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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Penulis: 은지아
송남지가 막 친정에 도착했을 무렵, 허상미가 보낸 사진 한 장이 휴대폰에 도착했다. 화면 속에는 두 사람의 친밀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송남지는 표정을 굳힌 채 캐리어를 받아드는 최미경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남지야, 무슨 일이니? 아직도 해진이를 못 놓았구나? 하씨 가문에서 서두르긴 하지만 엄마는 강요하지 않을 거야. 네가 마음을 다 추스르고 나면 그때 가서 하정훈 씨의 일을 이야기하자.”

송남지는 휴대폰을 힐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대화창을 삭제했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엄마, 전 이미 다 정리했어요. 죽은 사람은 죽은 거고 살아 있는 사람이 중요하잖아요. 정훈 씨 일은 최대한 빨리 진행하세요.”

전화로 이미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직접 귀로 듣게 되자 최미경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딸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괜히 허세를 부리는 성격이 아니기에 안심이 되었다.

“그래. 우리 딸 말이 맞아. 떠난 사람은 이미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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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797화

    송남지는 차마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어찌 됐든 방금 전 김신예가 사람들 앞에서 제 체면을 세워준 것도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마침 별다른 일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오래 구경할 순 없어요. 이번 라인국 방문의 주목적이 박재용 씨를 문병하는 거라 일찍 끝내고 박씨 저택에 다시 들러야 하거든요.”김신예가 너스레를 떨며 대꾸했다.“그럼요, 남지 씨의 귀한 시간을 무작정 뺏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인연이란 함께한 시간보다 서로 얼마나 깊이 공명하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니까요.”송남지는 새로운 이성을 알아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지만 김신예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마치 영화를 3배속으로 돌려보는 듯한 속도감에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생경한 불편함이 엄습했기 때문이다.교류회장을 나서자 김신예는 신사답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남지 씨, 타시죠.”송남지가 차에 막 올라타려던 찰나, 김신예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김신예의 눈매가 짜증으로 일그러졌고 그는 단번에 통화를 거부했다.그러자 송남지가 먼저 배려하며 말했다.“급한 전화면 먼저 받으세요. 천천히 가도 괜찮으니까요.”김신예는 웃으며 그녀의 제안을 사양했다.“아뇨, 별거 아닙니다. 그냥 스팸 전화예요.”송남지도 따라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스팸 전화요? 전 국내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신예의 전화가 다시 울려 퍼졌다.송남지는 의도치 않게 화면을 슬쩍 보게 되었는데, 거기엔 여자 이름으로 된 발신인이 떠 있었다.김신예는 찔리는 듯 서둘러 다시 전화를 끊어버렸고 송남지는 얕게 숨을 들이켰다.김신예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물었다.“자, 이제 어디로 갈까요?”그때 휴대폰이 다시 요란하게 울렸다.이번 발신인 이름은 ‘엄마'였다.송남지는 짐짓 농담조로 던졌다. “어머니 전화인데 이번엔 받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김신예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전화를 받았다. 좁은

  • 가면을 쓴 남편   제796화

    통화가 끝났다.하정훈이 휴대폰을 송남지에게 돌려주며 물었다.“너... 아주머님께 서경 돌아가면 같이 밥 먹자고 한 거야?”송남지는 폰을 건네받으며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엄마가 하도 닦달하셔서 일단 알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굳이 안 가셔도 괜찮아요. 나중에 하정훈 씨가 많이 바쁘다고 적당히 둘러대면 되니까요.”그러자 하정훈이 불쑥 한마디를 내뱉었다.“나 그렇게 안 바빠.”송남지는 흠칫 놀라 고개를 들고 하정훈을 빤히 쳐다보았다.‘이 남자가 대체 무슨 뜻으로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하정훈은 방금 한 말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그렇게 안 바쁘다고. 기왕 연극하는 거면 끝까지 완벽하게 해야지. 아주머니랑 한 약속인데 못 지키면 분명 많이 실망하실 거 아니야.”마치 송남지가 딴지라도 걸까 봐 차단하려는 듯, 하정훈은 재빠르게 결론을 지었다.“네 라인국 일정 끝나면 같이 서경으로 돌아가자. 밥 한 끼 먹을 시간이야 어떻게든 뺄 수 있으니까.”송남지는 픽 웃으며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참 나, 은근히 의리가 있으시네요.”하정훈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은 채 건조기 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옷 다 말랐다. 갈아입어, 난 나갈 테니까.”송남지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니 과연 건조기 안의 옷은 이미 다 말라 있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꺼냈으나, 하정훈은 도무지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뭐죠? 나 옷 갈아입는 거 구경이라도 하겠다는 거예요?”하정훈은 고개를 저으며 송남지를 빤히 바라보았다.“김신예, 별로 안 좋은 놈이야. 가까이 지내지 마.”그 말에 송남지는 실소가 터져 나왔고 차마 삼키지 못한 말이 가시 돋친 듯 튀어 나갔다.“김신예가 질 안 좋은 사람이면, 하정훈 씨 당신은 뭐 대단히 좋은 사람이라도 되나요?”하정훈은 정곡을 찔린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마치 뼈아픈 곳을 가격당한 사람처럼 꼿꼿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송남지는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었다.“하정훈 씨, 난 그쪽 일에 전혀 간섭 안 해요. 그러

  • 가면을 쓴 남편   제795화

    한쪽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띠링하고 울렸고 최미경이 보낸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그녀가 흘끗 보니 하정훈에게 얼른 전화를 걸게 하라는 재촉 메시지였다.보아하니 부모님은 진심으로 하정훈을 걱정하는 듯했다.송남지는 작게 중얼거렸다.“도대체 어디서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은 건지 원. 이 세상 누구나 액운을 겪을 순 있겠지만, 하정훈한테 그럴 일이 어디 있어? 돈이 저렇게나 많은데...”투덜거리기를 마친 송남지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다가가 휴게실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하정훈과 그의 비서가 그대로 서 있었고 임승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송남지는 내심 놀랐다.송남지의 시선이 하정훈에게 닿았다.“들어와요.”하정훈은 순간 멈칫했고 김서윤은 완전히 얼빠진 표정이 되었다.그는 지금껏 감히 그들의 대표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어찌나 도도하고 당돌한지.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태도를 보였다면 진작에 뼈도 못 추렸을 텐데, 하필 그 상대가 송남지인지라 그들의 하 대표님은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순순히 발걸음을 떼어 휴게실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송남지는 자기 알 바 아니라는 듯 소파 옆으로 걸어가 탁자 위에 놓인 자신의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잠금을 풀고는 하정훈을 향해 휙 던졌다.말 그대로 던져주었다.하정훈이 황급히 앞으로 다가가 두 손으로 받아낸 덕분에 송남지의 휴대폰은 간신히 바닥에 떨어지는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휴대폰을 받아 든 그는 여전히 상황 파악이 안 된 듯 의아한 눈으로 송남지를 보았다.“왜 그래? 휴대폰 고장 났어? 서윤이한테 새 걸로 준비하라고 할게.”역광 탓인지 찰나의 순간, 송남지는 하정훈이 예전의 그 다정하고 세심했던 남자로 돌아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송남지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차갑게 내뱉었다.“멀쩡해요.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별일 없다고, 잘 있다고 한마디만 해줘요.”하정훈의 눈가에 다시금 의혹이 서렸다.송남지는 깊게 숨을 들이켜며 설명했다.“우리 일, 아직 부모님께 말씀

  • 가면을 쓴 남편   제794화

    송남지는 바닥에 떨어진 어마어마하게 비싼 자단목 지팡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거동도 불편한 사람이랑 옥신각신하다니, 스스로 체면을 깎아 먹은 기분이었다.송남지는 약간 미안한 기색으로 하정훈을 쳐다보았다.“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하정훈은 바닥의 지팡이를 흘끗 보더니 담담하게 대꾸했다.“괜찮아.”금방이라도 싸울 듯 날이 서 있던 분위기는 내동댕이쳐진 지팡이 하나에 그만 맥이 끊기고 말았다.송남지가 바닥에서 자단목 지팡이를 주워들었다. 아주 오랫동안 쥐고 다녔던 것처럼 손잡이 부분이 반질반질하고 온기가 배어 있었다.그 감촉에 송남지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교통사고 난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나지 않았나요? 얼마나 심하게 부딪히셨길래 아직도 다리가 안 나은 거예요?”하정훈은 멈칫했다. 송남지가 제 몸 상태를 신경 써줄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탓이다.그는 왠지 찔리는 기색으로 얼버무렸다.“그렇게 심한 건 아니야.”송남지는 자단목 지팡이를 하정훈에게 건넸고 그의 손에 쥐여주는 순간 손가락 끝에 닿는 서늘한 체온을 느꼈다.“안 심하다고요? 근데 왜 지금까지 지팡이를 짚고 다니세요?”송남지는 그렇게 묻고서 하정훈의 손에 들린 지팡이를 힐끗 살폈다. 솔직히 말해 이 지팡이는 그의 분위기와 제법 잘 어울렸다. 아마 지팡이를 짚고도 이렇게 고고하고 기품이 넘칠 수 있는 남자는 하정훈 단 한 사람뿐일 것이다.하정훈은 그윽한 눈빛으로 송남지를 응시하며 아까 했던 말을 다시 꺼냈다.“송남지, 옷 다 마르면 그때 갈아입어.”송남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하정훈과 더 길게 입씨름하기도 귀찮았고 예의고 뭐고 다 집어치우겠다는 듯 퉁명스럽게 뱉어냈다.“알겠어요. 그럼 그쪽이 나가시죠. 어차피 여기 계시면 나도 신경 쓰이니까 내가 휴게실 다 쓸 때까지 좀 나가 계세요.”하정훈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송남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눈치였다.그는 다소 놀란 듯 날렵한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송남지가 낮게 웃으며

  • 가면을 쓴 남편   제793화

    송남지는 깊은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욕조에는 이미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자 긴장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가만히 욕조에 기대어 찰랑이는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통유리창 너머의 햇살이 블라인드 틈새로 비쳐 들어와 희고 고운 그녀의 팔 위로 일렁이는 빛의 띠를 수놓았다.송남지는 겨울날 따스한 볕을 쬐는 고양이처럼 기분 좋게 눈을 가늘게 떴다.하지만 그 나른함도 잠시, 갑작스러운 인기척이 그녀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송남지는 번쩍 눈을 뜨고는 경계하듯 두 팔로 가슴을 감싸 안으며 한껏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누구세요? 아까 그 직원분인가요? 전 이제 더 필요한 거 없는데요...”그녀는 혹시 김신예가 걱정된 나머지 여기까지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송남지의 시선이 욕실 문고리에 꽂혔다.아까 들어올 때만 해도 다른 사람이 들어올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해 문을 잠그지 않았던 것이다.만약 진짜 김신예라면 예고도 없이 들어온 게 꽤나 무안한 노릇일 터였다.송남지는 허둥지둥 욕조에서 빠져나와 옆에 걸려 있던 잠옷을 낚아채듯 걸치고는 쏜살같이 욕실 문 앞으로 달려가 문을 걸어 잠그고서야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문틈으로 은은한 우디 향과 솔향이 밀려왔고 미세한 기척 사이로 지팡이가 바닥에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까지 섞여 들렸다.송남지는 의아했다.‘하정훈인가? 그럴 리가?’이윽고 욕실 문밖에서 낮고 담담한, 하정훈 특유의 억양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송남지, 나야.”혹여나 그녀가 제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할까 봐, 하정훈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하정훈.”송남지는 기가 차서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하정훈 씨? 그쪽이 여긴 웬일이에요? 변태예요? 나 미행했어요?”밖에서는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송남지가 마음속 의심을 기정사실로 굳혀갈 무렵이 되어서야 하정훈이 천천히 대답했다.“이 휴게실, 날 위해 준비된 곳이야.”

  • 가면을 쓴 남편   제792화

    전면 통유리창이 돋보이는 792호 귀빈 휴게실 안.방에 들어서자마자 송남지는 채광과 인테리어에 감탄했다. 단순한 휴게실이라기보단 7성급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가까운 고급스러움이었다.송남지의 뒤를 따라 들어온 웨이터가 웃으며 가볍게 덧붙였다.“이 방은 평소엔 개방을 안 하는 곳입니다. 오늘 전시 교류회에 아주 대단한 VIP께서 오셔서 특별히 열어둔 거랍니다.”귀빈이 누구든 송남지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여 흑백 투피스에 묻은 얼룩을 힐끗 보며 어떻게 해야 말끔히 지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웨이터는 그녀의 걱정을 눈치챈 듯 위로의 말을 건넸다.“손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휴게실 안에 편하게 입으실 수 있는 잠옷이 있고 세탁 건조기도 구비되어 있거든요. 샤워하시기 전에 옷을 기기에 넣어두고 씻고 나오시면 거의 다 마를 겁니다.”송남지는 그제야 안심하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이곳 시설은 정말 기대 이상이군요.”라인국 출신답게 뼛속까지 낙천적인 웨이터는 나가기 전 농담까지 덧붙였다.“새옹지마라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 방금 전 일처럼, 비록 옷은 더러워졌지만 이렇게 훌륭한 휴게실을 체험해 보시는 것도 꽤 괜찮은 일 아닐까요.”송남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확실히, 교류회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동종 업계 사람들과 가식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차라리 여기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나았다.웨이터가 나가면서 문을 닫아주었다.문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송남지도 옷장 안에서 잠옷을 찾아냈다. 얇고 가벼운 소재에 아주 깨끗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더러워진 흑백 투피스를 벗어 던진 송남지는 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놀랍게도 이 휴게실 안에는 욕조까지 마련되어 있어 최고급 스위트룸을 방불케 했다.하지만 송남지가 욕실에 발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욕조에 물을 틀어놓은 채 맨발로 걸어 나갔다.최미경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하루에 두 번이나 최미경의 전화를 받는 건 송남지

  • 가면을 쓴 남편   제404화

    재스민 갤러리 앞 계단이 붉은 피로 흥건하게 물들었다.손윤영은 미친 사람처럼 웃어젖혔다.“네가 감히 윤씨 가문을 이 꼴로 만들고도 살기를 바랐어? 살아남는다 해도, 이번 생은 물론 다음 생까지 절대 아이를 못 갖게 만들어 줄 거야!”복부를 뚫고 들어온 격통에 송남지는 순식간에 축축하고 아득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민지현은 갤러리 유리문 앞에 선 채 눈앞의 참상을 믿을 수가 없었다.송남지가 힘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완전히 이성을 잃고 광기에 휩싸인 손윤영의 모습에, 일행 중 누구도 선뜻 다가서지 못한 채 공포에 떨고

  • 가면을 쓴 남편   제388화

    윤씨 가문 사건으로 서경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구경꾼들은 상류층의 실태에 환멸을 느꼈지만 가십의 화살이 윤해진의 사생활을 향하던 찰나 모든 기록이 증발하며 상황은 종결되었다.송남지는 그 일에 휘둘리지 않았다. 업무에 치이다 보니 쓸데없는 생각에 낭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재스민의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면서 신인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그녀를 위해 서경에 남은 류무영의 안색을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다.그러던 중 온유미가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남지 씨, 선생님 고집 좀 꺾어줘요. 오늘 아침부

  • 가면을 쓴 남편   제376화

    송남지는 미친 듯한 파도에 휩쓸렸고 휴대폰은 자연스럽게 소파를 따라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가벼운 소리는 소파가 삐걱대는 소리에 묻혀 사라졌다.하지만 끈질기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만큼은 가릴 수 없었다.입술이 막힌 송남지는 겨우 곁눈질로 바닥을 내려다봤다.환하게 켜진 휴대폰 화면에는 비서의 이름이 떠 있었다.안 봐도 뻔했다.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는 전화였다.송남지는 다급한 마음에 하정훈의 탄탄한 허리를 꼬집으며 말했다.“정훈 씨, 이제 진짜 늦어요...”하정훈의 키스는 목덜미까지 이어졌고 송남지의 초조함에 비해 그는 유

  • 가면을 쓴 남편   제394화

    ‘전용기?’송남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솔직하게 말했다.“오 대표님, 농담 마세요. 전용기 같은 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오지훈도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생각에 잠겼다.“예전에 하정훈은 늦가을이나 초겨울만 되면 무봉산에 가서 온천욕을 즐기곤 했죠.”“온천요?”송남지는 그 말을 되뇌며 잠시 고민했다.“감사해요, 오 대표님. 바쁘신데 실례 많았습니다.”전화를 끊은 송남지는 저택에 도착했다.평소보다 고요한 분위기였다.송남지가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지만 그곳 역시 적막했다.거실엔 아무도 없었고 식탁엔 식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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