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집 앞에 도착한 현주가 얼마 전 민재가 달아 준 도어 록을 해제하고 들어갔다. 민재는 먼저 와 방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현주는 술에 취하면 없던 애교도 생겼다. 다가가 그의 허리를 붙들듯 껴안았다.그 순간, 낯선 향수 냄새가 코끝을 건드렸다.“오빠, 향수 바꿨네.”“어? 누가 안 쓴다고 주더라고. 근데 너 술 마셨어? 사장이랑 단둘이 먹은 거야?”“오늘 회식이었는데… 오빠, 나 오늘 일하다가 바닐라 파우더를….”“현주야. 너 행동 잘해. 밥만 먹은 줄 알았더니 술까지. 앞으로 그러지 마.”민재가 말을 끊었다.불쾌한 기색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현주는 그의 기분을 풀어 주려 상기된 입술을 그의 입술에 갖다 댔다.평일에 자고 간다는 건 안고 싶다는 뜻이다.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그의 질투가 내심 기분 좋았다. 질투는 자신이 그에게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으니까.두 사람의 몸이 뒤엉켰다. 현주도 술기운에 밀려오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연신 밭은 숨을 내쉬었다.“하읏.”“하아… 현주야… 너무 좋아.”잠시 뒤, 그녀의 등에 얼굴을 묻고 숨을 고르던 민재가 낯선 음성을 뱉었다.“현주야… 나, 하고 싶은 거 있는데. 해도 돼?”“하… 무, 무슨 말이야?”평범하지 않은 요구에 현주가 벗어나려 몸을 움직였다. 그 순간 민재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더 힘을 주어 밀착해 왔다.“…아냐. 그냥 해본 말이야.”풀지 못한 욕정이 아쉬운 듯 그가 그녀의 목덜미를 꽉 깨물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곤히 자는 민재를 멍하니 바라보는 현주의 얼굴이 위태로웠다. 작은 돌멩이 하나만 던져도 깨질 살얼음 강 같았다.그녀의 손에는 민재의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낯선 번호로 2주 전에 온 메시지.[민재 씨, 로라예요. 그날, 우리 좋았잖아. 언제 올 거야?]같은 번호로 일주일 전에 온 메시지.[자기! 자주 보니깐 너무 좋아! 다음 주에도 또 올 거지? 기다릴게, 쪽!]오늘 온 메시지.[자기, 이렇게 연락 안 하기야?
Last Updated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