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은 나무 검을 문밖에 내려놓고 식탁으로 달려왔다. 레티가 편지를 돌려 주자 두 손으로 종이 끝을 붙들었다.“검을 돌려주지 않겠대요?”“무리해서 일어나면.”“그럼 안 일어나면 되는데.”“그 말을 꼭 적어 줘. 에런 형님이 잘 들으실 거야.”노엘은 빈 종이를 제 앞으로 당겼다. 펜을 잡고 잠깐 생각하더니 첫 줄을 쓰기도 전에 물었다.“의원한테도 써도 돼요?”“무슨 말을 하려고?”“검은 나중에 돌려주셔도 된다고요.”맞은편에서 유리엘이 찻잔을 내려놓았다.“그건 내가 전하지.”레티는 답장 아래에 빈자리를 남겨 두었다. 노엘이 팔꿈치를 올리지 않도록 잉크병을 옮기고, 에런의 편지를 한 번 더 펴 보았다.이번에는 첫 줄에서 손이 멈추지 않았다.▽가을 둘째 달 16일 아침, 레티는 차통 두 개를 가방에 넣었다. 하나는 마실 차였고, 다른 하나는 잎을 살피는 데 쓸 차였다.노라가 가방 옆에 손수건을 놓았다.“감옥에 찻잔도 가져가실 건가요?”“깨지지 않는 걸로 하나만. 델로에게 줄 거야.”“드실까요?”“안 마셔도 괜찮아.”레티는 작은 금속 잔을 천으로 감쌌다. 노라가 그 위에 덮개를 얹었다. 찻잎보다 잔을 챙기는 손길이 더 조심스러웠다.식당에서는 유리엘이 면회 허가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짝수 날의 왼쪽 자리 앞에 식사가 놓였지만, 빵에는 손대지 않았다.“델로가 오늘도 입을 다물면 어쩌실 건가요?”레티가 물었다.“다른 길을 찾지.”“그럼 제가 먼저 이야기해 볼게요.”“그래.”허가서를 접는 손이 멈췄다.“혼자 들어가겠다는 뜻은 아니겠지.”“전하가 들으셔도 돼요. 대신 답은 제가 듣고 싶어요.”유리엘은 허가서를 가방 옆에 놓았다. 레티가 앉으려 하자 의자를 빼 주고, 접시를 가까이 밀었다.노엘이 에런의 편지를 가져와 레티 오른쪽 빈자리에 세웠다. 접힌 종이가 찻잔에 기대 섰다.“에런 형님이 아침 먹었는지 물으셨잖아요.”“먹을 거야.”“빵 하나만 먹으면 안 먹은 걸로 하겠대요.”레티가 종이를 집어 들었다.“그런 말은
Last Updated : 2026-10-1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