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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작가: 손이영

제1화

작가: 손이영
어두운 골목.

가로등 하나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온다연은 골목 입구에 막 들어섰을 때 갑자기 누군가에게 잡아당겨져 어두운 구석으로 끌려 들어갔다.

벽 앞에는 술 냄새를 풍기는 취한 남자 두 명이 서 있었고 그들은 온다연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코를 찌르는 알콜 냄새와 남자들의 거친 움직임에 온다연은 겁에 질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도와주세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그들 중 한 남자는 즉시 온다연의 뺨을 세게 때렸다.

“감히 소리쳐? 뭘 잘했다고 소리치는 거야!”

“오늘 네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신경 안 쓸 거야. 가만히 있어. 이 오빠가 기쁘게 해줄 테니까.”

...

이때 갑자기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골목을 가로질러 왔고 차창이 천천히 내리자 차갑고 날카로운 눈동자가 드러나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 행위를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옆에 있는 운전기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나가서 말릴까요?”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가!”

이때 온다연은 이미 옷이 찢어진 상태였고 갑자기 나타난 차량 때문에 그녀는 더욱 몸부림쳤다.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술 취한 남자는 온다연에게 아직도 도움을 청할 힘이 남아있는 것을 보자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두 번 더 때렸다. 또한 온다연의 몸을 잡고 있는 손에도 더욱 힘을 주어 치마를 벗기려고 했다.

온다연이 절망하려고 할 때 이미 시동을 걸었던 차가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차 문이 열리더니 키 큰 남자 두 명이 내려왔다.

앞에 선 남자는 마른 체격에 브랜드 로고가 없는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차갑고 위엄이 있어 어두운 밤에도 빛나는 것 같았다.

그는 구석에서 무자비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온다연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빛이 너무 어두워 여자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낮은 울음소리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남자의 기억 속 목소리와 다소 비슷했다.

남자는 차갑고 무심한 눈빛에 감정의 기운이 일렁이며 실눈을 뜨고 말했다.

“권아, 저놈들을 죽여버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모퉁이를 향해 달려갔고 술에 취한 남자들은 깜짝 놀랐다.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를 듣자 그들은 손동작을 멈추고 두 키 큰 남자에게 맞섰다.

“우리가 한창 즐기고 있는데 방해하다니, 감히 여기가 누구의 영역인지 알고 덤벼들어!”

온다연은 맞아서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그래도 그 남자의 얼굴을 잘 볼 수 있었다.

유강후!

놀랍게도 그 남자는 유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자 자신의 작은 삼촌인 유강후였다!

어둠 속에서 유강후의 차가운 눈동자는 마치 맹수가 피에 굶주린 채 먹잇감을 노려보는 것처럼 분노로 물들어 온다연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온다연은 생각이 몇 초 동안 멈췄고 가슴 속에서 깊은 공포가 솟구쳤다.

이때 온다연은 술 취한 남자들의 손에서 벗어나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바닥에 놓인 가방을 들고 일어나 골목 깊숙한 곳을 향해 재빨리 달려갔다.

뒤에서는 격렬한 싸움 소리와 취한 남자들의 비명이 들렸지만 온다연은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마치 뒤에서 무서운 유령이 쫓아오는 것처럼 계속 앞으로 달렸다.

얼마나 달렸는지 온다연은 불빛이 환한 미식거리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따뜻하고 북적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온다연은 벽에 기대어 숨을 크게 헐떡였다.

‘유강후가 돌아왔어? 5년 동안 떠난다고 하지 않았나, 왜 3년 만에 돌아왔지? 조금 전에 설마 나를 본 건가? 불빛이 어두운 데다가 구석에 있었는데 알아보진 않았겠지?’

하지만 그렇게 차갑고 동정심이 없는 유강후가 어떻게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차에서 내렸을까?

온다연의 인상 속 유강후는 누군가가 그의 앞에서 죽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어떻게 자신을 구하려 했단 말인가?

온다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자신은 이미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이런 엉망진창인 모습을 유강후에게 보여줄 수 없다.

온다연은 일어서서 옷을 정돈하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앞으로 걸어갔다.

이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다연아, 내일 점심에 유씨 가문에 와서 밥 먹어. 네 작은 삼촌이 M 국에서 돌아왔으니 유씨네 식구들이 모두 올 거야.”

온다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수업이 있어서 못 가요.”

그러자 이모 심미진이 불쾌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후가 이번에 미래 그룹을 물려받기 위해 돌아온 거야. 이번에 유씨 가문 재산도 상속받을 텐데 강후의 말 한마디면 네 인생을 결정할 수 있어. 부잣집에 시집가는 것보다 나은 게 뭐가 있니?”

심미진의 바람은 상류 사회에 들어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20대 초반에 아내와 사별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유자성과 결혼하여 두 명의 십 대 자녀의 새엄마가 되었다.

게다가 심미진은 온다연을 상류층에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온다연은 살짝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모, 저 내일 진짜 못 가요!”

“다연아, 잘 들어. 너 내일 안 오면 내가 모레 네 엄마 무덤에 가서 울어버릴 테니 알아서 해!”

이렇게 말한 후 심미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온다연은 한숨을 쉬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월세방으로 돌아와서야 휴대폰이 음소거되어 있었던 것을 발견했다. 낯선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세 통 걸려 왔다.

잠시 고민하던 온다연은 결국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반대편에서 말했다.

“내 번호 몰라?”

더없이 익숙한 차가운 목소리였다.

바로 유강후였다.

온다연은 깜짝 놀랐다. 3년 전에 휴대폰 번호를 바꿨는데 유강후는 어떻게 이 번호를 알고 있는 것일까?

온다연은 다급히 자신을 진정시키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화 잘못 거신 것 같아요.”

그러고는 상대방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온다연은 밤새 불편해서 뒤척였다. 3년 전의 사건이 꿈에서 반복하며 나타났고 유강후의 굶주린 짐승 같은 붉은 눈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어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온다연은 짙은 다크서클을 한 채 일어났다.

휴대폰에는 이모가 보낸 수십 통의 문자 메시지가 가득했다. 온다연더러 예쁘게 입고 일찍 오라는 내용이었다.

온다연은 하늘색 원피스로 갈아입고 간단히 화장을 했다.

자신의 몸을 꼼꼼히 살펴보자 다리에 멍이 든 것 외에는 육안으로 보이는 상처는 없었다.

그제야 온다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점심 열한 시였다.

온다연은 경비실 앞에 서서 옷을 정돈했다.

버스가 너무 붐벼서 땀을 흘린 탓에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매우 불편했다.

하필 또 휴지를 가져오지 않아 할 수 없이 대문 앞에 서서 손으로 계속 부채질하며 땀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때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온다연의 앞에 천천히 멈췄다.

창문이 내려가고 차에서 손이 뻗어 나왔다. 손가락은 길고 가늘었고 검지의 은색 반지는 차가운 빛으로 빛났다.

손가락 끝에는 검은색 커버의 휴지가 한 뭉치 있었다.

깨끗하고 고상한 사람이 자비를 베푸는 듯한 느낌이었다.

온다연은 당황한 듯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다가 겨울밤의 별빛처럼 차가운 한 쌍의 검은 눈동자를 마주했다.

유강후다!

온다연의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

그 눈빛을 마주하자 온다연은 숨을 곳이 없다는 착각이 들었고 서둘러 휴지를 받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 고마워요.”

유강후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푸딩처럼 매력적인 그녀의 입술을 훑고는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순식간에 시간이 3년 전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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