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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Author: 진헤이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과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여자가 안타까웠다.

망막을 이혼 조건으로 내걸다니! 그건 빌려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이런 남자를 남편으로 맞은 유영이 안쓰러웠다.

그 시각, 강이한의 본가에서도 싸늘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오늘 아침, 진영숙은 유경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제 일로 사과하려고 전화한 건데, 전화를 받은 유경원의 모친은 돌려서 이 결혼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지음 이 나쁜 년이!”

굳이 이유를 묻지 않아도 한지음의 등장이 유경원 일가를 불쾌하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이혼도 하지 않은 강이한이 와이프와 불륜녀를 둘 다 데리고 가족 행사에 참석한 일은 가문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일이었다.

세강의 세력이 워낙 막강해서 어떻게든 그들과 연을 맺고 싶어하는 가문이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재벌가가 정략결혼을 중시한다지만 딸을 귀하게 키운 집안이라면 당연히 이런 가문에 딸을 시집 보내는 게 달가울 리가 없었다.

진영숙은 유경원의 가문이 마음에 들었다. 청하시에서 세강과 비등비등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고 유경원 본인의 조건도 재벌가 며느리가 되기에 완벽했다.

그런데 전에 했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됐어, 엄마. 화 풀어. 저쪽 집안도 너무하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강서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겉으로는 진영숙을 위로하는 척했다.

진영숙은 화가 치밀었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그쪽에서 잘못한 게 아니야. 다 그 한지음 때문이지!”

딸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면 유경원 모친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구라도 귀하게 키운 딸을 사생활이 문란한 남자에게 시집 보내기 싫을 것이다.

좋은 남편을 만나야 딸이 행복할 수 있다는 건 모든 엄마들이 아는 사실이었다.

아들인 강이한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그가 저지른 일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졌다.

“대체 한지음 걔를 왜 그렇게 신경 써주는 거야? 그래 봐야 비서실 직원이었을 뿐이잖아. 굳이 이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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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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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607화

    파리에서 보낸 그 시간 동안, 엔데스 명우만큼 권력에 대한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람은 없었다. 마치 원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고,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할 수 있다는 태도가 매 순간 배어 있었다. 그런데 권력과 지위에 그토록 집착하던 사람이, 막판에서 기꺼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엔데스 현우가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후 두 시. 지금 출발하면 목적지에 닿을 즈음 하늘이 이미 까맣게 어두워질 터였다. 이곳 겨울의 낮은 유난히 짧아서, 다섯 시쯤이면 온 세상이 순식간에 어두워진다.“가자.”엔데스 현우는 일단 몸을 일으켰다. 드디어 소은지의 단서를 손에 넣었으니,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소은지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다. 마음은 이미 산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지금은 아마 어려울 겁니다.”“왜?”“며칠째 폭설이 이어졌습니다. 도로가 전부 눈으로 덮였고, 제설 차량은 사흘 뒤에나 그 구간을 순회합니다.”이곳의 제설 계획은 빽빽하게 짜여 있었다. 제설 차량이 하루에도 수차례 움직이지만, 구역마다 순환 일정이 정해져 있었다. 소은지가 머무는 마을은 사흘 뒤 제설 작업이 진행된다. 지금 이동을 시도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였다. 산길만 30킬로미터가 넘고, 전 구간이 다 눈길이었다.엔데스 현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사흘은, 너무 길었다.“그렇게 오래 못 기다린다.”“그렇다면 내일로 맞추시는 게 낫습니다. 지금 당장 제설 차량을 섭외한다 해도, 도착하면 밤 열 시를 훌쩍 넘을 겁니다. 중간에 체증이라도 생기면 자정을 넘겨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그럼에도 엔데스 현우의 마음은 확고했다.“지금 당장 준비해.”이곳에 머문 시간은 이미 충분히 길었다. 이제야 어렵사리 잡은 실마리를 놓칠 수는 없었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라도, 가장 빠른 시각에 산을 넘어갈 생각이었다.권중호는 뭐라고 더 하고 싶었지만 이미 결심을 내린 엔데스 현우를 보면서 고개만 숙이고 서둘러 움직였다. 소은지를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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