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령은 천 년 전, 자신이 구한 인간들에게 영원히 죽지 못하는 형벌을 선물 받았다.그날 산을 가로지르던 물길이 무너졌을 때, 인간들은 그를 신이라 부르며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산비탈을 무너뜨린 흙탕물이 마을을 삼키고, 집채만 한 바위들이 물살에 휩쓸려 내려오는 동안에도 그들은 강가에 엎드려 그의 이름을 불렀다.무령은 그 울음소리를 외면하지 못했다.아직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였지만, 천 년 가까이 수련하며 쌓은 힘으로 물길을 붙들 수는 있었다. 다만 산맥 사이에서 무너져 내리는 물의 문을 막으려면 자신의 몸을 그 틈에 밀어 넣어야 했고, 얼마나 오래 버텨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그가 망설이는 사이, 강가에 있던 여인이 어린아이를 높은 바위 위로 밀어 올렸다. 아이는 살아남았으나 여인은 밀려드는 흙탕물에 휩쓸렸고, 무령이 몸을 움직였을 때에는 이미 물 아래로 사라진 뒤였다.무령은 그날 자신의 승천을 미루었다.거대한 몸을 산맥 사이에 밀어 넣자 무너진 물길이 그의 비늘을 때렸다. 등줄기를 따라 바위가 쏟아지고, 물살에 뜯겨 나간 비늘 사이로 피가 흘렀지만, 그는 인간들이 높은 곳으로 피할 때까지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사흘 뒤 물이 잠잠해졌을 때, 살아남은 제관들이 그에게 찾아왔다.그들은 물의 문이 다시 열리지 않도록 잠시 그 자리를 지켜 달라고 청했다. 천계의 인장을 받아 물길을 안정시키면 봉인을 풀겠다는 약속이었고, 인간들이 모두 안전해질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도 덧붙였다.무령은 그들의 청을 받아들였다.제관들이 가져온 붉은 인장을 자신의 역린에 새길 때에도 의심하지 않았고, 목에 쇠사슬이 감기기 시작했을 때에는 물길을 붙들기 위한 장치라고 여겼다.그러나 마지막 인장이 박히는 순간, 그는 자신의 몸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산맥 사이에 눌려 있던 거대한 몸이 아래로 끌려 내려갔고, 쇠사슬은 목과 척추를 휘감으며 바위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그제야 무령은 인장에 새겨진 글자를 읽었다.물의 문을 지키는 자는 영원히 그 자리를 떠
Last Updated : 2026-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