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작 40분 전, 서하는 공개 자료의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했다. 화면에 들어갈 것은 네 가지였다.초안의 생성 시각, 준혁에게 보낸 제안 메일, 그 뒤에 도착한 승인 회신, 최종 배포 기록. 문서마다 공개 가능한 부분만 남겨져 있었고, 다른 직원의 이름과 내부 시스템 정보는 가려져 있었다.박가연은 화면에 표시될 문구를 한 줄씩 점검했다.“이 기록은 서하 씨가 첫 대응 방향을 제안했다는 점과, 준혁 씨가 이후 승인했다는 순서를 보여 줍니다. 기술적 결함을 누가 판단했는지 증명하는 자료는 아닙니다. 방송에서도 그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해 주세요.”“그렇게 설명하겠습니다.” 서하가 답했다.“제가 맡지 않은 기술 판단까지 제 공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어요.”도윤은 모니터 옆에서 큐시트를 확인했다. 오늘 정규 3회는 서하의 리콜 업무를 다루는 편이었다.준혁이 직접 수립했다고 말한 전략과 브리핑 원고, 대외 일정 일부가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보여 주려면, 출입기록 의혹 때와 다른 자료를 준비해야 했다. 그때는 거기 없었다고 말하던 서하가 오늘은 그 자리에 앉아 실제로 일했다고, 남은 기록을 펼쳐 설명해야 했다.“준비되셨습니까?” 도윤이 물었다.서하는 큐시트에 적힌 첫 질문을 바라봤다.“준비했다기보다는, 이제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 알아요.”“그 정도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될 줄은 몰랐네요.”도윤은 희미하게 웃었다.“제가 할 수 있는 말 중에는 그게 가장 정확합니다.”서하도 짧게 웃었다.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촬영 전의 긴장을 조금 풀어 주었다.도윤은 준비된 답변을 대신 읽어 주거나 더 나은 표현을 골라 주려 하지 않았다. 질문과 화면이 약속한 순서대로 이어지게 하고, 그 사이에서 서하가 자기 말을 꺼낼 자리를 남겨 두는 것. 지금 그가 맡은 일은 거기까지였다.정규 3회가 시작됐다. 화면에는 서하가 리콜 당시 맡았던 업무가 먼저 소개됐다.위기 커뮤니케이션 자문, 브리핑 원고 작성, 대외 일정
最終更新日 : 2026-11-01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