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이 가져온 예전 휴대폰은 액정 한쪽이 깨져 있었다.충전기를 꽂자 한참 뒤에야 화면이 켜졌다.윤서하는 비밀번호를 묻지 않았다.미경이 직접 풀었다.그 모습이 이상하게 더 화가 났다.“얼마나 연락했어?”“정기적으로 한 건 아니야.”“어제는 가끔이라며.”미경이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줬다.“한두 달에 한 번일 때도 있었고, 몇 달씩 연락 안 한 적도 있었어.”“삼 년 동안?”“응.”서하는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강이준과 헤어진 삼 년 동안 자신은 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엄마는 아니었다.“누가 먼저 연락했어?”“처음엔 이준 씨가.”“뭐라고.”“네가 어떻게 지내는지만 물었어.”“그래서 엄마는 대답했고?”미경이 잠시 망설였다.“응.”“어디까지.”“그냥… 치료 잘 받고 있다, 집에 있다, 병원 다닌다. 그 정도.”서하가 웃었다.“그 정도?”“진료 결과 같은 건 말한 적 없어.”“약 이름은?”“안 했어.”“검사 수치.”“몰랐고, 말한 적도 없어.”“담당 교수, 입원 기록, 대기 순번?”“그런 건 정말 몰라.”미경의 대답이 빨라졌다.“서하야, 엄마가 병원에서 네 기록을 받아다가 알려준 게 아니야. 네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나 내가 옆에서 보는 걸 가지고 그냥 잘 지낸다, 치료 중이다, 그 정도만—”“그걸 왜 알려줘?”미경이 말을 멈췄다.서하는 휴대폰을 보지 않고 엄마를 봤다.“떠나달라고 한 건 엄마잖아.”“맞아.”“그래서 그 사람은 떠났고.”“응.”“근데 뒤에서는 계속 내 소식을 알려줬어?”미경의 입술이 조금 떨렸다.“죽었는지 살았는지는 궁금해할 수 있잖아.”“그걸 엄마가 왜 판단해.”“네가 너무 아팠으니까.”“또 그 얘기.”서하가 의자에서 일어났다.가슴으로 손이 가려는 걸 알아차리고 손가락을 말아쥐었다.“엄마도, 이준 씨도 계속 똑같아. 내가 아프면 내 선택은 없어져?”“그런 뜻 아니야.”“나 몰래 만나서 떠나달라고 했고, 나 몰래 연락했고, 나 몰래 내가 잘 살아
Last Updated : 2026-09-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