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울음소리.윤서하는 그 부분만 다시 재생하지 않았다.지난 며칠 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사라진 블랙박스 하나로 누군가 사고를 꾸몄다고 의심했고, 강태성의 압박과 이준의 죽음을 너무 빨리 연결했다.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서하는 노트를 펼쳤다.통화 녹음에서 확인된 것.사고 직전까지 강이준은 태경과 통화 중이었다.취재 자료를 넘길 장소를 이야기했다.그 뒤 서하에게 가겠다고 말했다.갑작스러운 제동음이 들렸다.충격음 뒤 아이로 추정되는 높은 울음소리가 잡혔다.마지막 문장 옆에는 물음표를 붙였다.아이인지 확인되지 않음.그 아래에도 한 줄을 더 적었다.추격 차량 언급 없음.서하는 펜을 내려놓았다.분명한 사실만 놓고 보면 이준은 죽음을 예상하지 않았다.몇 분 뒤의 약속을 말했고, 자료를 넘긴 뒤 서하를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그런 사람이 43초 뒤 사고를 당했다.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다.반대였다.이전에는 ‘죽었다’는 한 문장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그가 죽기 직전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도로를 달렸는지, 몇 초 전에 브레이크를 밟았는지까지 알게 됐다.죽음이 점점 구체적인 시간이 되고 있었다.서하는 강태경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지막 소리, 형도 들었죠?”“들었습니다.”“아이 같아요?”“그렇게 들릴 수는 있습니다.”“경찰은요?”“녹음도 넘겼습니다.”서하는 예상했던 말을 참았다가 물었다.“뒤차 영상에는 안 보여요?”“화면이 너무 멀고 비가 심합니다. 사고 직전 오른쪽에서 움직이는 형체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인지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그럼 아직 모르는 거네요.”“네.”태경의 대답은 짧았다.서하는 그 말이 답답하면서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모르는 건 모르는 채로 둬야 했다.“누가 이준 씨를 따라왔다는 증거도 여전히 없고요?”“없습니다.”“강태성 쪽 차량 기록은?”“사고 현장과 연결되는 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서하는 노트의 한쪽을 지웠다.며칠 전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2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