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은 잠시 그를 바라보았다.“네. 개인적인 일정이 있습니다.”태준은 펜을 내려놓았다.그녀가 자신의 저녁 제안을 거절했던 전날 아침이 떠올랐다.“누구 만나는데?”예진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모르는 사람인가?”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말했다.“회장님께 보고드려야 하는 일정은 아닙니다.”태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는 예진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었지만, 그녀가 자신의 곁을 떠나려는 이유가 다른 남자 때문이라면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문예진, 나한테 숨기는 게 있어?”“숨기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시간을 모두 설명드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태준은 의자에서 일어나 책상을 돌아 그녀에게 다가갔다.예진은 물러서지 않았지만, 그가 가까워지자 손에 쥔 태블릿을 조금 더 단단히 잡았다.그 모습을 본 태준은 걸음을 멈췄다.전날 그녀가 자신의 손길을 피했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는 손을 뻗지 않았다.대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낮게 물었다.“당신은 정말 나 없이도 괜찮겠어?”예진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태준은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가 천천히 놓는 동안 눈가에 옅은 물기가 맺혔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거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괜찮아지려고 합니다.”태준은 숨을 멈췄다.괜찮다고 말하지 않았다.괜찮아지려고 한다고 했다.그녀가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수 있었지만, 그 고통이 자신의 곁에 남을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분명했다.태준은 그녀가 얼마나 오래 이별을 준비했을지 처음으로 생각했다.자신이 약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동안, 예진은 혼자 관계의 끝을 헤아리고 있었을지도 몰랐다.그녀를 붙잡고 싶었다.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품에 끌어안고, 더는 떠나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그러나 예진의 눈빛을 마주하자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붙잡는다고 해서 남을 여자가 아니었다.“예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20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