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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최악의 보고

작가: yeye
last update 게시일: 2026-08-03 12:04:16

달콤한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왔지만,

TF 상황실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동결되어 있었다.

기상청 레이더 화면에는 연실군을 향해 거대한 악마의 눈을 치켜뜬 이중 소용돌이,

즉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최종 형태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태풍 제우스의 후면 구름판이 해상에서 발달한 강력한 돌풍과 결합하면서

중심 기압이 역대 최대로 낮아진 최악의 상황이었다.

"강 팀장! 차 반장! 민 순경! 당장 상황판 앞으로!"

통제관의 핏대 선 목소리에 네 청춘이 일제히 모여들었다.

화면을 본 강태풍의 미간이 깊게 좁혀졌다.

"이건 단순한 태풍이 아닙니다. 해상 돌풍과 결합해서 조류를 미친 듯이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만조 시각까지 겹쳐지면 연실군 전역이 물에 잠깁니다."

"더 큰 문제는 연실군 동쪽을 지탱하던 해안 제방 둑입니다.

이미 1차 공습 때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일부는 이미 무너져는데,

이중 소용돌이(perfect storm)가 정면으로 들이받으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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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5. 가스관 폭발 사고

    "쿠구구구쾅--!!"새벽 3시 15분.연실 상가 저지대 중심부에서 대지를 흔드는 웅장한 폭음과 함께거대한 불기둥이 밤하늘을 찢고 솟구쳐 올랐다.침수된 상가 지하의 고압 가스관이 수압을 버티지 못하고 파열되면서,인근 상가의 누전 스파크와 결합해 결국 대형 가스관 폭발 사고가 터진 것이다.폭발의 충격파로 주변 건물의 콘크리트 외벽들이 종잇장처럼 뜯겨 나갔고,파편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녔다.현장에 도착한 도훈과 수아, 강태풍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을 잃었다.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수해 구역 한복판에서,시뻘건 화염이 물 위를 뒤덮으며 무섭게 타오르고 있었다.수마와 화마가 동시에 도시를 집어삼키는 최악의 아비규환이었다."차 반장님! 3층 상가 건물에 대피하지 못한 야간 경비원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상인 가족들이 갇혀 있습니다! 불길이 계단을 타고 올라가고 있어요!"수아가 순찰차 지붕 위에서 망원경을 보며 소리쳤다.수아의 목소리는 빗소리와 화염의 굉음에 묻혀 찢어질 듯했다.도훈은 방화복 상의를 단단히 여미며 산소마스크를 착용했다."민 순경! 민 순경은 절대 안으로 들어오지 마십시오! 외곽에서 주민 접근 통제하고, 해경 보트 이송 경로 확보해 주십시오!"도훈의 단호한 지시에 수아는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차 반장님! 어깨도 다치셨으면서 무리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살아서 나오셔야 해요!"라며도훈의 소매를 꽉 쥐었다가 놓았다.도훈은 수아의 헬멧을 툭 치며 능청스럽게 웃어 보였다."걱정 마십시오, 민 순경. 나 아직 서울 가서 민 순경 고백 정식으로 받아야 하거든요. 여기서 절대 안 죽습니다!"도훈은 거침없이 물을 헤치며 화염이 가득한 건물 입구를 향해 돌진했다.폭발한 가스관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LPG 가스는 물 표면을 타고 번져나가,말 그대로 물 위의 불꽃이라는 기괴하고도 치명적인 재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사방이 물바다인데도 불길은 꺼지기는커녕조류를 타고 다른 건물들로 무섭게 옮겨붙고 있었다.물 온도가 급상승해 방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4. 마지막 고비

    달콤한 새벽은 야속하게도 너무나 짧았다.새벽 2시 반을 넘어서자, 임시 상황실의 기상 레이더 화면이붉은색을 넘어 칠흑 같은 검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태풍 제우스의 중심 기압이 역대 최저치인 925hPa까지 떨어지며,이중 소용돌이(Perfect Storm)의 가장 잔인한 핵심 구역인 직전의 후면 구역이 연실군을 정면으로 관통하기 시작한 것이다.새벽 3시.세상의 모든 소리를 집어삼킬 듯한 폭풍우가 다시 대지를 짓누르기 시작했다.상황실 무전기가 찢어질 듯한 비명과 함께 쩌렁쩌렁하게 울렸다."본부 응답하라! 연실 상가 중심가 침수 구역에서 이상 징후 발생! 지하에 매설된 대형 가스관의 차단 밸브가 수압과 토사 유출로 인해 균열이 가고 있다! 가스 누출 수치가 위험 수준을 돌파했다!"이 보고를 들은 소방관 차도훈은 부상당한 어깨 보호대를 거칠게 조여 매며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 옆에서 대기하던 지구대 순경 민수아 역시 헬멧을 움켜쥐었다."차 반장님! 가스 누출이면 폭발 위험이 너무 큽니다! 주민들이 대피한 경로와 겹쳐요!"수아의 다급한 외침에 도훈의 눈빛이 날카롭게 가라앉았다."알고 있습니다, 민 순경. 가스가 차오른 상태에서 작은 스파크 하나만 터져도 이 일대는 통째로 날아갑니다."강태풍 역시 잠수복 지퍼를 끝까지 올리며 소방대원들과 합류했다."해경 특수구조대도 동행하겠습니다. 현재 상가 구역은 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수중 및 수상 이동은 우리 해경의 장비가 필요합니다."불과 얼음의 남자, 차도훈과 강태풍이 서로의 눈을 매섭게 마주 보았다.태풍 제우스가 선사하는 가장 잔인하고 거대한 마지막 고비가그들의 등 뒤로 포식자의 입을 벌리고 있었다.네 영웅은 로맨스의 여운을 채 음미하기도 전에,다시 한번 연실군의 운명을 걸고 지옥의 한복판으로 풀 액셀을 밟아야 했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3. 손길

    강태풍은 거친 훈련과 구조 작업으로 굳은살이 박인 커다란 손을 뻗어서나래의 턱끝을 조심스럽게 쥐어 고정시켰다.생각보다 힘이 들어간 단단한 악력에 서나래는 몸을 굳혔지만,이내 강태풍의 다른 쪽 손에 들린 거친 구급용 거즈가 자신의 볼에 닿자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서나래의 뽀얀 피부 위에 붉게 튄 라면 국물 자국을,강태풍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정밀 유리를 다루듯 아주 천천히,그리고 부드럽게 닦아내기 시작했다."가만히 있으십시오. 더 번집니다."강태풍의 나직한 음성이 서나래의 귀끝을 간지럽혔다.평소 현장을 호령하던 해경 팀장의 반전 매력에서나래의 심장이 미친 듯이 박동하기 시작했다.서나래는 감은 눈 사이로 슬그머니 눈을 떠 강태풍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그의 짙은 눈썹과 꾹 다문 입술, 그리고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있는 그 깊은 눈동자가달빛보다 더 강렬하게 와닿았다.서나래는 괜히 민망함을 감추려 가벼운 티키타카를 던졌다."강 팀장님, 이거 의사에 대한 과도한 신체 접촉으로 면허 위반인 거 알죠? 아까 키스해놓고 이제 와서 닦아주는 척하면서 수작 부리는 거 아닙니까?"강태풍은 서나래의 발칙한 도발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즈를 접어 다른 면으로 바꿨다.그리고 서나래의 입술 바로 옆에 묻은 국물까지 톡톡 두드리며 닦아낸 후,서나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렸다."강 선생, 입술이 면허 취소 수준이라면서요. 이미 취소될 면허라면, 닦아주는 것 정도는 과태료 처분으로 퉁치겠습니다."강태풍의 예상치 못한 뻔뻔하고도 섹시한 맞받아치기에서나래는 순간 얼굴이 대추처럼 빨개져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무뚝뚝한 남자가 마음을 열고 대형견처럼 다가올 때의 파괴력은상상 그 이상이었다.강태풍은 거즈를 버리고 서나래의 머리를 다정하게 한 번 쓸어내린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짧았던 라면 타임의 달콤한 평화는 두 사람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징표를 남겼다.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2. 강 선생과 라면 국물

    이중 소용돌이(perfect storm)가 몰고 온 해안 제방 붕괴와버스 고립 주민 전원 구조라는 기적 같은 사투를 치러낸 후,연실군 임시 대피소의 구석진 간이 의무실.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타 해경 특수구조대 팀장 강태풍과 의사 서나래는웅크려 앉아 퉁퉁 불어 터진 컵라면을 마주하고 있었다.밤새 환자들을 돌보느라 머리는 헝클어지고 가운은 흙먼지로 범벅이 된 서나래는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지만,생존을 위해 나무 젓가락을 들고 라면 면발을 입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평소라면 국물이 튈까 봐 새침하게 먹었을 서나래였지만,지금은 그럴 겨를도, 힘도 없었다.후루룩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라면을 흡입하는 서나래를,맞은편에 앉은 강태풍이 묵묵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강태풍 역시 잠수복 상의를 반쯤 내린 채 온몸이 땀과 빗물로 젖어 있었지만,정작 자기 라면은 제쳐둔 채 서나래의 먹는 모습만 쳐다보고 있었다.서나래가 민망했는지 라면을 씹다 말고 눈을 흘겼다."왜 그렇게 쳐다봐요? 의사가 굶어 죽기 직전에 라면 먹는 게 그렇게 신기합니까?"강태풍은 특유의 무뚝뚝하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툭 던지듯 말했다."강 선생, 얼굴에 라면 국물 묻었습니다."서나래는 앗 뜨거워라 하며 자기의 가운 소매로 뺨을 슥 문질렀다.하지만 조준이 잘못되었는지 국물은 닦이지 않고 오히려 볼 전체로 번져 버렸다.서나래가 짜증스럽게 "닦였어요? 어디 묻었는데요?"라며 툴툴대자,강태풍은 한숨을 묵직하게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평소엔 칼로 베일 듯이 차갑고 매사 다나까 말투를 고수하던테토남(태풍처럼 토라지는 남자) 강태풍의 미간이 좁혀졌다.강태풍은 서나래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와그녀의 낡은 플라스틱 의자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높이를 맞추었다.갑작스럽게 좁혀진 거리감과 강태풍의 단단한 체구에서 풍겨오는 묵직한 체온에서나래는 순간 숨을 흡 들이켜며 젓가락을 멈추었다.재난의 한복판, 불어 터진 컵라면 향기가 가득한 간이 의무실 안에서두 사람의 시선이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1. 질투, 거대한 서막의 끝

    다음 날 오전,연실군 종합 복구 기지국으로 네 사람이 이동하기 위해 지프차에 탑승했다.운전대를 잡은 강태풍의 옆자리에 강서나래가 앉았고,뒷좌석에는 도훈과 수아가 나란히 앉았다.도훈은 출발하자마자 수아의 손을 대놓고 꽉 쥐며 창밖을 보았다.백미러로 이 모습을 본 ㅏㅇ태풍이 낮게 읊조렸다."차 반장, 공공장소 및 작전 차량 내에서의 과도한 신체 접촉은 대원들의 집중력을 저하시킵니다다. 손 놓으십시오.""아니, 해경 형님. 내 손 내가 잡겠다는데 왜 난리십니까? 질투 나면 형씨도 강 선생 손 잡고 운전하든가요. 아, 운전 중에 손 잡으면 도로교통법 위반인가?"도훈이 능청스럽게 맞받아치자 서나래가 뒤를 돌아보며 도훈의 머리를 가볍게 때렸다."차도훈, 조용히 안 해? 운전사 방해하지 말고 얌전히 가라.""아악! 민 순경, 봤죠? 강서나래 저 폭력성! 나 아까 다친 어깨 또 맞은 것 같습니다."도훈이 수아의 어깨에 고개를 묻으며 엄살을 부리자,수아는 기가 차면서도 도훈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었다."차 반장님, 얌전히 계세요. 자꾸 까불면 제가 직접 업어치기 합니다."수아의 귀여운 경고에 도훈은"넵, 마님. 깨갱 하겠습니다."라며 꼬리를 내렸다.뒷좌석의 꿀 떨어지는 로코 텐션에 강태풍은 절로 한숨을 내쉬었지만,그의 입가에도 미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사선을 넘은 네 청춘의 동행은 그 어떤 드라이브보다 활기차고 눈부셨다.지프차가 연실군 청사 복구 본부에 도착하자,수많은 취재진과 정부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대원들을 맞이했다.역대 최악의 이중 소용돌이(perfect storm) 속에서 주민 수백 명을 완벽하게 구출해 낸'연실 TF팀'의 영웅담이 이미 전국으로 타전된 상태였다.카메라 플래시가 미친 듯이 터져 나갔고,차도훈, 민수아, 강태풍과 강서나래는 서로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며 나란히 섰다.도훈은 쏟아지는 질문 세례 속에서도 수아의 손을 절대 놓지 않았다.한 기자가 "두 분 현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조를 보여주셨는데, 서로

  •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160. 짧은 평화, 달빛 약속

    도훈은 다친 어깨 때문에 왼손으로 숟가락질을 하느라 밥을 자꾸 흘렸다.그걸 가만히 보던 수아가 한숨을 푹 쉬더니,자기 반찬통에 있던 계란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어 도훈의 입앞에 슥 내밀었다."아- 하세요, 차 반장님. 흘리는 게 반이라 보는 제가 다 감질납니다."도훈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넙죽 받아먹으며 씨익 웃었다."저기요, 수아 씨가 먹여주니까 밥이 아니라 꿀맛입니다. 평생 어깨가 안 나았으면 좋겠네.""헛소리 마시고 밥이나 드세요."수아가 핀잔을 주면서도 끊임없이 도훈의 숟가락 위에 반찬을 올려주었다.이 모습을 보던 강태풍이 서나래를 슥 바라보더니,자기 식판에 있던 고기 반찬을 서나래의 밥 위에 조용히 올려놓았다.서나래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자, 강태풍은 무뚝뚝하게 말했다."강 선생도 밤새 수술하느라 고생했으니 많이 먹어야 합니다. 내 주치의의 건강은 내가 관리합니다."강태풍의 묵직한 직진에 도훈이 숟가락을 탁 내려놓으며 야유를 보냈다."와, 해경 형님. 아까 나보고 닭살이네 어쩌네 하더니 본인이 더 하네! 아주 양봉업자 둘이서 대피소를 전세 내셨습니다!"네 청춘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의료소를 가득 채우며,길고 잔인했던 폭풍우의 상처를 따뜻하게 치유하고 있었다.식사를 마친 후, 수아는 바람을 쐬러 군청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비가 완전히 그친 하늘에는 먹구름 사이로 기적처럼 하얗고 선명한 보름달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연실군을 집어삼킬 듯 구르던 검은 바다도이제는 은은한 달빛을 받아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었다.수아가 난간을 붙잡고 깊은 숨을 내쉬고 있을 때,등 뒤에서 따뜻한 소방 점퍼가 그녀의 어깨 위로 툭 얹어졌다."차 반장님…… 어깨 아픈데 왜 올라오셨어요."수아가 돌아보며 걱정스레 묻자, 도훈은 수아의 옆에 서서 함께 밤바다를 바라보았다."내 어깨 걱정 좀 그만하십시오, 민 순경. 나 진짜 멀쩡합니다."도훈이 낮게 웃으며 수아의 어깨를 제 쪽으로 지시하듯 당겨 안았다.수아는 이번엔 도망치지 않고 도훈의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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