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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Author: 잔영
“...”손가을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부모님의 태도는 너무 명확했다. 손씨 집안에 장가를 온다고 해도 염구준은 데릴사위에 불과하다. 제대했어도 돈은 받지 못했을 거다. 돈이 없으면 생활이 좋아질 리가 없다. 노동력은 많아졌지만 동시에 밥 먹는 입도 늘어난 셈이다.

부모님은 이 사위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을아.” 손태석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그릇에 담긴 밥을 다 먹고 나서야 고개를 들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너 몇 년간 일해서 모은 돈이 얼마나 되니? 희주 유치원 학비랑 돈 들어갈 거 다 빼면 50만원은 되니?”

손가을은 얼굴이 하얘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줘봐.” 손태석이 젓가락을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집에서 쫓겨나고 아버지가 다시 집안으로 돌아가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너도 알 테다. 내일이 어르신 칠순 잔친데, 그 돈으로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준비하고 싶구나. 어르신이 마음에 들어 하셨으면...”

손가을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돈은 있다!

손혜린이 그녀더러 사우나에서 일하라고 시키면서 갖은 모욕을 줬지만, 손님 등을 밀어주고 가끔 피아노 쳐주면 운 좋은 날은 팁도 받을 수 있어 돈은 적지 않게 벌었다. 몇 년 동안 일해서 손가을은 몇백만 원은 모았다.

하지만 손씨 어르신 마음은 얼음보다 차갑고 돌덩이보다 단단했다. 고작 몇백만 원의 선물을 드렸다고 절대 그들을 다시 받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돈...” 장인어른의 눈치를 보던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만졌다.

헉.

난처했다.

그는 전신전의 전주다. 혼자 돈을 주고 무얼 사본 적이 없었다다.

하찮게 여겼던 돈이지만 지금은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주머니를 만지는 염구준을 보자 손태석은 눈이 반짝해졌다. 하지만 빈손인 걸 보자다시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푹 수그리고 머리를 저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 없이 침실로 들어갔다.

“...” 염구준은 하려던 말을 삼키고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

장인어른 앞에서 이게 무슨 망신인가!

사부작, 사부작.

입술을 깨물고 곁에 있던 손가을은 염구준의 옷을 당기더니 수어를 했다.

“제대하면서 받은 돈 사람 구하고 차 빌리는데 다 써버렸지? 다음엔 그러지 마. 좋은 직장 찾아서 열심히 돈 벌면 우리 생활도 점점 좋아 질거야. 그러면 우리 부모님도 당신 낮잡아 보지 않으실 거야.”

그러고는 염구준을 데리고 자기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문을 잠갔다. 조용했다.

“엄마 아빠가 희주 낮잠 재웠어. 오후에 다시 유치원 보내야 해.” 손가을이 얼굴을 붉히면 방 안에 침대를 가리켰다. “당신도 좀 쉬어. 오후에 같이 일자리 찾으러 가자. 나도 오후에는 사우나 안 나가고 같이 갈게.”

부끄러워하는 아내를 보자 염구준은 5년 전 불같았던 그날 밤이 생각났다. 그는 팔을 벌리고 열정적인 눈빛으로 손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을아, 이리 와봐!”

“...” 손가을은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고 얼굴색도 빨갛게 변해버렸다.

그는 입을 다물고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러고는 떨리는 소리로 수어를 했다.

“구준 씨, 이러지 마, 아직 준비가 덜 됐어.

게다가...

요즘 몸이 좀 안 좋아.”

염구준은 잠시 머뭇거리다 웃었다. 그는 아내한테 다가가 예쁜 얼굴을 쓰다듬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가을아,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입 벌려 봐.”

“...” 손가을은 얼굴이 완전히 빨개졌다. 부끄러움에 땅을 파고 숨어버리고 싶었다.

몸이 불편하다는데 왜 그러지...

너무 나빠!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손가을의 새빨개진 얼굴을 만지며 염구준이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말 들어, 입 벌려봐. 내가 군대에서 의술을 조금 배웠는데 네 목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몰라.”

손가을 “...”

아까보다 더 부끄러워졌다.

나쁜 놈, 목 검사를 할거면 미리 얘기해주지!

염구준을 빤히 쳐다보다 손가을은 눈을 감고 새빨간 입술을 벌려 목을 보여줬다.

“응...” 아내의 목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염구준이 눈을 반쯤 감았다.

상태가 심각했다.

자동차가 폭발하면서 생긴 열과 연기때문에 목 전체가 심한 화상을 입었다. 5년이 지나 겉은 다 치유가 됐지만 상한 성대는 회복이 어려워 소리를 잃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약물치료는 물론 침을 맞는다고 해도 별 효과가 없다.

목소리를 되찾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천어화!

천조국의 국화이기도 한데 세상에 하나만 남아있다. 천조국 주궁전 뒤에 있는 화원에 심겨졌는데 따로 그 꽃을 돌보는 사람도 있다. 천조국에서는 천어화를 하늘의 언어라고도 부르는데 목 치료에 특효가 있다. 천어화는 매년 9월에 꽃이 피는데 아주 향기로워 꽃이 피는 15일 동안 궁 전체가 향기롭기 그지없다.

지금이...

마침 9월이다!

“네 목, 내가 꼭 치료해 줄게.”

검사를 마치고 염구준은 아내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부드럽게 그녀를 바라봤다. “나갔다 올게, 저녁 8시 전에는 돌아올 거야.”

손가을은 얼굴을 들어 염구준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에는 수많은 말들이 담겨져 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간단히 수어 몇 마디를 했다.

“저녁에 밥 해 놓을 테니 와서 먹어.”

염구준은 아무 말 없이 웃으며 집을 나섰다. 그는 다시 은빛 아파트 단지 대문으로 돌아왔다.

그 시각.

불필요한 소동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밖에 세워졌던 차들은 이미 떠났다. 붉은색 옷차림을 한 여자만 공경하게 염구준 뒤를 따라 은빛 아파트를 나섰다. 멀리 교외까지 걸어가서야 그녀는 몸을 구부리고 “주군!”이라 불렀다.

염구준은 눈을 반쯤 감았지만 눈빛은 반짝였다!

“가을이 목이 많이 상했어. 천어화로만 치료가 가능해!” 그는 주작전존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 명을 전해. 4대 전존, 9대 전왕, 108 전장, 모두 모여!”

“3시간 후에 천조궁으로 모이라고 전해!”

“천조국 국주랑 얘기를 해봐야겠어!”

“뭐라고 하든 꼭 천어화를 가져야겠어!”

주작전존은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핸드폰으로 전신전 내부 네트워크를 통해 재빨리 군주의 명령을 전했다.

그러고는 북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전의가 앙양됐다.

천조국!

북쪽 변경 싸움 때 전주가 직접 나서서 천조국 10대 전신을 죽이고 50만 정예를 물리쳤었다. 천조국 국주가 겉보기에는 평화를 구했지만 다시는 용제국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선의를 보여도 쓸모 없다. 천어화를 내놓거나 국가를 망하게 하거나 둘 중 하나다.

......

대략 3시간 후

천조국은 이미 엉망이 되어버렸다!

10대가 넘는 전투기가 전자첩보망을 뚫고 천조국으로 쳐들어갔다. 천조국은 포연이 자욱하고, 불길이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전신전 전주 염구준은 4대 전존, 7대 전왕, 108 전장을 거느리고 반 시간도 안 돼는 사이에 천조궁 8000정병을 물리치고 천조국 진국장국, 12 호국전신과 30명이 넘는 천조전장을 죽였다...

천조국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거의 3분의 2의 첨예병력을 잃었다. 그 중 거의 절반은 염구준 손에 죽었다. 이번 전쟁 후 천조국은 원기를 상했고 10년이 넘는 시간 없이는 회복하기 어려웠다.

세상을 놀라게 한 전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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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8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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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86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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