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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作者: 복덩이
반하준이 ‘강민아’를 언급하자 강나현은 그와 재회했다는 기쁨마저 말끔히 사라졌다.

“하준 씨, 예전엔 나한테 이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강나현의 목소리에는 슬픈 감정이 더해졌다.

“밑에서 내 회사 직원들 다 보는데 내 아이를 임신했다고 헛소문을 냈잖아. 그런 너한테 내가 예의를 차려야 해?”

강나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거짓말 아니야. 정말 하준 씨 아이 임신했어!”

반하준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어지간히도 아픈가 보네.”

그는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네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널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 검사를 받으라고 할 거야. 정신이 나간 건지 아니면 죽을병이라도 걸렸는지. 병이 있으면 얼른 검사하고 치료해야지.”

강나현은 배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난 정말 하준 씨 아이를 임신했어!”

반하준이 언성을 높였다.

“난 너 건드린 적도 없어. 네가 성모 마리아처럼 수태라도 했단 말이야?”

분명 두 세걸음만 내디디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인데 강나현은 반하준과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한때 이 남자는 그녀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지내며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존재였지만 이젠 같은 공간에 있어도 하늘과 땅처럼 멀어져 있었다.

늘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너그럽게 봐주며 나지막이 말을 건네던 남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반하준은 극한의 분노에 다다른 사자처럼 언제든지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물어뜯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강나현은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

“병원에서 정자 동결했던 거 기억나?”

강나현이 멍한 눈빛과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반하준이 홱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강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하준 씨, 난 정말 하준 씨 아이 임신했어. 의사한테 하준 씨 정자로 인공수정 해달라고 했어.”

...

검은색 지프차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

“민아야!”

갑자기 누군가가 차 앞쪽으로 달려들며 강민아의 이름을 외쳤다.

육성민은 가속 페달을 밟으며 그대로 밀어붙였고 상대는 일부러 부딪히며 바닥에 쓰러졌다.

“성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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