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은 다음 날 다시 병원에 왔다.윤서하는 먼저 와서 중재실에 앉아 있었다. 전날보다 작은 방처럼 느껴졌다. 테이블 위에는 물병 2개가 놓여 있었고, 자기 앞에는 복용 시간이 적힌 약통이 있었다.선영이 자리에 앉자 서하는 인사보다 먼저 말했다.“어제 제가 이상한 말을 했어요.”“돌려달라는 말이요?”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죄송해요.”“왜 미안해해요.”“아드님 심장을 받고 제가 살아 있잖아요.”선영의 손이 잠깐 멈췄다.서하는 그 움직임을 보고도 말을 멈추지 못했다.“원래 이준 씨 몸에 있던 거였고, 어머니한테는 아들 몸의 일부였는데 저는 그걸 가지고 계속 살고 있으니까….”“서하 씨.”선영이 말을 끊었다.“그건 이제 네 심장이에요.”서하는 고개를 들었다.한동안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아니에요.”“뭐가요.”“이준 씨 심장이잖아요.”“기증됐고, 당신한테 이식됐어요.”“그래도 원래는—”“원래 누구 것이었는지 안다고 지금 떼어낼 수 있어요?”서하는 입을 다물었다.선영이 물병을 밀어놓으며 말했다.“나도 쉽지 않아요. 내 아들 심장이 다른 사람 몸에서 뛴다는 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에요.”그 말에 서하는 더 작아졌다.“그런데 돌려줄 수는 없잖아요.”선영은 잠깐 숨을 골랐다.“돌려받고 싶은 것도 아니고.”서하는 어렵게 물었다.“그럼 괜찮으세요? 아드님 심장이 제 안에 있는 게.”“괜찮다는 말은 못 하죠.”선영이 손등을 천천히 쓸었다.“심장이 어디선가 뛰고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살아 있는 것 같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더 확실히 없는 사람 같았어요.”서하는 눈을 내렸다.“그래도 그건 내 슬픔이에요. 당신 몸에 갚으라고 할 몫은 아니고.”“어머니인데요.”“그래서 더 그래요.”선영은 서하의 가슴이 아니라 얼굴을 봤다.“죽은 애 몸을 되찾겠다고 살아 있는 사람 몸을 망가뜨리면, 그게 내가 할 일이에요?”서하는 대답하지 못했다.선영의 말이 맞아서가 아니라, 맞는 말을 받아들일 준비가
Last Updated : 2026-10-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