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아윤은 사랑을 믿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약속을 믿지 않았다.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말도, 절대로 변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고백도 결국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불과했다. 한때는 그런 말들이 세상을 움직일 만큼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그녀는 여전히 사랑을 팔고 있었다. 그것도 꽤 비싼 가격에. “대표님, 이번 디자인은 어떠세요?” 아윤은 앞에 놓인 시제품을 내려다봤다. 작은 벨벳 받침 위에는 핑크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두 개의 날개가 감싸듯 뻗은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세공 자체는 훌륭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날개의 곡선이 부드럽게 반짝였고, 중심석도 지나치게 튀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았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했다. “엘리스.” “네, 대표님.” “예쁘죠?” 엘리스가 잠깐 눈을 깜박였다. “네. 정말 예뻐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윤은 손끝으로 목걸이의 체인을 들어 올렸다. 가느다란 금속이 손가락 사이에서 부드럽게 흘러내렸다. “그런데 예쁜 것밖에 없어요.” 회의실에 앉아 있던 직원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아윤은 그 반응을 모른 척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제품을 테이블 중앙에 내려놓고 직원들을 차례로 바라봤다. “이번 컬렉션의 이름이 뭐죠?” “언스포큰 러브입니다.” “맞아요. 말하지 못한 사랑.” 아윤은 태블릿 화면을 돌려 처음 기획안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지금 이 디자인을 보면 사랑을 말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사랑한다고 아주 크게 외치는 사람 같아요. 하트에 날개, 핑크 다이아몬드까지. 너무 친절하게 다 설명하고 있잖아요.” 디자인팀 막내인 샬럿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그러면 하트를 조금 더 작게 만드는 게 어떨까요?” “좋아요. 그런데 크기만 줄인다고 해결될까요?” 샬럿이 잠시 고민했다. “……아니요.” “왜
Huling Na-update : 2026-10-12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