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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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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8화
유소린이 의아해했다.“화야 씨, 음악 잘 모른다고 하지 않았어요? ‘백월광’은 또 어떻게 알아요?”주용화가 대답했다.“아까 오면서 차연지 씨가 이 곡을 치는 걸 들었어요. 아주 좋더라고요. 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면 어떤 느낌일지 듣고 싶었어요.”‘여름밤의 별’은 아주 귀한 악기로 유명했다.그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이 바이올린이 얼마나 특별한지 직접 들어보고 싶어 했다.예전에 차연지도 그 사실을 알고 같은 부탁을 한 적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주용화의 부탁을 이상하게 여기진 않았다.‘백월광’은 이번 음악회의 오프닝 곡으로 올릴 예정이었다.난도가 높지만 하지율이 직접 작곡한 곡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연습해 와서 하지율에게는 손에 익은 곡이었다.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요.”하지율이 ‘여름밤의 별’을 들어 올려 막 연주하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하지율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고지후였다.몇 초 뒤 하지율이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고지후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시간 돼? 병원으로 잠깐 와 줄 수 있어?”하지율은 어렴풋이 짐작했다.“납치 건으로 묻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고지후가 잠시 뜸을 들인 뒤 대답했다.“응.”하지율이 말했다.“알겠어. 곧 갈게.”전화를 끊은 하지율이 주용화에게 말했다.“잠깐 나갔다 와야 해요. 곡은 시간 될 때 다시 연주해 줄게요.”앞으로도 주용화는 여기서 계속 도울 예정이었고, 하지율의 연주를 들을 기회는 많았다.주용화는 조급해하지 않았다.“네, 먼저 다녀와요.”하지율이 막 나가려는데 유소린이 불렀다.“지율아, 같이 가 줄까?”방금 하지율의 말만으로도 대충 짐작이 갔다.이 시간에 고지후가 부르면, 좋은 일일 리 없었다.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아냐, 나 혼자 가도 돼.”유소린이 조금 걱정스러워했다.“근데...”“괜찮아. 어르신이 있으니 그 사람들은 나한테 함부로 하지 못할 거야.”그래, 하지율에게는 단종건도 있었다.유소린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알았어. 무슨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7화
차연지가 일어서며 말했다.“위층에 있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감사합니다.”차연지는 주용화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하지율과 유소린을 찾으러 갔다.위층으로 가는 길에, 차연지는 옆의 남자를 수시로 살폈다.이 남자의 외모는 연예계에 놓아도 손꼽힐 만큼 뛰어났다.다만...음악을 전공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겐 보통 사람과 다른 아티스트적 기운이 있는데, 주용화에게서는 그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하지율의 연습실 앞에 이르자, 안에서 바이올린 연주 소리가 흘러나왔다.하지율의 또 다른 자작곡 “별밤”이었다.하지율은 이 곡을 피날레로 올릴 예정이어서 이 곡을 자주 연습했다.차연지가 막 노크하려는데 옆의 주용화가 막았다.“지율 씨가 이 곡을 다 연주하도록 두세요, 저는 급하지 않아요.”차연지는 주용화를 한 번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별밤”과 “백월광”의 결은 조금 비슷했다. 고요하고 편안한 음악으로 마음을 씻어 주고 감정을 달래 주는 것 같았다.평소 다른 곡엔 흥미가 없던 주용화도 넋을 놓고 듣게 됐다.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율의 실력은 정말로 대단했다.임채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몇 배는 강했다.임채아가 질투로 일그러져서 하지율을 없애려 드는 게 이해가 될 정도였다.하지율은 주용화가 초대했었던 몇몇 바이올리니스트들보다도 더 뛰어났다.하지율의 수준은 임채아가 말하던 아마추어의 카피 따위가 아니었다.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그 수준 차이는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하지율의 연주를 듣는 건 그 자체로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연주가 서서히 끝나고 곡이 마무리됐다.주용화는 아직 그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분명 “백월광”말고는 다른 곡에 관심이 없었는데 말이다.차연지는 하지율의 연주가 끝난 것을 보고 노크한 뒤 방으로 들어갔다.“지율 씨, 여기서 일하러 오셨다는 분이 왔어요.”하지율과 유소린이 고개를 들어 보니 주용화가 와 있었다.유소린이 물었다.“화야 씨, 여기 있는 악기 중에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6화
주용화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저 부른 거예요?”장하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찌푸렸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이 남자는 지나치게 잘생겨 한 번 보면 잊기 어렵다.장하준은 주용화가 어제 유소린 일행과 함께 온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주용화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여긴 병원이잖아요. 당연히 진료받으러 왔어요.”장하준이 위아래로 훑으며 수상쩍다는 눈빛을 했다.“진료? 어디가 아파서? 설마 하지율 때문에 임채아 건드리러 온 건 아니지?”주용화가 나른하게 말했다.“모두가 장하준 씨처럼 그렇게 한가한 건 아니에요.” 말을 마친 주용화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장하준은 멀어지는 주용화의 뒷모습을 보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병실로 돌아오자 임채아는 멍투성이가 된 장하준을 보고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하준아, 눈이 왜 그래?”장하준은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었다.“아까 밥 사러 갔다가 미친놈 하나를 만났어. 내가 자기 여자 친구랑 바람났다나 뭐라나. 그렇게 욕을 퍼붓더니 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바로 주먹부터 갈기더라! 젠장, 참을 수 없어서 바로 쫓아갔지. 근데 그놈이 숨어 있다가 기습 공격해서 일부러 발 걸어 넘어뜨렸어. 난 그대로 나자빠졌고 그 자식은 그 틈에 도망쳤어.”장하준이 짜증스레 얼굴을 구기면서 얘기했다.“네 밥을 사지 않았더라면 당장 사람을 불러서 그 자식을 잡았을 거야.”사실 장하준이 반격도 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그리고 남자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 말하지 않은 게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그 비열한 놈이 급소를 걷어찼다는 것이었다.지금도 거기가 아파서 이를 꽉 깨물어야 했고 걷는 자세마저 불편했다.하지만 장하준은 당하고만 사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얼른 함우민에게 전화해 사람을 찾아 달라고 했다.임채아의 표정이 잠깐 굳었다. 방금 주용화가 장하준을 붙잡아 두었다고 했다.그럼 방금 일이 혹시 주용화 짓은 아닐까? 보통은 음료를 쏟거나 길을 묻거나 소매치기 같은 수법으로 붙잡아 둘 텐데. 주용화의 방식은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5화
임채아는 유세진이 납치 의뢰를 맡은 사람이라고만 여겼다.하지만 이제 보니 유세진은 주용화가 바꿔 넣은 사람이었다.그러니 주용화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고 하지율을 귀띔까지 해줬던 것이다.임채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그래도 전 하지율을 없애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용화 씨도 처음엔 그렇게 제안했잖아요? 왜 지금은 생각이 바뀐 거죠?”임채아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주용화를 바라봤다.“혹시… 하지율을 좋아하게 된 건 아니죠?”주용화는 미간을 살짝 올리더니 반문했다.“내가 왜 하지율을 좋아해?”임채아는 잠깐 말이 막혔지만 결국 사실대로 말했다.“왜냐하면… 하지율이 저보다 예쁘니까요.”주용화가 말했다.“너보다 예쁜 사람 많아. 그럼 다 좋아해야 해?”임채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주용화가 찾는 사람이 정말 임채아였다면 지금처럼 불안해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하지만…임채아는 애초에 주용화가 찾는 사람이 아니다.그래서 임채아는 더 조급하게 하지율을 죽이려고 했다.임채아가 화제를 바꿨다.“그리고 한 가지 더요. 유세진이 하지율에게 이번 납치가 저와 관련 있다고 얘기했어요. 그 사람 왜 그러는 거예요? 절 팔아넘기려고요?”주용화가 말했다.“내가 시킨 거야.”임채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드러냈다.“왜 그랬어요? 그러면 하지율이 절 의심하잖아요!”주용화가 임채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아무 말 안 하면 의심 안 할 거라고 생각해? 유세진이 고지후랑 원한이 있는데 왜 하필 전처한테 돈을 가져오라 했겠어? 게다가 고지후는 안 죽이고 전처를 죽인다? 목적이 뭔데? 고지후를 더 괴롭게 하려고? 정말 그렇게 전처와 사이가 좋았다면 왜 이혼했겠어? 아니면...”주용화가 잠시 멈칫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고윤택까지 같이 죽일 생각이었어?”임채아는 뭐라 말하려 입을 벌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임채아는 고윤택을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다.고윤택을 죽이면 고지후가 미쳐 유세진과 끝장을 보려 들 것이고 임채아에게 득 될 건 하나도 없고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4화
응급 구조를 거친 끝에 임채아는 생명 위협에서 벗어났다.고지후, 고윤택, 장하준 셋은 병원에서 꼬박 밤을 새웠다.그 뒤로 임채아를 살뜰히 챙기고 안부를 물으며 극진히 돌봤다.임채아는 점점 자신에게 차가워졌던 고지후와 고윤택의 태도가 예전처럼 돌아온 걸 발견했다.그것만으로도 임채아는 만족스러웠다.비록 이번 일로 하지율을 죽이지는 못했지만, 고지후와 고윤택의 마음을 다시 얻었으니 받아들일 만했다.장하준이 밥을 사러 나가고, 임채아는 침대에 기대 심심해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상처는 보기엔 흉했지만, 실제로는 심각하지 않았고 찰과상에 그쳤다.이 상처들은 공연 진행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였다.누군가 병실 문을 가볍게 노크했다.임채아는 밥을 사러 간 장하준이 돌아온 줄 알고 말했다.“하준아, 지후가 오늘 언제 오는지 얘기했...”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채아의 표정이 굳었다.“용화 씨... 여긴 무슨 일이에요?”주용화는 들고 온 꽃을 내려놓고 미소 지었다.“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내가 안 오면 어떡해. 당연히 와봐야지. 왜, 내가 안 반가워?”임채아는 억지로 웃었다.“그럴 리가 있겠어요? 다만… 이따가 하준이랑 지후가 와서 주용화 씨를 보면 의심할 수도 있어요.”임채아는 주용화가 이미 하지율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주용화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걱정하지 마. 장하준은 내 사람들이 붙잡아 놔서 당분간 못 돌아와. 고지후는 지금 계약 체결 현장에 있어서 당분간 안 올 거야. 아무도 몰라.”임채아는 잠시 멍해졌다.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흥건히 젖었다.아무도 말을 잇지 않았고, 공기는 썰렁해졌다.얼마나 지났을까. 임채아가 먼저 침묵을 깼다.“용화 씨, 유세진은 용화 씨 사람이에요?”주용화가 웃었다.“암시장은 다 내가 관리해. 거기서 벌어지는 모든 거래는 다 내 손바닥 안이야.” 임채아는 입술을 달싹였다. 이내 당황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차가운 기운만 남았다.“용화 씨, 왜 하지율을 죽이지 않았어요?”주용화가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53화
비록 고윤영은 남자에게 큰 관심이 없었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이끌림은 누구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화야도 고윤영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대화가 깊어지자 고윤영은 거의 화야를 절친처럼 여기게 됐다. 원래도 입이 가벼웠던 고윤영은 화야가 몇 마디만 물어봐도 가문 사정을 전부 다 털어놓았다.집안 이야기에서 시작해 오빠인 고지후 얘기, 하지율과 고윤택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한나절 만에 화야는 고씨 가문 사정을 훤히 알게 됐다. 마지막엔 고지후가 전화를 걸어 고윤택을 무사히 구해냈다고 알려주자 그제야 고윤영은 입을 다물었다.이윽고 화야는 고지후 비서의 안내로 병원에 왔고, 마침 유소린과 정기석을 만나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병원을 나설 때 하지율과 유소린은 뒷좌석에 앉았고, 정기석이 운전을 맡았으며 화야는 조수석에 탔다.유소린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지율아,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윤택이 데리고 다닐 때는 한 번도 납치된 적 없잖아. 이번엔 왜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긴 거야?”하지율이 지친 몸을 기대고 말했다.“이번 납치는 임채아가 꾸민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어.” 말이 떨어지자 모두 하지율을 쳐다보았다. 차 안의 공기마저 차갑게 얼어붙었다.유소린이 물었다.“증거는 있어?” 하지율이 고개를 저었다. “납치범의 태도를 보면 사실 인정한 거나 마찬가지야. 다만 말을 애매하게 돌려서 분명하게는 인정하지 않았지. 윤택이가 같이 듣긴 했지만 그 뜻까지는 못 알아들었을 거야.”유소린이 미간을 찌푸렸다.“임채아가 고지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윤택이를 납치했다는 거야? 정말 무모하네. 어르신 얘기 때문에 고지후가 자기를 의심한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나온 거야?” 하지율은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하지만 납치범이 들고 있던 총은 진짜였어... 난 임채아가 정말로 사람을 시켜 날 죽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유소린이 소스라치며 말했다.“설마? 평소엔 불쌍한 척이나 하는 불륜녀 주제에 살인 교사를 할 담이 있을까?”하지율이 말했다.“지금은 추측일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