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님 맞습니다.”에런이 종이 가장자리를 눌렀다. 레티는 빈 잔을 두 사람 앞으로 밀고 주전자를 들었다.“오늘은 여기까지 해요. 이름을 찾았으니, 다음에는 그 이름으로 무엇을 내보냈는지 확인해야겠네요.”“기록은 따로 보관하지.”유리엘이 서명을 가리지 않도록 종이를 접었다.에런은 레티가 차를 따르는 동안 탁자 위에 남은 편지를 봉투에 넣었다. 두 사람 앞에 같은 높이로 찻물이 찼다.“먼저 마시는 것도 겨루실 거예요?”에런의 손이 잔 앞에서 멈췄다.“그건 천천히 하겠습니다.”“뜨거워.”유리엘도 잔을 들지 않았다.레티는 자기 몫까지 따르고 앉았다. 종이는 그레고리에게 맡겼다. 잔이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만큼은 아무도 델로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여름 둘째 달 15일 아침, 식탁 위에 접힌 축제 안내장이 놓였다.레티가 펼치기도 전에 노엘이 강변 그림을 짚었다.“여기서 배를 빌려 준대. 그리고 여기에는 사격장이 있고.”“너는 아버지와 간다고 했잖아.”“그래서 길을 알려 주는 거야.”노엘은 빵에 꿀을 바르면서도 안내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강변에서 시장을 지나 호수까지 작은 깃발 그림이 이어졌다.오른쪽에 앉은 유리엘이 안내장 모서리를 눌러 주었다. 왼쪽의 에런은 레티 앞에 빈 접시를 놓았다.“강변은 일찍 가는 편이 좋습니다. 배가 많아지면 기다리셔야 합니다.”“그럼 아침 먹고 바로 갈까요?”“내가 데려가지.”유리엘이 말하자 에런이 접시 옆에 빵을 내려놓았다.“오전은 제 차례입니다.”“마차까지.”“마차 문도 제가 열겠습니다.”레티는 안내장에 대고 있던 손을 거뒀다.“어제 나눈 건 하루였는데, 오늘은 마차 문까지 나누네요.”노엘이 재빨리 말했다.“그럼 나는 간식 시간.”“너는 아버지 옆자리.”레티가 답하자 노엘은 빵을 크게 베어 물었다.어젯밤, 레티는 축제에 가겠다는 말을 꺼내자마자 양쪽에서 날아온 질문을 받아야 했다. 어디부터 볼지, 무엇을 먹을지, 언제 돌아올지. 결국 오전은 에런, 오후는 유리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