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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3화

작가: 고능비
“그럼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죠. 아가씨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언제든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윤미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방윤림의 귀 끝이 붉게 물들었다.

“방 비서님, 연애해 본 적 없으시죠? 그냥 가볍게 물어본 것뿐인데 귀까지 빨개지셨네요.”

“연애라면 이윤미 씨야말로 백지나 다름없죠.”

방윤림은 조용히 차를 출발시키며 덧붙였다.

“우리는 모든 것을 배우지만 감정에는 관여하지 않아요.”

사랑이란 본능적인 감정이라 배울 필요가 없다고들 한다.

방윤림은 다른 여성들에게는 항상 철벽을 쳤지만 이윤미 앞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아마도 그가 느끼는 감정은 오직 주인에게만 향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이윤미에게만큼은 경계를 허물었던 것이다.

매일 함께 지내다 보니 방윤림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이윤미의 모습이 깊이 자리 잡았다.

그는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그녀를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물론 만약 보답을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사랑은 참 아름답죠. 하지만 사람을 가장 깊이 상처 입히는 감정이기도 해요.”

“하예정 씨와 전태윤 씨, 그리고 하예진 씨와 노동명 씨처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분명 행복할 거예요.”

방윤림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아가씨도 언젠가 온 마음으로 아가씨를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게 될 거예요.”

이윤미는 방윤림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윤림은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담담하게 운전을 계속했다.

“방 비서님, 만약 제가 이씨 가문을 물려받지 못한다면, 그래도 제 곁에 있어 줄 건가요?”

“아가씨, 왜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세요? 우리 같은 사람은 한 번 주인을 섬기면 평생 모시는 법이에요.”

이윤미가 이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든 되지 못하든 방윤림은 언제나 그녀의 곁을 평생토록 지킬 것이다.

설령 이윤미가 모든 걸 잃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신세가 되더라도 그 또한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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