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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Author: 은지아
송남지는 질색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난 그런 취향 아니니까 마음만 받을게요.”

민지현은 선물 받은 가방을 애지중지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관장님이 이렇게 통 크게 나오시니 저도 더 이상 아껴둘 수 없겠네요.”

그러면서 민지현은 명함 한 장을 꺼내 놓았다.

“원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숨겨둔 마지막 카드였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인 것 같아요.”

송남지는 민지현이 건넨 명함을 받아 들었다.

명함에 적힌 이름은 송남지도 익히 들어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서경 사교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거물로 그 자산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대단한 재력가였다. 서경에서 돈이 된다 싶은 사업에는 모두 그의 지분이 섞여 있었다.

“천남현...”

송남지는 그 이름을 나직이 불렀다.

“전에 천남현이 애타게 찾던 해외 작품을 수소문해서 구해준 적이 있거든요. 그때 받은 거예요.”

민지현이 말했다.

이런 급의 인사들은 명함을 아무에게나 뿌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명함이란 일종의 보답이자,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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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8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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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8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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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면을 쓴 남편   제863화

    말을 마친 송남지는 방 카드키를 챙겨 들고는 돌아서기 전 최보라에게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해 보였다.“언니, 우리 밤에 뭐 보기로 한 거 잊지 마. 나 먼저 들어가서 좀 쉬고 있을 테니까 이따 연락해.”송남지가 멀어지자 오지훈이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최보라를 바라보았다.“둘이 밤에 뭐 하려고? 왠지 좋은 일은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최보라는 자신의 웨이브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우리가 뭘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희끼리 총각 파티하러 갔을 때 나도 아무 말 안 했잖아.”사실 이건 두 사람이 약혼을 결심하며 서로에게 충분한 자유와 공간을 주기로 약속했던 부분이었다. 오지훈은 헛기침을 하며 이 약속이 전혀 좋은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다들 독채 별장으로 돌아가 짐 정리를 마칠 때쯤, 단체 채팅방에 오지훈의 메시지가 올라왔다.[열정의 텍사스 홀덤 제2 라운드! 용기 있는 자들 선착순 모집!]메시지에는 호텔 다른 편에 있는 휴게실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는데, 그곳엔 온갖 오락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한편 독채 별장에서 하정훈은 보안상 비교적 노출이 쉬운 1층을 쓰겠다고 자처했다.그는 편안한 리조트 룩으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와 2층 쪽을 올려다보았다.실외 나선형 계단을 천천히 밟고 올라간 그는 2층에 들어서자마자 화장대 앞에 앉아 공들여 치장을 하고 있는 송남지를 발견했다.문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송남지가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죠?”하정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가 기억하는 송남지는 화장을 번거롭고 귀찮게 여겨 평소엔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늘따라 왜 저렇게 의욕적으로 화장까지 하는 걸까.“별일은 아니고, 오지훈이 홀덤 한판 하자는데 같이 갈래?”송남지는 거울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단칼에 거절했다.“안 가요.”예상치 못한 직설적인 거절에 하정훈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가 막 발길을 돌리려던 찰나, 송남

  • 가면을 쓴 남편   제862화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송남지와 하정훈은 약속이라도 한 듯 쇼핑몰로 직행했다.그 뒤를 쫓는 최보라 일행의 눈에는 호기심과 경악이 서려 있었다.“뭐야? 저 둘은 무슨 상황이지?”곽지민이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나도 모르겠어. 오늘따라 모든 게 다 기묘하게만 느껴져.”유경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난 두 사람이 지금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상극인 줄 알았는데.”결국 사람들의 시선은 최보라에게 쏠렸다.“남지랑 친하니까 보라 씨가 좀 말해봐요. 무슨 일이에요?”최보라는 그들보다 더 멍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어릴 때부터 남지는 남들보다 뭔가가 하나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제야 그게 뭔지 알겠어요. 반항기였나 봐요. 사람마다 반항기는 다 있다더니, 내 동생은 그게 남들보다 너무 늦게 찾아온 모양이에요.”...오지훈은 7성급 고급 호텔 전체를 통째로 빌렸다.화려하고 드넓은 로비에서 방 배정 문제로 한참을 실랑이하던 일행은 결국 결론이 나지 않자 선착순 원칙에 따라 차례대로 방을 고르기로 했다.모든 사람이 선택을 마친 후에야 송남지와 하정훈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호텔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에 나타난 것이었다.처음엔 다들 별 이상한 점을 못 느꼈지만, 송남지 뒤를 따르는 하정훈의 온전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그 누가 하정훈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겠는가.양손에 자그마치 여덟아홉 개에 달하는 쇼핑백을 주렁주렁 들고 있었는데, 개중에는 유명 명품 브랜드도 있었고 다소 생소한 브랜드도 섞여 있었지만 전부 여성용 제품들뿐이라 하정훈 같은 건장한 사내와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경호원들이나 할 법한 일이었지만 하정훈은 이 어색한 역할을 꽤 그럴싸하게 해내고 있었다.그는 신사답게 송남지의 뒤를 조용히 따랐고 호텔 로비에 도착해 짐을 서비스 직원에게 넘겨주고 나서야 비로소 ‘경호원'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오지

  • 가면을 쓴 남편   제391화

    하정훈은 더 대꾸하기 싫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 쪽으로 걸어갔다.의학 서적으로 빼곡한 책장에서 영문 원서 한 권을 꺼내 든 하정훈은 이내 독서에 몰두했다.15분쯤 지나 유경태의 비서가 섬 요리를 차려 왔다.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 시선을 강탈했다.유경태는 일부러 소란을 떨며 하정훈을 불렀다.“벌써 열두 시야. 하 대표도 이리 와서 한입 하지 그래?”하정훈은 곁눈질조차 주지 않고 대답했다.“책 읽는 중이야. 안 먹어.”“책? 그 의학 영문 서적 말이야, 나도 읽기 힘든 건데 네 눈에 들어오긴 해?”그제야 하정훈이 천

  • 가면을 쓴 남편   제399화

    그녀가 놀란 듯 물었다.“갑자기 왜 웃어요? 좋은 일 있어요?”하정훈은 얼른 입꼬리를 내리고 송남지를 빤히 바라보았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 경치가 좋아서 힐링 되는 기분이라 그래.”하정훈은 자신의 속마음에 담긴 소소한 감동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았다.그러면 너무 가벼워 보일까 봐 나름대로 무게를 잡은 것이다.송남지는 그 말에 뛸 듯이 기뻐했다.그녀는 자부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하정훈이 그렇게 말해준 건 그녀의 데이트 코스가 성공적이었다는 뜻이었으니까.그때 식당 사장이 메뉴판을

  • 가면을 쓴 남편   제378화

    재스민 갤러리 개관 커팅식이 대성공을 거두며 마무리됐다.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완벽한 결과였다.온라인은 온통 이 소식으로 도배되었고 반달 동물원 벽화로 유명해진 천재 소녀가 서경 중심가에 재스민 갤러리를 오픈했다는 이야기에 사람들은 열광했다.대다수의 사람이 트래픽이 정말 이렇게 빨리 돈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움을 표하는 반면 이성적인 사람들은 송남지를 옹호했다. 그녀의 유명세는 결국 실력에서 나온 것이고 탄탄한 재능이 있기에 대중의 관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이다.세상 사람들은 송남지를 그저 자본의 선택

  • 가면을 쓴 남편   제404화

    재스민 갤러리 앞 계단이 붉은 피로 흥건하게 물들었다.손윤영은 미친 사람처럼 웃어젖혔다.“네가 감히 윤씨 가문을 이 꼴로 만들고도 살기를 바랐어? 살아남는다 해도, 이번 생은 물론 다음 생까지 절대 아이를 못 갖게 만들어 줄 거야!”복부를 뚫고 들어온 격통에 송남지는 순식간에 축축하고 아득한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민지현은 갤러리 유리문 앞에 선 채 눈앞의 참상을 믿을 수가 없었다.송남지가 힘없이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완전히 이성을 잃고 광기에 휩싸인 손윤영의 모습에, 일행 중 누구도 선뜻 다가서지 못한 채 공포에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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