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그러게 말이야.”큰고모가 말을 받으며 찻잔을 들어 느긋하게 한 모금 마시고 허서령을 흘겨봤다.“올 때마다 방에 들어가 누워서 대낮까지 자고, 남편 될 사람에게 따로 밥까지 해 달라고 하잖니. 역시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는 예절이 뭔지 몰라.”지태일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반듯하고 강인한 얼굴에는 미소가 한 점도 없이 마치 범죄자를 심문할 때처럼 엄숙하게 말했다.“큰고모, 제 동생은 원래 아내를 이렇게 아껴요. 고모부에게 사랑받아 본 적이 없으셔서 부러우신가 봐요?”큰고모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분노가 치밀어 찻잔을 탁 내려놓으며 쨍그랑 소리를 냈다.허서령은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지태일의 전투력이 제법 대단해 마음이 뭉클할 정도였다.허서령을 다시 볼 때, 지태일은 목소리를 순식간에 부드럽게 바꿨다.“서령아, 가서 점심 먹어.”지용식도 거들었다.“그래, 배고프지? 얼른 밥 먹으러 가거라.”“네.”허서령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부엌으로 향했다.뒤에서 지태일의 서늘한 경고가 들려왔다.“어른들께 말씀드립니다. 서령이는 제 동생이 목숨처럼 아끼는 사람이에요. 그렇다면 우리 가족 모두에게도 소중한 사람이니 말로 괴롭히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가족 모두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정말 맞붙으면 감당하지 못하실 거잖아요.”지로운이 입을 열었다.“태일아,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니야?”“사촌 형, 저도 형수님한테 몇 마디 빈정거리면 기분 좋겠어?”지로운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한나를 바라봤다.한나는 집안 배경 말고는 내세울 게 없었다.직업도 없이 집에서 부잣집 딸로 살며 부모에게 공주처럼 사랑받았다. 게으르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난히 좋아했다. 이 집안처럼 고위 간부가 많은 가문은 늘 행실을 낮추고 조용히 사는데, 한나는 온몸에 명품과 보석을 두르고 진한 화장을 해 촌스럽고 요란했다.외모도 뛰어나지 않고 몸매 관리도 하지 않아, 지로운은 함께 밖에 나가기도 창피하다고 생각했다.장인의 힘을
팔월 첫째 주 주말.할아버지 댁에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자, 지로운의 결혼식을 상의하는 날이었다.아침 일찍 일어난 허서령은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로 달려가 신물을 토했다.우울증이 발작하면 위가 아프고 구역질이 날 때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우울증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오늘은 할아버지 댁에 가는 날이었다. 가족 모임에서 증상이 나타나면 곤란했기에 우울증약을 먹고 집을 나섰다.약을 먹고 몇 시간 동안은 정신이 멍하고 반응도 둔해졌다.지강산은 그녀가 약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 계속 손을 잡은 채 곁에서 계속 보호하다가 할아버지 댁에 도착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쉬게 했다.방에 들어간 그녀는 다시 잠들었다.오는 내내 정신이 흐릿해 누구를 만났는지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희미하게 큰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서령이는 갈수록 예의가 없어지는구나. 사람을 만나고 인사조차 안 하니?”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오후 두 시였다.정신은 조금 맑아졌지만 큰어머니의 말이 여전히 귓가를 맴돌아 마음에 걸렸다.세수하다가 또 토했다. 아침에 먹은 것을 전부 게워 내고, 위가 텅 빈 뒤에도 신물이 올라오고 나서야 조금 편해졌다.거울 속 피곤한 자신을 보며 걱정이 밀려왔다.‘이미 우울증약을 먹었고 정신 상태도 크게 나쁘지 않은데 왜 또 토한 걸까?’그녀는 깊게 숨을 쉬고 단정히 차려입은 뒤 방을 나섰다.복도를 지나가자 거실 안에서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큰 거실에는 사람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지태일이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하고 부드럽게 말했다.“서령아, 일어났어? 강산이는 부엌에서 네 점심을 따로 만들어 주고 있어.”허서령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아주버님, 안녕하세요.”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그녀는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고개를 숙였지만, 목소리를 내어 따로 부른 사람은 지용식뿐이었다.“할아버님, 안녕하세요. 모두 안녕하세요.”거실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고모 둘의 가족들과 큰어머니네 가족까지 모두 와 있었다.지용식
지강산은 휴대전화로 형에게 답장을 보내고, 그 여자에게 주말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일정을 잡았다.일을 처리한 뒤 지강산은 고개를 숙여 품속의 여자를 바라봤다. 허서령은 이미 그의 어깨에 기대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숨을 쉴 때마다 머리카락에서 은은한 향기가 스며들었다. 봄에 피어난 꽃술처럼 싱그러웠다. 잠든 얼굴은 고요하고 단아했으며 얌전하고 가여울 만큼 사랑스러웠다. 가느다란 몸이 허벅지 위에 앉아 있는데도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잠들다니.’평소에는 이렇게 쉽게 잠들지 못했다.‘탄수화물을 먹고 식곤증이 온 걸까?’이유가 무엇이든 오래 잘 수 있다면 좋은 일이었다.지강산은 휴대전화를 살며시 내려놓았다. 한 손을 그녀의 두 다리 아래로 넣고 다른 팔로 등을 받쳐 천천히 안아 들었다. 그리고 침대로 향했다.그는 혹시라도 잠에서 깰까 봐 최대한 조심스럽고 가볍게 움직였다. 침대 가장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올리고 그녀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모든 행동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드러움을 담았다.깊이 잠든 허서령은 베개에 머리가 닿자 흐릿하게 몸을 조금 움직였다.지강산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녀가 다시 편안하게 잠든 것을 확인한 뒤 이불을 끌어 올려 덮어 주고, 에어컨 온도를 그녀가 좋아하는 이십칠 도로 맞췄다.그는 떠나지 않고 천천히 옆으로 누워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친 채 말없이 깊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손가락은 예쁜 얼굴을 만지고 싶어 꿈틀거렸지만 차마 손대지 못했다. 잠이 얕아 깰까 봐 두려웠다.시선은 얼굴의 윤곽을 조금씩 훑었다. 눈썹과 눈매는 그림 같고, 얼굴은 옥처럼 부드러웠다. 온화하고 고요한 아름다움이었다.마음은 서서히 깊이 빠져들었다. 문득 지금의 행복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수많은 밤낮 동안 혼이 빠질 만큼 그리워했던 여자가 정말 내 사람이 된 걸까?’미칠 듯 그리워하고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던 날들이 바로 얼마 전인 것 같았다.목숨도 아끼지 않고 술을 마셔
허서령은 쏟아지는 칭찬에 어쩔 줄 몰라 얼굴까지 달아올랐다.“그 정도는 아니에요.”어려서부터 칭찬보다 억압과 깎아내림 속에서 자란 그녀는 이렇게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가족 분위기에 오히려 적응하지 못했다. 마음은 구름 위로 떠 오르는 듯했고 입꼬리는 아무리 눌러도 내려가지 않았다.점심 식사 후, 지상훈과 하선희는 집으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허서령 앞에서 그녀의 병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충분한 사생활을 존중해 주고 심리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다.지강산도 출근하지 않고 서재에서 일을 처리했다.허서령은 사과 하나를 깎아 잘게 자른 뒤 접시에 담아 지강산의 책상으로 가져갔다. 접시를 내려놓으니 그가 휴대전화를 진지하게 보고 있었다.그녀는 다가가 자연스럽게 그의 허벅지 위에 앉아 가슴에 기대며 고개를 돌려 화면을 엿봤다.지강산은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 안고 향긋한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 눈은 여전히 화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뭘 보고 있어요?”허서령이 궁금한 듯 화면을 바라봤다.“지원서.”“네? 무슨 지원서요?”“네 보조원을 구하고 있어. 일을 도와주면서 언제 어디서든 널 보호할 수 있는 사람으로.”‘아침에 보조원 이야기를 꺼냈는데 점심이 되기도 전에 지원자가 생기다니?’허서령은 몸을 돌려 그의 목을 끌어안고 시야를 가렸다.“행동력이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지강산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두 손으로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네 안전과 관련된 일이니 한순간도 미룰 수 없어.”“월급은 얼마나 줄 생각이에요?”“한 달에 6백만 원쯤.”“인혜한테 맡기면 안 돼요?”지강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농담하지 마. 네가 심인혜 씨와 같이 있으면 오히려 네가 인혜 씨를 돌봐야 하잖아. 결혼 문제까지 처리해 줘야 하고. 적합하지 않아. 싸움을 잘하고 무술이나 격투기를 배운 여자가 좋겠어.”“어디에 채용 공고를 냈는데요?”“형한테 부탁했어. 그쪽 업계에서 퇴직했거나 전
허서령의 심장이 꽉 조여오며, 커다란 손에 움켜쥔 듯 몸이 굳었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지상훈을 바라보며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했다.‘지강산의 아버지가 나에게 사과하다니?’지위가 높은 어른이, 다른 사람에게는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일로 자신에게 사과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어릴 때 어머니에게 반쯤 죽도록 맞았어도 마지막에는 말 한마디로 끝났다.“다 너 잘되라고 그런 건데 왜 이렇게 철이 없니?”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억울하게 몰아붙였든, 남동생을 편애했든,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침묵으로 얼버무리거나 중간에서 적당히 덮었다. 그녀의 감정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그 사과는 천근의 무게로 마음속 저울 위에 내려앉아, 오래전부터 한쪽으로 기울어 있던 저울을 똑바로 세워 주는 것 같았다.목구멍이 갑자기 뜨겁게 메었다. 눈가가 젖었지만 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어요. 아버님께서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지상훈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래도 사과는 해야지. 그러니 나를 용서하는지 아닌지만 말해 다오.”하선희는 자애롭게 허서령을 바라봤고, 지상훈은 기대하며 답을 기다렸다.지강산은 새우를 한 마리 집어 아버지를 따라 껍질을 벗겨 작은 그릇에 담고는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손을 움직이면서 대화를 진지하게 들었다.허서령은 미소를 더는 유지할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입술을 꾹 깨물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지상훈이 당부했다.“그럼 강산이랑 잘 지내거라.”“네.”허서령은 말을 잇지 못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을 참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밥 먹자.”지상훈은 젓가락을 길게 뻗어 부드러운 생선 뱃살을 그녀의 그릇에 놓았다.“생선은 뱃살이 제일 연하니 많이 먹어.”“네.”허서령은 고개를 아주 깊이 숙였다.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에 가득 고였다. 떨리는 손으로 생선 살을 집어 입에 넣었지만, 목이 뜨겁게 메어 좀처럼 삼키기 어려웠다.마음속
지상훈은 침묵한 채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강산아, 연애 관계가 승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서령이와 아이를 하나 낳는 건 어떠냐?”지강산은 잠시 굳은 채 어두운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마음이 가라앉았다.‘나라고 원하지 않겠어?’허서령과 자신을 닮은 아이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모른다. 꿈에서조차 아이를 원했다.지강산도 아이를 좋아했고 허서령도 아이를 좋아했다.“한 가지 더 솔직하게 말할 일이 있다.”지상훈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조금 묻어 있었다.“그때 서령이가 소준혁과 혼인신고를 하려 했던 건 내가 그렇게 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야. 제산시를 떠나든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네가 마음을 접게 하라고 했지.”지강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어금니를 악문 채 감정을 억눌렀다. 꽉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어쩐지 그녀의 병이 갈수록 심해졌다. 거의 모든 사람이 압박하며 원하지 않는 선택을 강요했다.허서령은 다른 사람을 실망하게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거절할 수 있었겠는가?지상훈이 말을 이었다.“그 아이가 그렇게 심각한 병을 앓는 줄은 몰랐다. 제산시를 떠나면 살아갈 수 없을 거로 생각해서 네 친구와 결혼하려 한 모양이야. 적어도 네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으니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겠지. 그 일은 내가 정말 잘못했다. 너한테 사과해야 해. 미안하다, 아들아. 네가 교통사고를 당한 데는 내 책임이 크다.”그 말을 들은 지강산은 얼굴을 감싼 채 허리를 숙이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마음 위에 무거운 돌이 얹힌 듯 답답했다.지상훈은 몸을 앞으로 숙여 아들의 어깨를 토닥였다.“아버지도 그땐 어리석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다오.”지강산은 손을 내리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무력하게 아버지를 바라봤다.“아버지, 다시는 그러지 않으실 수 있죠?”“다시는 안 한다.”지상훈도 아들을 잃을 뻔한 일이 두려웠다. 감히 또 함부로 개입할 수 없었다.“아버지, 부탁 하나만 드릴게요.”“무슨 부탁?”지강
공기가 얼어붙은 것처럼 정적이 내려앉았다.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고 세상의 색채가 빛을 잃어가는 가운데 오직 지강산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연한 블루 반팔 셔츠에 블랙 바지 차림의 지강산이 청량하면서도 멋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평범한 출근룩이었음에도 조각 같은 이목구비, 탄탄한 몸매와 훤칠한 키 덕분에 우아하고 기품이 흘러넘쳤다.그가 깊고 어두운 눈으로 빤히 쳐다보자 허서령은 저도 모르게 긴장감에 휩싸였다.소유하가 슬리퍼를 가져와 지강산의 앞에 놓으며 살갑게 굴었다.“오빠, 신발 갈아 신어.”하지만 지강산은 아무 반응
다음 날.업무를 마친 허서령이 휴대폰을 들어 심인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인혜야, 깼어?][어, 깼어.][시욱 씨랑은 어떻게 됐어?][얘기 잘 끝냈어. 시욱 씨가 양보하기로 해서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해.][미안해서 어떡하지? 지금 손에 엄청 중요한 사건이 하나 있거든. 다음 달에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들러리 못 서줄 것 같은데... 이번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양쪽의 비주얼 담당 두 사람이 다 못 온다고? 둘이 짰어?][그게 무슨 소리야?][지강산 씨도 일이 생겨서 못 온대.]지강산 역시 허서령을 만나고
허서령은 진심으로 겁이 났다.지난번 사람들이 북적이는 호텔에서도 허서령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지강산이었다.지금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아파트 복도에 인적도 끊겼다. 지강산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산 씨도 여기에 올 줄은 몰랐어요.”허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현관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세였다.“강산 씨 눈앞에 일부러 나타난 게 아니에요.”지강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말없이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걸어가더니 피우던 담배를 비벼 꺼서 던져 넣었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