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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Author: 꼬미 요괴
메시지를 다 보낸 허서령은 휴대전화를 침대 위로 던졌다.

누워서 잠시 진정하고 나니 갑자기 너무 충동적으로 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보낸 메시지들은 지나치게 유치했고, 자신이 아직 미련이 남았다는 것도 너무 드러냈다. 지강산을 대놓고 나쁜 인간이라고 욕한 것도 조금 심한 것 같았다.

사실 그녀는 여전히 이 관계를 되돌리고 싶었다. 그러니 그의 가족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부모님 집에 와서 지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허서령은 얼른 몸을 일으켜 휴대전화를 들고 대화창을 열었다. 방금 보낸 메시지들을 취소하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취소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

지강산도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날 밤 허서령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이 한참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지만 계속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허서령은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갑자기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몸 위로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했다. 허서령은 무서워 온몸을 떨며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아무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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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2화

    허서령은 가슴이 꽉 조여 왔다. 무거운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눈이 순식간에 붉어진 허서령은 화가 나 돌아서 지강산을 바라봤다.“강산 씨, 혹시 심채린을 좋아하게 된 거예요?”“다른 여자 없어.”지강산은 고개를 숙인 채 유난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 주는 게 네가 바라던 거 아니야?”허서령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억지로 침착한 척 비웃었다.“강산 씨 제 속마음이라도 들여다봤어요? 제가 뭘 원하는지 어떻게 알아요?”지강산은 고개를 돌려 눈물이 가득 고인 허서령의 눈을 바라보며 안도하면서도 씁쓸한 미소를 떠올렸다.“네가 보낸 메시지들이랑 지금도 떠나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네가 정말 힘들어 보이는 모습 때문에 자꾸 착각하게 돼. 네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처럼.”허서령은 더 숨기지 않았다.“맞아요. 저 헤어지기 싫어요.”“나랑 사귀면서 다른 결혼 상대를 찾으려는 거야?”“강산 씨는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군요.”허서령은 가슴이 계속 아팠다. 눈물을 꾹 참으며 거의 무너질 듯한 마음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제가 언제 그런 짓을 했는데요? 제가 남아 있는 기억 속에 있는 남자는 강산 씨 하나뿐이에요. 대체 누구를 두고 누구를 찾았다는 거예요?”지강산은 두 손을 꽉 맞잡아 주먹처럼 말아 쥐었다. 겉으로는 차분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계속 아려 와 잠긴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너 서른 살에는 결혼하고 싶다고 했잖아.”“결혼이요?”허서령이 힘없이 비웃었다. 소파에 기댄 채 고개를 숙이고 품에 안은 쿠션을 바라봤다. 마음은 쓰라렸고, 눈가에 맺힌 눈물이 소리 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이렇게 헤어질 지경까지 왔는데 무슨 결혼을 말하겠어. 강산 씨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너무 크게 믿었던 내가 바보지.’이제는 헤어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니 결혼까지 바랄 엄두가 나지 않았다.“안 할래요.”허서령은 고개를 돌려 뒤통수를 지강산에게 보이고, 한 손으로 뺨을 받치며 몰래 차가운 눈물을 닦았다.그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1화

    분위기가 무겁고 답답했다. 허서령은 지강산이 자신을 내보내려고 온 것 같아 마주하기 싫었다. 그래서 담요를 걷고 두 발을 바닥에 내리며 신발을 신으면서 지은영에게 말했다.“은영아, 나 먼저 방에 갈게. 너 혼자 해.”“왜 가요.”지은영은 얼른 새언니의 허벅지를 손으로 눌렀다. 그리고 귀에 가까이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둘째 오빠가 누가 봐도 새언니 보러 온 건데 방으로 숨으면 어떡해요?”그렇다면 더 만나고 싶지 않았다.지강산이 자신을 찾은 이유는 아마 헤어지는 문제를 확실히 정리하려는 것일 터였다.결혼한 사이도 아니니 한쪽이 끝내겠다고 마음먹으면 관계는 끝날 수 있었다.허서령은 지은영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핑계를 댔다.“좀 피곤해서 방에서 잠깐 자려고.”지은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허서령은 복슬복슬한 슬리퍼를 신고 일어나 지강산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은 채 곧장 방으로 걸어갔다.지은영은 허서령을 한번 보고 다시 지강산을 바라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제야 둘째 오빠의 깊은 시선이 줄곧 허서령에게 붙어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숨길 수 없을 만큼 애틋한 눈빛이었고 얼굴빛도 어두웠다.지은영은 게임도 그만두고 휴대전화를 던져 놓은 뒤 허리를 펴고 앉아 심각하게 따졌다.“둘째 오빠, 이제 거짓말하지 마. 새언니를 아직도 엄청 사랑하는 거 다 보여. 눈빛은 속일 수 없거든. 대체 왜 헤어지자고 한 거야?”지강산은 시선을 거두고 지은영을 바라보며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며칠 동안 괜찮았어?”“안 괜찮았어. 밥도 안 먹고 물도 잘 안 마시고, 웃지도 않아. 새언니 살 빠진 거 안 보여?”지은영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지강산은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왜 기분이 안 좋은 건데?”지은영은 화가 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등 뒤에 있던 쿠션을 집어 지강산에게 던졌다.“그걸 몰라? 차였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아!”지강산은 날아오는 쿠션을 빠르게 받아냈다.지은영은 화난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50화

    셋째 날과 넷째 날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지은영이 곁에서 함께해 준 덕분에 기분도 조금씩 나아졌고, 지강산이 헤어지자고 한 일을 자꾸 떠올리지도 않게 됐다.그렇게 닷새째가 되던 날, 지강산이 찾아왔다.토요일 점심이었다. 밖에는 큰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집 안은 따뜻했다.허서령은 거실에서 지은영과 배틀로얄 게임을 하고 있었다.지은영이 막 가르쳐 준 게임이었다. 지은영은 허서령이 책을 보겠다는 것도 막으며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사람이 오히려 바보가 된다느니, 가끔 게임도 하면서 기분을 풀고 스트레스도 내려놔야 행복해진다느니 잔뜩 떠들었다.이런 게임은 금방 배울 수 있었다. 별로 어려울 것도 없었다.허서령은 게임 속 전투에 집중했다. 어디를 가든 지은영 뒤를 바짝 따라다녔다. 지은영이 앞에서 적을 잡으면 그녀는 뒤에서 장비를 주워 먹으며 최대한 숨어 살아남았다.거실에 발소리가 들렸을 때도 허서령과 지은영은 고개 한번 들지 않았다.주말이니 아버지가 집에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둘 다 지상훈이라고 생각했다.넓은 거실에는 길이가 다른 소파 세 개가 테이블을 둘러싸고 놓여 있었다.허서령과 지은영은 긴 소파에 다리를 접고 나란히 앉아 있었다. 하체에는 담요 하나를 같이 덮고 고개를 숙인 채 게임에 집중했다.맞은편 소파에 누군가 앉아도 둘은 고개를 들 여유가 없었다.지은영이 갑자기 외쳤다.“새언니, 그만 주워요! 장비는 충분해요. 자기장 온다. 빨리 뛰어요...”허서령은 급히 손가락을 움직이다 앞을 가리는 긴 머리가 거슬려 손으로 귀 뒤로 넘겼다.그때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허서령이 작은 목소리로 외쳤다.“은영아, 나 맞았어. 빨리 살려 줘.”“나무 뒤로 기어가요. 빨리.”지은영은 소리치면서 연막탄을 던졌다.탕, 탕. 총성이 두 번 더 울렸다.허서령은 화가 나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나 죽었어. 내 장비 챙겨서 빨리 도망가.”근처에 저격수가 숨어 있어 지은영은 극도로 긴장한 채 화면만 뚫어져라 봤다.허서령은 오히려 게임에서 손을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49화

    메시지를 다 보낸 허서령은 휴대전화를 침대 위로 던졌다.누워서 잠시 진정하고 나니 갑자기 너무 충동적으로 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보낸 메시지들은 지나치게 유치했고, 자신이 아직 미련이 남았다는 것도 너무 드러냈다. 지강산을 대놓고 나쁜 인간이라고 욕한 것도 조금 심한 것 같았다.사실 그녀는 여전히 이 관계를 되돌리고 싶었다. 그러니 그의 가족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부모님 집에 와서 지내지도 않았을 것이다.허서령은 얼른 몸을 일으켜 휴대전화를 들고 대화창을 열었다. 방금 보낸 메시지들을 취소하려 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취소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았다.지강산도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그날 밤 허서령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벽이 한참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지만 계속 악몽에 시달렸다.꿈속에서 허서령은 울고 있었다. 왜 우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갑자기 커다란 개 한 마리가 몸 위로 달려들어 물어뜯기 시작했다. 허서령은 무서워 온몸을 떨며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아무도 구해 주지 않았고, 그녀는 무력하게 소리쳤다.그때 갑자기 지강산이 나타났다. 나무막대기를 들고 개를 세게 후려쳐 날려 버린 뒤 달려가 움직이지 못할 만큼 계속 때렸다. 개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졌다.지강산은 막대기를 버리고 그녀에게 달려와 품에 끌어안았다.허서령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구명줄을 잡은 사람처럼 지강산의 품으로 파고들며 울었다.지강산이 그녀를 꽉 안고 말했다.“무서워하지 마. 서령아, 내가 있잖아.”허서령은 울면서 애원했다.“강산 씨, 우리 헤어지지 않으면 안 돼요?”지강산은 갑자기 그녀를 밀어냈다.“안 돼.”허서령은 뒤로 넘어지며 갑자기 잠에서 깼다. 그녀는 젖은 눈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방금 꾼 무서운 악몽 때문에 몸은 여전히 떨렸고 가슴도 은근히 아팠다.눈은 그쳤지만 날씨는 더 추워졌다.허서령은 일어나 씻었다. 얼굴빛이 좋지 않아 옅게 화장을 하고 두꺼운 옷을 입은 후외투와 가방을 들고 방을 나섰다.지상훈과 하선희가 아침을 먹고 있었다.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48화

    허서령은 차창에 기대 작게 입김을 불어 하얗게 김을 만들었다. 손끝으로 그 위에 ‘강산’이라는 이름의 첫 글자를 천천히 썼다. 차가운 감촉은 손끝에서 마음으로 스며들며 은근히 아팠다. 마지막 획을 다 쓰기도 전에 글자가 물기를 따라 흘러내려 흐릿해지고 사라졌다.그녀는 창밖의 눈을 조용히 바라봤다. 참 부드럽게 내리는 눈이었다.그런데 지강산은 이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수술 후 깨어난 뒤 지금까지 고작 한 달 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왜 이렇게까지 그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억은 막혀 있는데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심장 가장 깊은 곳에, 뼛속에, 핏속에 이미 새겨져 있는 것 같았다.지워지지도, 떼어낼 수도 없었다. 지강산에게 깊이 빠져 있었다.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다.하선희와 지은영이 그녀를 방까지 데려다줬다.지은영이 그녀의 팔을 끼며 말했다.“새언니, 오늘 밤 제가 같이 자 줄까요?”허서령은 애써 괜찮은 척 뻣뻣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 은영아, 그런데 오늘은 혼자 조용히 자고 싶어.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하선희가 말했다.“서령아, 걱정하지 마. 그 녀석이 정말 끝까지 너랑 헤어지겠다고 하면 엄마가 널 딸로 삼을게. 여기는 언제까지나 네 집이야.”지은영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엄마 말이 맞아요. 우린 영원히 새언니 가족이에요. 둘째 오빠가 새언니 싫다고 하면 우리는 새언니 좋아하면 되죠. 제 언니 하고, 우리 엄마 딸 하면 돼요.”허서령의 눈에는 다시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정말 고마워서 오히려 조금 덜 슬픈 것 같았다.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기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어머님. 은영아, 너도 고마워.”“너무 생각하지 말고 일찍 자.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엄마 찾아와.”하선희가 허서령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지은영도 거들었다.“나한테 와도 돼. 내 방 바로 옆이야.”허서령은 목이 뜨겁게 메는 걸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선희는 지은영과 함께 방을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47화

    허서령은 이미 지씨 집안에서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그 말을 들은 지태일은 벌떡 일어나 지강산의 앞으로 가, 옷깃을 움켜쥐고 일으켜 세운 뒤 차가운 눈으로 노려보며 한마디씩 내뱉었다.“안 좋아한다는 게 무슨 소리야? 서령이는 결혼도, 명분도 바라지 않고 몇천 킬로미터 떨어진 제산시까지 널 따라왔어. 네 아이를 가졌다가 유산하고, 우울증까지 겪고 수술도 했어. 이제 기억마저 잃었는데 네가 한마디로 안 좋아한다고 버려? 지금 당장 말 바꿔서 다시 해. 안 그러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지강산은 씁쓸하게 웃었다.“형, 때리고 싶으면 때려. 나도 안 막을게.”지태일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등에 핏줄이 불거질 정도였지만, 동생의 붉어진 눈 안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맺힌 눈물도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하선희는 놀라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지태일의 팔을 붙잡았다.“태일아, 흥분하지 마. 네 동생한테 분명 무슨 사정이 있거나 오해가 있는 거야. 일단 다들 진정하고 말로 풀자.”지은영도 큰오빠의 주먹이 무서워 달려가 다른 팔을 잡았다.“큰오빠, 진짜 한 대 치면 둘째 오빠 얼굴 망가질 수도 있어. 참아. 저 잘생긴 얼굴 망가지면 너무 아깝잖아.”지태일은 화를 누르며 지강산의 옷깃을 놓았다. 그리고 돌아서 허서령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서령아, 여기 있지 마. 방에 가서 옷 몇 벌 챙겨. 우리 집으로 가자. 얘가 널 싫다고 하면 내가 널 내 동생으로 생각할게.”남편 말에 맞춰 정윤슬도 바로 일어나 진지하게 말했다.“맞아요, 서령 언니. 우리 집으로 와요. 집도 넓어서 여기보다 불편할 거 하나도 없어요.”하선희는 얼른 말을 막았다.“아니, 아니야. 왜 너희 집에 신세를 져. 서령이는 우리랑 같이 가면 돼. 우리 집에서 살자.”지은영은 더 적극적이었다.“제가 새언니 옷 챙겨 올게요. 지금 바로 가요.”지강산은 그 자리에 서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깊은 눈은 흐트러진 검은 물처럼 모든 빛을 잃어 갔다. 시선도 점점 초점을 잃고 마지막으로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5화

    허서령은 진심으로 겁이 났다.지난번 사람들이 북적이는 호텔에서도 허서령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지강산이었다.지금은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인 데다가 아파트 복도에 인적도 끊겼다. 지강산이 또 무슨 짓을 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산 씨도 여기에 올 줄은 몰랐어요.”허서령이 떨리는 목소리로 현관문에 몸을 바짝 붙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리며 살려달라고 소리칠 기세였다.“강산 씨 눈앞에 일부러 나타난 게 아니에요.”지강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말없이 구석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걸어가더니 피우던 담배를 비벼 꺼서 던져 넣었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4화

    병원 안.허서령이 수납을 마치고 영수증을 챙겨 병원을 나섰다. 그때 진성호가 뒤쫓아와 허서령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지난번에 내가 얘기했던 거 생각해 봤어?”허서령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진성호의 손을 뿌리치며 째려봤다.“미친놈.”진성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지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다.“허서령, 나한테 시집오면 배상금 1억 6천만 원을 주지 않아도 돼. 우리 아버지 병원비도 낼 필요 없고. 게다가 너의 엄마가 원하는 대로 은행에서 1억 원 대출받아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3화

    지강산이 몸부림치는 허서령의 손목을 잡고 머리 위 벽에 고정시킨 뒤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키스를 퍼부었다.참아왔던 눈물이 허서령의 감긴 눈꺼풀 사이로 속절없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지강산은 멈출 기색이 전혀 없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허서령이 그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윽.”날카로운 통증에 지강산이 입술을 뗐다.허서령이 기억하는 지강산은 언제나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이토록 사납게 구는 건 분명 그녀를 뼛속 깊이 증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생각에 허서령은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지강

  • 5년 만의 재회, 그의 폭주   제2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지강산이 앞에 놓인 술잔을 들더니 단숨에 비워냈다.뽑은 벌칙 대신 술을 택했다. 그 누구와도 키스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이었다.주변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유하가 티슈를 던지면서 씩씩거렸다.“재미없어, 정말. 뭐가 부끄럽다고 그래?”지강산이 한숨을 무겁게 내뱉으며 술기운을 눌러 내렸다.게임이 계속되었다. 술병이 여러 번 돌고 돌아 마침내 허서령의 차례가 왔다. 그녀는 벌칙이 지나칠까 봐 두렵기도 했고 술을 이길 자신도 없었다.“진실을 말하는 걸 선택할게요.”그러자 소유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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