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가 한 걸음 더 다가오자 그녀는 돌기둥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다리에 체중이 실리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아이를 뒤로 숨긴 채 물러서지 않았다.
“아이에게 손대지 마세요.”
“아직도 상황을 모르겠나?”
남자는 칼끝으로 아이를 가리켰다.
“그 아이 때문에 네가 죽게 생겼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서하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
“뒤로 가.”
아이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서하는 몸을 낮춰 아이의 귀에 무언가 속삭였다. 물거울을 통해서는 그 말이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지만,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남쪽 기슭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가 아이에게 다가가려 했다.
서하는 돌기둥에서 몸을 떼어 그 앞을 막았다.
“내가 여기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는 보내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의 칼끝이 아이를 향할 때마다 서하는 몸을 옮겨 그 앞을 가로막았다. 다친 다리가 버티지 못해 몇 번이나 무릎이 꺾였지만, 그녀는 돌기둥을 짚고 다시 일어섰다.
무령의 금빛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물길을 통해 남자의 발아래 얼음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그러나 봉인석에 박힌 역린이 미세하게 떨렸다. 북쪽 지류에 다시 힘을 보내는 순간 자신이 어떤 대가를 치를지 알 수 없었고, 조금 전의 개입이 서하와 아이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었는지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때 남자가 서하의 팔을 붙잡았다.
“비켜.”
서하는 붙잡힌 팔을 빼내려 했지만, 남자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그가 그녀를 옆으로 밀치자 다친 다리가 꺾이면서 서하는 얼음 위로 쓰러졌다.
아이가 비명을 질렀다.
남자는 아이에게 손을 뻗었다.
무령은 봉인석의 균열에 다시 힘을 모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서하가 남자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녀는 얼음 위에 엎드린 채 상처 난 손으로 바짓단을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남자가 다리를 빼내려 하자 더욱 세게 붙잡았다.
“아이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어요.”
남자가 칼을 들어 올렸다.
무령의 힘이 북쪽 지류를 향해 뻗으려 했다.
그러나 서하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얼음 아래로 향했다.
금빛이 비치는 물속을 향해 서하가 입술을 움직였다.
“안 돼요.”
무령의 힘이 멈췄다.
서하는 남자의 발목을 붙잡은 채 다시 얼음 아래를 보았다.
“여기까지…… 도와주셨으면 됐어요.”
그녀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셨다.
“더는 다치지 마세요.”
무령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존재를 정확히 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조금 전까지 검은 물속을 향하던 시선과 힘겹게 이어진 말은 분명 그를 향하고 있었다.
무령은 처음에 그 말을 자신을 향한 명령처럼 받아들였다.
천 년 동안 인간들은 그에게 명령하고, 기도하고, 원망했다. 그들의 말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내놓으라는 요구였으며, 그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는 누구도 묻지 않았다.
그러나 서하는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칼을 든 남자에게 붙잡혀 있으면서도, 얼음 아래의 존재에게 더는 다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무령은 봉인석의 균열에 모았던 힘을 거두었다.
그러자 얼음 아래에서 미세하게 일렁이던 물결이 가라앉았다. 남자의 발밑을 무너뜨릴 수도 있었던 힘이 사라졌고, 서하를 보호하던 마지막 개입의 가능성도 함께 끊어졌다.
남자는 서하가 얼음 아래를 향해 말을 거는 모습을 보고 비웃었다.
“이제는 물귀신한테 살려 달라고 비는 거냐?”
그는 서하의 손목을 걷어차고 아이에게 몸을 돌렸다.
서하는 비명을 삼키며 몸을 일으켰다. 다친 오른쪽 다리가 버티지 못해 무릎이 꺾였지만, 그녀는 돌기둥을 붙잡고 다시 일어섰다.
“도망쳐!”
아이가 울면서 남쪽 기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울음이 물속을 뒤흔들었다.호수 바닥에 쌓여 있던 모래가 치솟고, 오래된 돌기둥들이 서로 부딪치며 갈라졌다. 봉인문에서 뻗어 나온 붉은 빛이 그의 몸통을 따라 번졌고, 아직 용이 되지 못한 두 뿔 사이로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무령은 자신의 이름이 봉인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그러나 이름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반격이 일어나는 까닭까지 알 수는 없었다. 제관들은 천 년 전 그 이름을 돌 아래 묻었고, 그 뒤로 누구도 그것을 부르지 않았으니까.그때 얼음 위에서 서하의 비명이 들렸다.무령이 물거울을 돌렸다.제단 아래의 균열이 얼음판까지 이어지면서 돌기둥이 기울고 있었다. 서하는 급히 물러나려 했지만 오른쪽 다리의 부목이 돌 틈에 걸렸고, 몸이 앞으로 쏠리는 순간 상처 난 손바닥으로 깨진 돌을 짚었다.피에 젖은 천이 돌 모서리에 걸려 찢어졌다.“아악!”서하가 손을 떼려는 순간 발밑의 얼음이 무너졌다.다친 오른쪽 다리가 부목째로 검은 물속에 빠져들었고, 그녀는 돌기둥을 끌어안은 채 가까스로 상체만 얼음 위에 남겼다.무령은 즉시 물길에 힘을 실었다.그러자 역린에 박힌 봉인문이 다시 달아올랐다. 쇠사슬이 그의 거대한 몸을 뒤로 끌어당겼지만, 무령은 앞발로 바닥을 움켜쥐고 버티면서 물살을 제단 아래로 밀어 올렸다.그가 힘을 쓸수록 봉인은 더욱 잔혹하게 조여 들었다.목 아래의 비늘이 뜯겨 나가고 가슴의 상처가 벌어지면서 검붉은 피가 솟구쳤다. 굵은 쇠고리가 살 속으로 파고들자 무령은 고개를 젖혀 울부짖었고, 그 소리가 호수 바닥을 울리며 얼음판에까지 전해졌다.그러나 밀어 올린 물살은 서하에게 닿기도 전에 봉인문에 부딪쳐 뒤집혔다.제단 아래의 얼음이 크게 흔들렸다.서하가 매달린 돌기둥마저 기울기 시작했다.무령은 힘을 거두려 했지만 이미 움직인 물살은 곧바로 멈추지 않았다. 검은 물이 균열 사이로 솟구치면서 얼음 아래의 시야가 트였고, 무너진 얼음판 너머로 그의 거대한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서하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무
흑룡담의 가장 깊은 곳에서 검은 이무기 한 마리가 제 몸을 물어뜯고 있었다.사람의 허리보다 굵은 쇠사슬이 목과 몸통을 휘감고 있었으며, 그 끝은 호수 바닥에 박힌 아홉 개의 봉인석으로 이어져 있었다. 천 년 동안 물살에도 닳지 않았던 검은 비늘은 쇠사슬에 짓눌려 곳곳이 벗겨졌고, 목 아래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역린 주변에서는 벌어진 살점이 물결에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현무령은 기다란 주둥이를 돌려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어제 얼음에 빠진 여자를 구하려고 봉인석에 밀어 넣었던 역린이었다. 그때 뜯겨 나간 비늘의 가장자리에는 붉은 봉인문이 깊숙이 박혀 있었으며,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글자가 살 속으로 파고들어 상처를 벌렸다.무령은 앞발을 들어 역린에 걸린 쇠사슬을 밀어 보았다. 굽은 발톱이 쇠고리를 긁으며 불길한 소리를 냈지만 사슬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목덜미를 감싼 고리가 조여 들면서 거대한 머리를 바닥으로 끌어내렸다.크르르륵…….목구멍에서 새어 나온 울음과 함께 송곳니 사이로 핏물이 흘러내렸다.그는 더 이상 억지로 사슬을 밀어내지 않았다. 어제 여자를 구한 대가로 이미 역린 하나가 봉인석에 박혀 있었고,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힘을 쓴다면 다음에는 목이 꺾일 수도 있었다.그럼에도 무령은 여자가 마지막으로 걸어 나갔던 북쪽 물길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천 년 동안 이 호수에서 죽어 간 인간은 헤아릴 수 없었다. 얼음이 깨져 물에 빠진 자도 있었고, 봉인석에 제물을 바치다가 물살에 휩쓸린 자도 있었다. 무령은 그들의 비명과 원망을 들었지만, 대부분은 물거울을 거두는 것으로 끝냈다.어제의 여자는 달랐다.그녀는 자신을 구한 존재가 물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다시는 다치지 말라고 부탁했다.그 말을 떠올리던 순간, 북쪽 기슭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전해졌다.무령은 고개를 들었다.물거울에 나타난 여자는 눈발을 헤치며 호수로 내려오고 있었다. 오른쪽 다리에 묶은 부목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렸고, 상처 난
“저희를 살려 주신 분.”무령의 역린이 미세하게 떨렸다.서하는 손바닥을 조금 더 앞으로 밀었다.“아까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물속에서 누가 저를 밀어 올렸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아요.”그녀는 숨을 고르느라 잠시 말을 멈췄다.멀리서 아이가 다시 그녀를 불렀다.서하는 그쪽을 돌아보았다가 다시 얼음 아래로 시선을 내렸다.“아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오래 있을 수는 없어요.”그녀의 입술이 떨렸다.“그래도 그냥 가면 안 될 것 같았어요.”무령은 물거울을 닫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갇혀 있었는지, 조금 전 어떤 형벌을 감수했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런데도 서하는 도망치지 않고 남아 있었다.그녀는 피가 흐르는 손바닥을 얼음 위에 그대로 올려놓은 채 고개를 숙였다.“고맙습니다.”무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천 년 동안 인간의 기도와 원망을 들어 왔지만, 그에게 감사하는 인간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 얼음 위에 앉아 있는 여자는 자신을 보지도 못하면서, 아이를 안전한 곳에 보낸 뒤 다시 돌아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서하가 손을 거두려 했다.그 순간 얼음 아래의 물결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무령은 반사적으로 힘을 거두었다.조금만 움직여도 봉인석이 다시 반응할 것이었다.서하는 그 흔들림을 확인한 듯 손을 멈췄다.“무리하지 마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작았다.“저는 이제 괜찮아요.”무령은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보았다.맨발이 된 발목은 피와 진흙으로 얼룩져 있었고, 젖은 옷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손바닥의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어깨가 심하게 떨렸다.괜찮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그는 그 사실을 지적할 수도, 그녀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서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다친 다리가 버티지 못해 한 번 주저앉았지만, 돌기둥을 붙잡고 다시 일어섰다. 그녀는 얼음 아래를 향해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인 뒤 아이가 기다리는 남쪽 기슭으
남자는 곧장 뒤쫓으려 했으나 서하가 그의 허리춤을 붙잡았다. 상처 난 손바닥이 옷자락에 쓸리며 다시 피가 흘렀지만, 그녀는 남자가 몸을 돌릴 때마다 돌기둥 쪽으로 힘껏 잡아당겼다.남자가 팔꿈치로 그녀의 어깨를 내리쳤다.서하가 돌기둥에 부딪혔다.그 충격으로 기둥 밑에 쌓여 있던 얼음 조각들이 무너져 내렸고, 기둥을 받치고 있던 오래된 돌 하나가 흔들렸다.무령은 물거울 속에서 제단 아래의 균열이 넓어지는 것을 확인했다.조금 전 첫 번째 봉인문을 건드렸을 때 발생한 충격이 아직 그곳에 남아 있었다. 얼음 아래의 물길은 이미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제단을 받치던 돌들이 틀어지면서 그 위에 얼어붙어 있던 얼음판에도 금이 번지고 있었다.남자는 서하를 밀쳐 낸 뒤 아이를 쫓으려 했다.그러나 그가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 발밑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얼음판이 갈라졌다.남자는 급히 발을 거두었지만, 뒤꿈치가 닿았던 자리의 얼음이 부서지면서 검은 물이 솟구쳤다. 그는 칼을 쥔 손으로 돌기둥을 붙잡았고, 몸을 옆으로 비틀어 가까스로 무너지는 얼음에서 벗어났다.서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그녀는 남자의 앞을 막는 대신 기둥 반대편으로 몸을 옮겼다. 추격자가 아이를 쫓으려면 갈라진 얼음판을 건너거나 제단을 크게 돌아가야 하는 위치였다.남자는 아이가 달아나는 방향을 확인했다.아이는 이미 두꺼운 얼음이 끝나는 남쪽 기슭 가까이 도착해 있었다.남자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뎠다.그 순간 제단 아래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고, 조금 전보다 더 긴 균열이 그의 발앞을 가로질렀다.남자는 이를 악물었다.“이 계집이…….”그는 칼끝을 서하에게 겨누었지만, 발밑의 얼음이 다시 내려앉자 서둘러 몸을 돌렸다. 남쪽으로 가려면 무너진 제단을 건너야 했고, 그 길을 고집하면 자신도 물속에 빠질 수 있었다.그는 서하를 노려보다가 칼을 거두었다.“다음에는 그 아이를 지키지 못할 거다.”남자는 제단 반대편의 두꺼운 얼음을 따라 물러났다.서하는 그가 충분히 멀어질 때까지 돌기둥
서하는 대답하지 않았다.남자가 한 걸음 더 다가오자 그녀는 돌기둥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오른쪽 다리에 체중이 실리는 순간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아이를 뒤로 숨긴 채 물러서지 않았다.“아이에게 손대지 마세요.”“아직도 상황을 모르겠나?”남자는 칼끝으로 아이를 가리켰다.“그 아이 때문에 네가 죽게 생겼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서하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뒤로 가.”아이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서하는 몸을 낮춰 아이의 귀에 무언가 속삭였다. 물거울을 통해서는 그 말이 또렷하게 들리지 않았지만, 아이가 눈물을 닦으며 남쪽 기슭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확인할 수 있었다.남자가 아이에게 다가가려 했다.서하는 돌기둥에서 몸을 떼어 그 앞을 막았다.“내가 여기 있잖아요. 그러니까 아이는 보내 주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러나 남자의 칼끝이 아이를 향할 때마다 서하는 몸을 옮겨 그 앞을 가로막았다. 다친 다리가 버티지 못해 몇 번이나 무릎이 꺾였지만, 그녀는 돌기둥을 짚고 다시 일어섰다.무령의 금빛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는 물길을 통해 남자의 발아래 얼음을 무너뜨리고 싶었다.그러나 봉인석에 박힌 역린이 미세하게 떨렸다. 북쪽 지류에 다시 힘을 보내는 순간 자신이 어떤 대가를 치를지 알 수 없었고, 조금 전의 개입이 서하와 아이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었는지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그때 남자가 서하의 팔을 붙잡았다.“비켜.”서하는 붙잡힌 팔을 빼내려 했지만, 남자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그가 그녀를 옆으로 밀치자 다친 다리가 꺾이면서 서하는 얼음 위로 쓰러졌다.아이가 비명을 질렀다.남자는 아이에게 손을 뻗었다.무령은 봉인석의 균열에 다시 힘을 모았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서하가 남자의 발목을 붙잡았다.그녀는 얼음 위에 엎드린 채 상처 난 손으로 바짓단을 움켜쥐었다.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남자가 다리를 빼내려 하자 더욱 세게 붙잡았다.“아이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어요.”
검은 물이 얼음 밑면을 향해 솟구쳤다.아이가 엎드린 얼음판 아래로 물이 받쳐지면서 무너져 내리던 가장자리가 잠시 멈췄고, 동시에 얼음 아래로 끌려가던 서하의 몸이 수면 쪽으로 떠올랐다.무령은 물살을 한 방향으로 모았다. 서하를 아래에서 밀어 올리면서 아이가 있는 얼음판을 떠받쳤고, 두 사람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갈라진 얼음 사이의 틈을 유지했다.그때 물거울 속에서 서하의 손이 움직였다.그녀는 머리 위의 얼음이 흔들리는 것을 확인한 듯 팔을 뻗었다. 손바닥이 부서진 가장자리에 닿자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밀었고, 물살에 떠받쳐진 어깨가 얼음 위로 올라왔다.서하는 얼굴을 수면 위로 내밀자마자 거칠게 기침했다.목구멍으로 들어간 물이 쏟아졌고, 숨을 들이마시려 할 때마다 가슴이 크게 들썩였다.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걷어 낼 힘도 없는지 팔꿈치로 얼음을 밀어 몸을 끌어올리려 했다.그러나 오른쪽 다리가 따라오지 않았다.다친 발목이 얼음 가장자리에 부딪치자 몸이 크게 떨렸고, 서하는 이를 악문 채 다시 팔꿈치에 힘을 주었다. 손바닥으로는 더 이상 얼음을 붙잡을 수 없어 팔 전체를 눌러 버티는 모습이었다.무령은 물살을 조금 더 높였다.그녀의 허리가 얼음 위로 올라왔다.그러자 서하는 남은 팔로 몸을 끌어당겼고, 찢어진 옷자락이 얼음에 걸려 뜯어지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았다. 맨발이 된 오른쪽 다리가 물 밖으로 빠져나오자 그녀는 그대로 얼음 위에 엎드렸다.무령은 두 사람이 두꺼운 얼음 쪽으로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물길을 유지했다.아이는 울면서 돌기둥 쪽으로 기어갔고, 서하는 몸을 일으키지 못한 채 팔꿈치로 조금씩 뒤따랐다. 그들의 무게가 갈라진 얼음판에서 완전히 벗어난 순간, 무령은 비로소 힘을 거두었다.봉인석이 그의 몸을 끌어당겼다.거대한 몸이 바위에 부딪히면서 깊은 물속에 진동이 퍼졌고, 역린 아래에서는 검붉은 피가 솟구쳤다. 첫 번째 봉인문의 균열은 이전보다 넓어졌지만, 그 안쪽에서는 새로운 구속의 글자들이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