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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Penulis: 애니
남유환이 민도하에게 술을 마실지 물었다.

민도하는 물을 달라고 했다.

남유환은 자신의 잔에다 위스키를 따랐다. 손에 잔을 쥔 채 느긋하게 흔들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방금 밖에서 강서이 봤어. 친구랑 같이 있더라. 칵테일 한 잔씩 보냈지.”

서태우의 손이 멈췄다. 머릿속에 방금 들었던 말이 연결됐다.

“아까 걔들이 말한 그 ‘끝내주는 여자 둘’이 강서이랑 친구였다는 거야?”

“아마도.”

서태우는 더 말하지 않았다.

민도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물 한 잔을 마신 뒤 전화를 받으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한쪽에서 한지수는 화장실에 다녀왔다. 돌아온 그녀의 표정은 몹시 좋지 않았다.

강서이가 물었다.

“왜 그래?”

“민도하 봤어.”

한지수는 숨기지 않았다.

강서이는 피식 웃었다. 아무 일도 아닌 사람처럼 한지수를 달랬다.

“봤으면 본 거지.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우리 기분 망치지 말자.”

“내가 화가 나서 그래.”

한지수는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강서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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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8화

    바깥에서 무슨 말이 돌든 두 사람의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민도하가 노아리를 얼마나 아끼는지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은 노아리를 함부로 볼 수가 없었다.동시에 불길하다는 소문도 자연스럽게 힘을 잃을 수 있었다.남유환과 서태우 역시 기업인협회 정기총회 초청 명단에 들어 있었다.민도하와 노아리가 도착하자, 서태우가 손을 흔들며 아는 척했다.옆에 있던 남유환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인 뒤 다시 서태우와 이야기를 이어 갔다.최근 남명그룹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남유환도 자율주행차 출시 성과를 인정받아서 그룹 이사회에 정식으로 합류했다.일도 지위도 모두 순조롭게 풀리는 시기였다.노아리는 남유환에게도 인사를 건네면서, 관계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들 생각으로 민도하와 함께 다가갔다.그런데 가까이 가자마자 남유환이 서태우에게 묻는 말이 들렸다. “강서이 대표도 와?”남유환은 원래 외지 공장에서 생산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었다. 기업인협회 정기총회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일정을 조정해서 돌아온 참이었다.누가 봐도 강서이를 보러 온 것이었다.그저 얼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따로 대화를 나누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같은 공간에 있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서태우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남유환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강서이 대표가 네 상사 아니야? 넌 상사한테 관심이 그렇게 없냐?”서태우는 잠깐 말이 없다가 툭 내뱉었다. “나한테는 상사보다 학생부장 선생님에 가까워. 학생이 학생부장 선생님 보고 싶어 하는 거 봤냐?”남유환은 할 말을 잃었다.가만히 생각해 보니 틀린 비유도 아니었다.서태우는 차마 말하지 않았다. 사실 강서이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게 아니라 마주칠까 봐 피해 다니는 중이었다.강서이는 워낙 엄격했다. 조송메디컬 이사회에 들어온 뒤 회사 전반을 싹 정비했다.대충 일하면서 버티던 서태우에게는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올려 보낸 업무자료나 보고서는 매번 강서이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7화

    기업인협회 정기총회를 사흘 앞두고, 민두해의 비서가 초청 명단을 그로스캐피탈로 가져와서 강서이에게 확인을 부탁했다.명단에서 익숙한 이름 하나를 발견했지만, 강서이는 오래 시선을 두지 않고 그대로 끝까지 훑었다.비서가 설명했다. “우선 공식 초청 명단입니다. 동반 참석자 명단은 조금 늦게 정리될 예정입니다.”같은 시각 민도하도 노아리에게 기업인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노아리는 곧바로 관심을 보였다.명단을 보니 초청받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들이었다.그만큼 새로운 인맥과 기회가 넘쳐나는 자리라는 뜻이었다.노아리는 민도하에게 자신도 함께 가고 싶다고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고 있었다.그때 민도하가 먼저 말했다.“오후에 오로라 브라이덜앤뷰티 가 봐. 마음에 드는 드레스 하나 골라.”노아리의 마음이 단번에 들떴다. 민도하를 바라보는 눈빛도 부드럽게 녹아내렸다.무슨 일이 생기든, 바깥에서 어떤 소문이 돌든.민도하는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의 편에 서 있었다.며칠 동안 쌓였던 압박감도 민도하의 확고한 태도 앞에서는 금세 사라졌다.이런 확실한 편애는 강서이가 7년 동안 애를 써도 한 번도 얻지 못했던 것이었다.그러니 강서이는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었다.노아리가 굳이 신경을 쓸 상대도 아니었다.노아리가 들뜬 마음으로 오로라 브라이덜앤뷰티에 드레스를 고르러 간 무렵, 강서이에게 두 번째 명단이 도착했다.동반 참석자 명단에서 노아리의 이름을 발견했지만 강서이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명단을 모두 확인한 뒤, 한지수에게 영상통화를 걸어서 드레스를 고르는 걸 도와 달라고 했다.중요한 행사에 참석한다는 말을 들은 한지수는 자신 있게 가슴을 두드렸다. 사람들 시선을 싹 쓸어올 드레스를 골라 주겠다고 장담했다.“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어. 나는 민 회장님 대신 참석하는 거라 너무 튀면 안 돼.”[그럼 조용하게 고급스러운 쪽으로 가자.]한지수는 원래 감각이 좋았다. 그래서 강서이는 의상 선택만큼은 전혀 걱정하지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6화

    이예수의 말을 들은 노아리는 곧바로 핸드폰으로 국내 최대 포털을 열었다. 메인 화면에서 이예수가 말한 기자회견 영상을 단번에 찾을 수 있었다.영상을 누르자 가장 먼저 들린 건 장재영의 공식 해명이었다.[오늘 아침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영승반도체와 협력을 논의하거나 결정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영승반도체는 충분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훌륭한 기업이고, 업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그 한마디는 노아리의 체면을 정면에서 깎아내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사업이나 언론 흐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아침의 기사가 의도적으로 띄운 홍보성 기사였다는 걸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노아리가 그런 식으로 기사를 내보낼 수 있었던 건, 영승반도체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업계에 없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미리 기사를 내보낸 건 장재영에게 사실상 공개적으로 협력 의사를 내민 것과 같았다.노아리는 장재영이 거절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전에 기사가 나간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장재영이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노아리 입장에서는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인터넷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뻔했다.노아리의 표정이 빠르게 굳어졌다.성이남은 바로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선배, 무슨 일 있어?”노아리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차갑게 굳은 얼굴로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오늘 식사는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아.”“괜찮아. 급한 일이면 먼저 가도 돼.” 성이남이 배려하듯 말했다.“여기는 내가 계산할게.”노아리는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성이남은 노아리가 사라지는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무슨 일이 생긴 건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노아리와 이예수는 거의 비슷한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노아리의 식사 자리는 예정과 달리 일찍 끝났다.이예수 쪽 모임도 분위기가 틀어져서 흐지부지 끝나 버렸다.노장훈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5화

    강서이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그날 노아리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아침에 나온 기사 하나로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영승반도체 주가는 며칠째 이어지던 하락세를 멈추고 큰 폭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상승세가 쉽게 꺾일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그동안 노아리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주주들도 더 이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심지어 전날 노아리를 피했던 유진욱 대표까지 직접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했다.말투도 꽤 공손했다. 지방 출장을 마치고 막 돌아왔는데, 노아리가 어제 회사를 다녀갔다는 말을 듣고 바로 연락했다는 설명이었다.미안하다는 말도 몇 번이나 반복했다.노아리도 속사정을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굳이 따지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유진욱은 흔쾌히 받아들였다.노아리는 잠깐 생각하다 성이남에게도 함께 식사하자고 연락했다. 전날 약속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유진욱이 전에는 자신을 가볍게 봤던 게 아닌가.그렇다면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인맥과 자원이 있는지 직접 보여 주면 됐다.이예수에게도 전날 모임에 나타나지 않았던 사모님 몇 명이 먼저 연락하면서 약속을 잡자고 했다.물론 변수린은 그 안에 없었다.이예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 기분 좋게 옷을 고르고 외출 준비를 했다.막 집을 나서려던 때 노장훈이 돌아왔다.“내일 온다며?” 이예수가 의외라는 듯 물었다.“일이 일찍 끝나서 그냥 왔어.” 노장훈은 겨드랑이에 경제 잡지 두 권을 끼고 있었다. 이예수를 한번 훑어보더니 물었다. “약속 있어?”“응. 사모님들이랑 차 마시기로 했어.” 이예수는 거울을 보며 머리카락까지 한 번 정리했다.“그럼 다녀와.” 노장훈은 신발을 갈아 신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저녁은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부탁해 놨어.”“알았어.”노장훈은 서재로 들어가서 가져온 잡지 두 권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표지 인물은 모두 강서이였다.노장훈은 먼저 잡지를 한 번 훑었다.강서이와 관련된 인터뷰 부분만 골라 읽었다.다 읽고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4화

    “살 빠졌네. 밥 제대로 안 먹어?”민도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딱히 걱정하는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그저 예의상 한마디 던진 것처럼 들렸다.강서이는 뜬금없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민도하도 뒤따라서 탔다.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민도하의 핸드폰이 몇 번 짧게 울렸다. 누군가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었다.민도하는 고개를 숙여 화면을 확인했다. 꽤 진지하게 보고 있었다.강서이는 처음으로 엘리베이터가 왜 이렇게 느린지 답답해하면서 층수 표시를 올려다봤다.거울처럼 반짝이는 엘리베이터 벽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또렷하게 비쳤다.민도하가 들고 있는 핸드폰 화면까지도.강서이가 정말 우연히 한 번 흘끗 봤을 뿐인데, 익숙한 프로필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노아리였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강서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먼저 나갔다.두 사람은 약간의 간격을 두고 차례로 호텔을 빠져나왔다.마침 성이남이 탄 차도 호텔 앞에 도착했다.성이남은 장재영을 만나러 온 길이었다.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호텔에서 앞뒤로 나오는 강서이와 민도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예상 밖의 광경에 성이남의 발이 멈추면서 미간을 바로 찌푸렸다.장소가 하필 호텔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기에는 오해하기 좋은 상황이었다.잠시 망설인 끝에 성이남은 노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노아리가 전화를 받자 성이남이 물었다. “선배, 지금 어디야?”[집이야.]성이남은 잠깐 침묵했지만 결국 방금 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대신 B시에 왔다며 언제 시간이 되는지, 함께 식사라도 하자고 물었다.[내일 시간 돼. 내일 볼까?]“좋아.”성이남은 따로 볼 일이 있어서 통화를 길게 이어 가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강서이가 사라진 방향을 다시 바라봤다. 차가운 눈에 비웃음이 번졌다.이전의 일들은 우연이라고,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넘길 수도 있었다.

  • 7년을 바쳤는데, 내가 떠나자 미쳐버렸네   제423화

    “괜찮은 편이에요.”“여기까지 왔으니 진맥도 한번 봅시다.” 장유솜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강서이가 거절할 새도 없이 바로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장유솜은 맥을 살피며 말했다. “요즘은 그래도 잘 챙겨 드신 모양이네요. 맥도 전보다 안정됐고 기운도 좀 돌아왔습니다.”“다만 음식만 잘 챙겨 먹는 걸로는 부족해요. 지난번에 몸이 너무 많이 상했으니 한약으로 한동안 조절하는 게 좋겠습니다.”강서이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장유솜이 자신이 유산했던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강서이의 몸이 저도 모르게 굳으면서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민도하 쪽을 향했다.민도하는 핸드폰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쪽의 대화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했다.어쩌면 원래부터 자신의 몸 상태 같은 건 궁금하지 않았는지도 몰랐다.오히려 그 사실이 강서이에게는 다행이었다.장유솜도 지금은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걸 알아차린 듯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남들 앞에서 꺼낼 만한 개인사는 아니었다.“시간 되는 날 병원으로 오세요. 그때 다시 제대로 맥을 보고 약도 맞춰 드리겠습니다.”장유솜은 마지막으로 진지한 얼굴로 당부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기지 마세요.”“네.”강서이는 얌전히 대답했다.강서이가 장유솜을 아래층까지 모셔다드리려고 하자, 민도하가 자신이 가겠다고 나섰다.대신 강서이에게 남아서 장재영에게 고약 사용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강서이는 장재영에게 사용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했다.고약은 굳어 있는 상태라 미지근한 물로 살짝 데워서 부드럽게 만든 뒤 붙여야 했다.장재영은 발목을 다쳐서 움직이기가 불편했다. 강서이는 그냥 앉아 계시라고 하고는 자신이 직접 준비했다.“강 대표한테 계속 신세를 지네요.”“무슨 말씀이세요, 회장님. 낯선 곳에서는 서로 돕고 지내는 게 친구 아닌가요?”장재영은 원래도 강서이를 좋게 보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강서이가 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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