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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作者: 낙화
장옥경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며 구하준을 꽉 끌어안았다.

“태윤아, 정신이 들었으니 일단 푹 쉬어. 난 하준이 데리고 이만 가볼 테니까...”

“민혁아.”

구태윤이 쉰 목소리로 곁에 서 있던 한민혁을 불렀다.

한민혁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구하준을 품에 안아 들며 다정하게 말했다.

“하준아, 삼촌이랑 엄마 보러 갈까?”

반나절 동안 병원에 박혀 있던 터라 엄마가 그리워진 구하준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민혁은 아이를 안고 병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방패막이를 잃은 장옥경은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장유성이 입을 열려던 찰나, 구태윤이 먼저 선을 그었다.

“너도 먼저 가 봐.”

“어, 그래.”

장유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병실 문을 나서다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멈춰 섰다.

“아, 맞다. 오전에 루아 씨한테 전화 왔었어.”

구태윤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응.”

장유성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바라보았다.

냉전이 시작된 이후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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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8화

    구태윤이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 일 끝내려고 하루에 3시간씩 자면서 버티고 있어. 내가 지금 한가하게 장난이나 치는 것으로 보여?”휴대폰을 쥔 정루아의 손에 힘이 불끈 들어갔다.“그럼 대체 언제 돌아오는데?”구태윤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글쎄, 한 일주일 정도는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당신 진짜...!”정루아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상대의 태도가 워낙 확고해서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결국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정루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감정을 추슬렀다.마음을 진정시키고 거실로 돌아오자, 송문애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러니? 무슨 일 있어?”정루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외할머니 곁에 나란히 앉은 그녀가 말을 꺼냈다.“할머니, 저 이제 맡은 작업도 거의 끝나가거든요. 앞으로는 아예 제 이름으로 된 스튜디오를 차려볼까 해요.”“그래, 좋은 생각이다.”송문애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남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 네가 직접 사장 해서 돈 버는 게 낫지.”“네,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시나리오나 소설, 애니메이션 위주로 직접 골라서 작업하려고요. 당분간은 엄청 바빠질 것 같아요.”정루아가 송문애의 팔짱을 꼭 꼈다.“그래서 앞으로는 예전처럼 자주 같이 시간 보내기 어려울지도 몰라요.”“괜찮다, 할머니는 신경 쓰지 말고 네 일 열심히 해. 절대 우리 손녀 발목 잡지는 않을 테니까.”송문애가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정루아가 딱 잘라 말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할머니만큼 든든한 버팀목이 어디 있어요? 할머니가 뒤에서 묵묵히 지켜준다고 생각해야 내가 뭘 해도 힘이 나죠.”정루아의 살가운 말에 송문애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났다.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이 서자, 정루아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이틀 뒤, 여나은에게서 연락이 왔다.“루아 씨... 저 이제 진짜 많이 나았거든요? 그래서 혹시 퇴원해도 괜찮을지 해서요.”여나은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웠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7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장유성은 정루아를 부축해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정루아가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됐어요. 다 왔으니까 이만 가 봐요.”장유성이 손을 떼며 말했다.“알았어요. 갈게요.”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향하려던 순간, 그는 멈칫하더니 한마디 덧붙였다.“루아 씨, 진짜 태윤이한테 마음 뜬 거예요?”정루아는 현관문을 벌컥 열고는,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문을 쾅 닫아버렸다.머쓱해진 장유성이 터벅터벅 엘리베이터로 걸어 들어갔다.이내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태윤아, 루아 씨 무사히 집까지 데려다줬어.]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다.한두 번 겪는 일이 아니라는 듯 그는 미련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씻고 나오자 술기운이 조금은 가라앉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띵했다.정루아는 미지근한 꿀물을 한 잔 타서 마셨다.이때, 휴대폰이 진동했다.배진욱이 보낸 문자였다.[해장국 좀 끓여놨는데, 먹을래? 그래야 내일 아침에 머리 안 아플 텐데.]정루아가 답장을 보냈다.[아니, 괜찮아. 지금은 속이 많이 진정됐어.][그럼 다행이고.]정루아는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엎어놓았다.그러고는 턱을 괸 채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머릿속에는 술집 창밖에서 봤던 낯익은 뒷모습이 떠올랐다.그때, 김철웅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루아 씨, 제가 좀 알아봤는데 며칠 전에 구태윤이 자기 엄마를 해외로 보냈더라고요. 원래는 정시연도 출국시키기로 했지만, 공항에서 도망치는 바람에 지금껏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니다.”정루아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그럼 술집에서 본 뒷모습이 진짜 정시연이었단 소리예요?”김철웅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대답했다.“그럴 가능성이 충분해요. 다만, 누가 뒤에서 손을 써서 숨겨준 건지 아직 도피처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어요.”정루아의 가슴속에 묘한 불길함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정시연이 이대로 숨어 지낼 리가 없었다. 대체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술기운 때문에 머리가 띵해 사고 회로가 매끄럽게 굴러가지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6화

    이혼도 안 한 상태에서 벌써 다음 상대를 찾는 건가?‘훗.’구태윤은 곧바로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어 호통을 쳤다.“앞으로 그 여자 소식은 나한테 보고하지 마. 또 연락하면 월급 깎아버릴 줄 알아!”말을 마치고는 싸늘한 얼굴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두 경호원은 어안이 벙벙했다.서로를 마주 보는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도대체 무슨 소리지?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모님의 행적을 실시간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게 본인 아니던가?그런데 왜 갑자기 딴소리하는 거지?잠시 고민하던 한 경호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차라리 실장님한테 물어볼까?”다른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야.”곧바로 두 사람은 한민혁에게 연락을 취했다.전화를 받은 한민혁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두 분 다 계속 미행하고 사진도 찍으세요. 대표님 말은 곧이곧대로 들을 필요 없어요. 입으로는 저러셔도 마음은 전혀 그게 아니니까.”경호원들은 그래도 찜찜한지 머뭇거리며 물었다.“그, 그럼 저희 월급은...?”한민혁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그건 내가 알아서 재무팀에 말해둘 테니까 걱정 마세요.”그제야 두 경호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더 이상 깊게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풍림재.차에서 내린 정루아의 뺨은 이미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술기운이 완전히 올라온 탓에 머리가 핑핑 돌았다.“진욱 씨, 나... 이만 가볼게.”정루아가 손을 휘휘 저으며 인사를 건넸다.“잘 가. 오늘 저녁 잘 먹었어.”배진욱이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재빨리 다가와 부축했다.“집 앞까지 데려다줄게. 이러다 넘어지겠어.”“괜찮아.”정루아가 손사래를 쳤다.“혼자 갈 수 있어.”하지만 배진욱은 물러서지 않았다.“엘리베이터 타는 것까지만 봐줄 테니 걱정하지 마.”그녀를 부축한 손에 슬며시 힘이 실렸고, 공동현관을 향해 자연스럽게 이끌듯 걸어갔다.“루아 씨!”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장유성은 성큼성큼 다가와 배진욱을 밀쳐내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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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4화

    여나은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배진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마침 잘됐네, 같이 나가자.”“응.”두 사람은 함께 병원을 나섰다.뉘엿뉘엿 저무는 석양이 대지를 물들이고, 거리는 차와 사람들로 북적였다.배진욱이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잘 안됐나 보네?”“뭐, 그럭저럭.”정루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 끌어도 너무 오래 끌었다.배진욱이 물었다.“구 대표 또 마음 바꿨대?”“모르겠어.”정루아가 한숨을 쉬었다.“이혼 수속을 끝내기 전까진 절대 소송을 취하 안 할 거야. 이 일은 어떻게든 끝을 보려고.”배진욱이 고개를 끄덕였다.“단호하네. 이렇게 울적해 하는데, 내가 맛있는 저녁이라도 사야겠다.”이내 손목시계를 힐끗 보며 말을 이었다.“아는 사람이 괜찮다고 추천해 준 술집이 있는데, 안주가 꽤 맛있대.”정루아의 눈빛이 반짝였다.“좋아.”안 그래도 지금은 술 한잔이 간절하던 참이었다.가슴속의 응어리를 어떻게든 풀어야만 했으니까.배진욱이 말했다.“내 차 타고 가자. 나중에 같이 들어가면 되겠네.”정루아는 잠시 생각했다. 술을 마시면 운전을 할 수 없기에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술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 깊었다.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켜졌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은은한 술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대표님, 오셨어요?”술집 사장이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가게 한편에 마련된 오픈 키친에서는 사장이 앞치마를 두른 채 스테이크를 굽고 있었다.배진욱이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의자를 빼주며 말했다.“여기 시그니처 메뉴로 먹을래?”“그래.”정루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배진욱은 사장에게 주문을 넣고 돌아왔다.어느덧 그의 손에는 와인 두 병이 들려 있었다.“사장님이 아껴두던 거라네. 십 년 넘게 숙성해서 맛은 보장하지.”정루아는 어두운 빛깔의 병을 바라보며 물었다.“아껴두는 거라면서, 그냥 진욱 씨한테 줬어?”배진욱이 눈썹을 까딱했다.“내가 여자랑 같이 온 게 드문 일이라 그런

  • 8년의 짝사랑을 폐기 처분합니다   제343화

    한민혁은 깊게 숨을 몰아쉬며 변명을 꺼냈다.“대표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길래... 사모님 오시면 좀 나아지실까 해서요.”“업무 처리 능력이 상당하시네? 이제 내 머리 꼭대기라도 앉으려고?”구태윤이 웃는 둥 마는 둥 그를 바라보았다.등골이 오싹해진 한민혁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구태윤이 싸늘하게 덧붙였다.“지금 난 저 여자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 나니까, 앞으로는 찾아와도 무조건 시간 없다고 해.”“알겠습니다.”구태윤이 말을 이었다.“출장 건 마저 진행해.”“네.”...정루아는 차에 올라타고도 여전히 찜찜하고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구태윤이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은 더없이 무감했다.그의 말대로 정말 마음이 싹 다 식어버린 모양이었다.‘원하던 바야!’하지만 당장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출장 갔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속을 긁었다.‘진짜 짜증 나네.’정루아는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차를 몰아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배진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타이밍도 참, 내가 오자마자 딱 나타나네. 우리 진짜 운명 아니야?”배진욱이 그녀를 발견하고는 싱긋 웃어 보였다.정루아가 대꾸했다.“그런가 보네. 볼일은 다 봤어?”배진욱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래서 이 친구 상태도 볼 겸 들렀지.”여나은은 병상에 기대어 누운 채, 겁을 먹은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정루아가 다가가며 말했다.“난 정루아라고 해. 내가 차로 치는 바람에 사고가 났으니까, 당분간 마음 놓고 쉬어. 어머니 걱정은 안 해도 돼.”여나은이 몸을 일으키려 애쓰며 벅찬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감사합니다... 정말 저의 은인이시네요.”정루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딴생각 말고 푹 쉬어. 빨리 나아야 돈도 갚지.”“돈이라니?”옆에서 듣고 있던 배진욱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정루아는 그에게 방금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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