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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Author: 낙화
구태윤의 날카로운 눈매에 한기가 서렸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가라앉았다.

“전에 루아랑 어떻게 얘기하셨던 건데요?”

“그게...”

장옥경은 입을 뗐지만, 말이 턱 막혔다.

속으로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었는지 차마 아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눈동자를 굴리며 대충 둘러댔다.

“그냥 네가 앞으로 정시연이랑 거리 두겠다고 약속했지. 루아도 너한테 아직 감정이 남아 있으니까 내 체면 봐서 한 번만 더 넘어가 준다고 한 거였는데... 에휴, 일이 이렇게 꼬여버렸으니.”

장옥경이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도 이제는 손쓸 방도가 없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친 것이다.

그러자 구태윤이 무심히 대꾸했다.

“그럼 계속 그런 식으로 설득하세요. 나랑 루아, 이혼은 절대 안 합니다.”

장옥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나더러 또 가서 매달리라고? 너 지금 루아 눈에 내 꼴이 얼마나 우습게 보일지 생각은 안 해?”

구태윤이 실소를 터뜨렸다.

“원래 고부 관계라는 게 늘 좋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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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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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33화

    말투에는 짙은 아쉬움이 묻어났지만, 손바닥은 아랫배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따스한 온기가 퍼지며 콕콕 쑤시던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다.정루아가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이제 좀 가줄래?”구태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정루아의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미소가 번졌다.“어차피 욕구도 못 풀 텐데, 더 붙어 있어 봤자 무슨 소용이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자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너한테는 내가 그런 짓에 미친 놈으로밖에 안 보여?”싸늘한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정루아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조소 어린 눈빛이 이미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그는 딱 그런 인간이라고.구태윤이 기가 찬 듯 실소를 흘렸다.이내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침대로 발걸음을 옮겼다.정루아는 기겁하며 소리쳤다.“미쳤어? 나 생리 중이라고 했잖아!”구태윤은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읊조렸다.“내가 진짜 머릿속에 그 생각뿐인 놈이면, 네가 생리 중이든 말든 무슨 상관이겠어.”정루아는 어이가 없는 나머지 말문이 막혔다.거친 숨결이 점점 가까워졌다.곧이어 난폭한 키스가 그녀의 호흡을 빼앗아 갔고, 달콤한 입술을 유린했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정루아가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급기야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그 순간, 구태윤이 우뚝 멈추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입맞춤을 이어갔다.한참이나 이어진 집요한 키스 끝에, 어느덧 그녀의 입술이 붉게 부어올랐다.정루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분노로 가슴을 들썩였다.“구태윤, 대체 날 얼마나 더 질리게 할 작정이야?”“이미 질린 거 아니었어?”구태윤이 입을 떼며 물었다.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입술을 보자 눈빛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정루아는 묵묵부답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 전까지 날뛰던 구태윤의 감정이 기적처럼 차분해졌다.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중얼거렸다.“아직 날 사랑한다는 뜻이군.”말을 마치고는 옆에 누워 정루아를 품에 끌어안더니 손을 뻗어 그녀의 아랫배를 감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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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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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30화

    “루아 씨 제 친구예요. 이사는 기쁜 일인데, 소식을 들은 이상 축하해 주러 오는 게 당연하죠.”배진욱이 부드러운 어조로 받아쳤다.맞은편의 남자가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그는 식탁 위에 남은 음식들을 슬쩍 훑어보며, 자못 아쉽다는 듯 덧붙였다.“타이밍이 안 좋았네요. 딱 3인분만 준비했는데 저희도 거의 다 먹어 가거든요.”‘루아 씨라... 정말 친근하게도 부르는군.’구태윤의 눈빛이 한층 더 가라앉았다.조각 같은 얼굴은 시종일관 무덤덤했지만, 그를 중심으로 형체 없는 압박감이 퍼져 나가며 숨통을 조여왔다.“다 드셨으면 이만 나가주시죠. 지금부터는 우리 부부만의 시간이라서.”구태윤이 태연하게 말했다.정루아는 연신 심호흡하고 그에게 다가갔다.“누가 다 먹었대? 나 아직 배 안 불렀어.”그러고는 털썩 앉아 젓가락을 들고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이내 배진욱을 바라보며 물었다.“진욱 씨, 좀 더 먹을래?”배진욱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구태윤을 힐긋 쳐다보았다.“그래.”눈빛에는 은근한 비웃음과 도발이 섞여 있었다.구태윤의 눈동자 속에 감돌던 살기가 한층 더 짙어졌다. 그리고 어두운 시선으로 정루아를 응시했다.그녀는 늘 타인에게만 친절했다.배진욱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몇 번이나 경고했건만, 매번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가슴속에서 분노가 불길처럼 활활 타올랐고, 짜증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이연희도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식탁으로 돌아왔다.구태윤을 슬쩍 쳐다보고는 입을 뻐끔거렸다.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에휴, 내가 참자.’물론 속은 후련하겠지만 괜히 말실수 했다가 찍혀서 인생 망하는 수가 있었다.그녀의 목숨은 소중하니까.냄비는 여전히 보글보글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저마다의 고민을 품은 얼굴들에 먹구름이 내려앉았다.맛있는 고기를 씹어 넘기면서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구태윤은 열심히 젓가락질하는 정루아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229화

    배진욱이 안경을 고쳐 쓰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문전 박대하는 건 좀 아니잖아요.”이연희가 잽싸게 받아쳤다.“어차피 집으로 들여보내 봤자 우리만 피곤해져요.”배진욱이 피식 웃었다. 이내 말을 이었다.“제가 구 대표님을 많이 겪어본 건 아닌데, 첫인상이 참 집요하다 싶었어요. 한번 마음먹은 일은 쉽게 포기하진 않겠더라고요.”정루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그렇다. 구태윤은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다.목적을 이루지 못한 이상,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찾아올 것이다.‘휴...’“우선 밥부터 먹자.”정루아가 말했다.“어떻게든 되겠지.”그제야 배진욱도 입을 다물었다.항상 그녀의 사생활에 깊이 개입하지 않으며, 딱 적당한 선을 지켰다.잘 익은 고기를 한 입 먹자 만족감이 밀려왔다.맥주까지 한 병 비우니 몸이 후끈 달아올랐다.하지만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이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잠시 말씀 좀 묻겠습니다. 경찰입니다!”문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굳어버렸다.깜짝 놀란 이연희가 눈을 크게 떴다.“경찰이 왜 여기에...?”정루아 역시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굳은 표정의 경찰 두 명이 서 있었다.“이곳에서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왔습니다. 수색 협조 부탁드립니다.”경찰은 신분증을 꺼내 보이고는 막무가내로 들어섰다.뜬금없는 소리에 정루아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저희 도박 같은 거 안 하는데요.”집 안을 둘러보던 두 경찰은 구석구석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단 세 사람이 모여 샤부샤부를 먹고 있는 모습뿐이었다.도박은커녕 게임 테이블조차 하나 없었다.두 경찰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죄송합니다!”이때, 현관문 쪽에서 장유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주소를 착각했습니다. 잘못 기억하고 있었나 봐요. 이 집이 아니라 다른 주소였어요. 정말 죄송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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