 기쁨조차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 다음 날 보낸 메시지도 짧았다. 그가 어떻게 목걸이를 찾았는지보다 먼저 물어버린 질문이 지금도 마음에 남았다.호빈은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그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믿게 됐는지 아직 그에게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집에 돌아와 차율은 목걸이를 풀어 벨벳 케이스에 넣었다. 스탠드 아래 새로 손본 연결 고리가 빛났다. 어디서 찾았을까. 왜 고쳤을까. 궁금한 게 남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감사 인사를 먼저 하고 싶었다. 차율은 뚜껑을 닫았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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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화. 커피

  장마 구름이 걷힌 아침, 누군가의 한 끼 공모 페이지가 예정대로 열렸다. 지난 캠페인을 겪은 덕인지 팀원들의 움직임은 빨랐다.혜주는 공식 계정에 공지를 올렸고, 지수는 동의 항목을 확인했다. 도윤은 관리자 화면을 새로 고침하다 첫 사연이 들어오자마자 의자를 밀고 일어났다. “들어왔어요! 벌써 세 건이에요.”“그럼 앉아서 확인해요. 옆 팀까지 다 알겠어요.” 지수의 핀잔에 도윤이 머쓱하게 웃었다.차율은 심사 대상과 보류 건이 제대로 나뉘는지 확인한 뒤 도윤에게 접수 현황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 일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문제는 차율 자신이었다. 장어덮밥집에 다녀온 뒤로 자꾸 팀장석을 돌아보게 됐다.호빈이 전화를 받으면 목소리가 들렸고, 자리를 비우면 언제 돌아오나 싶었다. 몇 번 그러다 스스로 민망해 모니터에 집중했다.  ‘다음엔 제가 좋아하는 데 가요.’ 차로 집까지 데려다주던 날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정말 다음 약속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어떤 식당일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차율은 열어 둔 접수표로 시선을 돌렸다. 옆자리에서는 청운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며칠 전 이직 이야기를 물은 뒤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필요한 자료는 제때 도착했고, 직접 건네는 말은 짧았다. “남 대리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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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화. 빗길

  잠깐 갰던 하늘에 다시 장맛비가 쏟아졌다. 공모 첫 주 결과 보고를 앞둔 사무실에는 여덟 시가 넘도록 불이 켜져 있었다. 접수 건수는 예상 범위 안이었지만 호빈은 보고서 초안을 두 차례 돌려보냈다. “이탈률만 적으면 안 되죠. 수정 전후 수치를 같이 보여 주세요.” 호빈이 차율의 모니터를 가리켰다. 차율은 해당 페이지를 열고 비교표를 확인했다. “반영하겠습니다. 최종본은 오늘 중으로 올릴게요.”“무리하지 말고요. 숫자 확인되면 끝나는 일이니까.” 차율은 일주일 동안 들어온 사연의 시간대별 분포를 다시 확인했다.접수 건수만으로는 사람들이 어느 시간에 참여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완료 건수와 유입 흐름을 나눠 표시하니 보고서의 빈칸이 채워졌다. 호빈이 팀장석으로 돌아가자 차율은 누락된 수치를 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청운에게서 수정된 집계표가 도착했다. 필요한 항목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었다. [자료 확인했어요. 수고했어요.] 차율은 답장을 보내고 보고서 마지막 장을 손봤다. 노 차장이 먼저 퇴근하고 혜주와 도윤도 우산을 챙겼다. 지수에게 수정본을 공유한 뒤 파일을 닫았을 때, 사무실에 남은 사람은 세 명뿐이었다. “홍 과장님, 저도 이제 가는데.” 호빈이 차 키를 들어 보였다. “비가 많이 와요. 괜찮으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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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제일 먼저

  1주 차 결과 보고는 걱정보다 수월하게 끝났다. 본부장은 사진 첨부 오류가 수정된 뒤 접수 완료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했고, 차율이 준비한 비교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전날 호빈의 차를 타고 돌아온 뒤로 차율은 그와 눈이 마주치면 먼저 시선을 돌리곤 했다. 아파트 앞에서 손을 흔들어 주던 모습이 떠올라서. 호빈은 평소와 다름없이 질문을 이어 갔다. “홍 과장님, 다음 주 집계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거죠?”“네. 기종별 차이까지 확인하겠습니다.” 보고가 끝날 무렵, 호빈이 덧붙였다. “실무는 홍 과장이 다 잡았습니다.” 본부장이 수고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율은 서류를 정리하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감추기 어려웠다. 자리로 돌아오니 메신저가 와 있었다. [과장님, 오 분만 시간 괜찮으십니까?] - 이청운대리님 차율이 고개를 돌렸을 때 청운은 탕비실로 향하고 있었다. 급한 업무라면 메일로 보냈을 텐데. 차율은 보고 자료를 내려놓고 뒤따라갔다. 점심시간이 막 지난 탕비실은 한산했다. 청운은 정수기 옆에 서서 종이컵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다음 주 월요일에 연차를 냈습니다.”“네. 알고 있어요.”“면접이 있습니다. 2차예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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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고백(上)

  차율은 호빈의 메시지를 읽고 눈을 깜빡였다.금요일 밤에 이런 말을 보낼 사람이었나 싶어 한동안 답장을 적지 못했다. 그때 톡이 하나 더 왔다. [지난번에 제가 좋아하는 데 가기로 했잖아요. 카페 하나 보여드리고 싶어서요. 너무 뜬금없었죠?] 그럼 그렇지. 차율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 어쩐지 큰일이라도 생긴 듯 혼자 긴장했다. 지난번 약속을 조금 서툴게 꺼낸 것뿐이었다. [아뇨. 오후에는 시간 돼요.][그럼 세 시에 데리러 갈게요.][네. 내일 봬요.] 휴대폰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내일은 단지 호빈이 좋아하는 카페에 가는 것뿐이라고. * 밀린 설거지를 끝내고 장을 봐 오자 어느덧 점심때였다. 차율은 옷장 앞에서 원피스를 꺼내 들었다가 다시 걸었다. 결국 평소 즐겨 입는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골랐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다가 피식 웃었다. 카페에 갈 뿐인데 옷을 몇 번이나 바꿔 보고 있었다. 출근할 때는 오 분이면 끝나던 준비가 길어졌다. 차율은 화장대 위 립스틱을 집었다가 평소 쓰던 색만 가볍게 발랐다. 세 시를 조금 앞두고 아파트 앞에 호빈의 차가 도착했다. 창문을 내린 그는 넥타이 대신 짙은 남색 반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많이 기다렸어요?”“아뇨. 저도 방금 내려왔어요.&rdqu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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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화. 연애 시작

  차율은 평소보다 십 분 일찍 집을 나섰다. 어제 카페에서부터 집 앞에서 헤어질 때까지, 호빈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에 웃으며 건넨 말이 자꾸 생각났다. “내일 회사에서 봐요, 차율 씨.” 사귀기로 한 사이가 믿기지 않았다. 그것도 백호빈 부장이랑. 게다가 회사 사람은 처음이라 회사에서 마주치면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무실엔 아직 사람이 드물었다. 가방을 내려놓던 차율은 습관처럼 옆자리를 봤다. 청운의 모니터가 꺼져 있었다. 오늘이 2차 면접일이었다. 몇 시에 시작하는지는 묻지 못했다. 잘 보고 오라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주말을 보냈다. “좋은 아침입니다.” 호빈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인사하고 차율의 책상 앞에 컵 하나를 내려놓았다. “지난주 보고 수고한 값이에요.” 라테였다. 차율이 컵을 받기도 전에 혜주가 들어왔다. “부장님, 저희는요? 보고 같이 했는데.” 호빈이 잠깐 멈칫하더니 웃었다. “맞네요. 다음엔 다 같이 사겠습니다.” 그가 팀장석으로 돌아가자 차율은 메신저를 열었다. [부장님. 회사에서는 티 안 내기로 했잖아요.][미안해요. 별생각 없이 가져왔는데 조심할게요.] 곧 답장이 왔다. [라테는 맛있게 마셔 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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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화. 애매한 대답

  청운이 자리를 비운 일주일 동안 차율은 생각보다 자주 휴대폰을 확인했다. 그가 남겨 둔 집계표 덕분에 업무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면접은 잘 봤는지, 휴가는 어디서 보내는지 알 수 없었다. 결정되면 제일 먼저 알려 주겠다는 말만 떠올랐다. 오전에는 대행사에서 최종 접수 현황을 보내 왔다. 도윤이 중복 건을 걸러 내고 지수는 공개 동의가 빠진 사연을 따로 묶었다. 차율은 청운이 남긴 기준표대로 숫자를 맞췄다. 한 칸도 비지 않았다. 잘 정리해 둔 자료가 고마우면서도, 막상 빈자리를 보고 물어볼 사람이 없다는 건 이상하게 허전했다. 연락이 없으면 아직 결정된 게 없는 거겠지. 차율은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습관처럼 옆자리를 돌아봤다. “과장님, 좋은 일 있으세요?” 혜주가 모니터 너머에서 물었다. “왜?”“요즘 자주 웃으셔서요.”“그랬나?”“네. 날씨는 계속 흐린데 과장님만 맑아요.” 차율은 웃음을 감추며 접수 목록을 열었다. 사무실에서의 호빈은 약속을 지켰다. 다른 팀원들과 똑같이 보고서를 검토했고, 개인적인 말은 꺼내지 않았다. 대신 퇴근하고 나면 연락이 왔다. [오늘은 집에 바로 가요?][네. 왜요?][시간 괜찮으면 데려다주고 싶어서요. 회사 앞은 안 되는 거죠?] 차율은 잠시 웃다가 답장을 보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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