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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Author: 윤소정
주단우의 말투는 무척 부드러웠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인사팀 직원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그녀는 그대로 무릎이 풀릴 뻔하며 간신히 몸을 가눴다.

하필 왜 이런 일은 자기가 맡게 된 건지, 정말 재수도 없었다.

“그런 뜻은 아니에요, 부대표님... 사실 저는 이 일도 오해였던 것 같고요, 부대표님도 이미 사과하셨으니 이걸로 처리된 셈이라고 생각해서...”

“알아서 해.”

주단우는 상대의 말을 끊었다. 눈까지 닿지 않은 그 웃음에 사람 머리끝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

저녁, 강지현은 주상 그룹 일을 미리 정리해 두고 김태하를 배웅하러 공항에 갔다.

김태하는 일주일 동안 출장을 가야 했고, 오늘 밤 바로 떠날 예정이었다.

전용기로 이동하는 거라 편했고, 강지현이 굳이 고생하며 배웅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강지현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어차피 일주일 동안 얼굴도 못 보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지현이 오지 않았으면 몰라도, 막상 그녀가 오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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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70화

    공항 프라이빗 VIP 라운지 안에서는 김태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숙인 채 이번에 논의할 프로젝트 보고서를 훑어보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떠나기 전 강지현이 자기를 바라보던 눈빛이 남아 있었다.“몇 시야?”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옆에 있던 최동윤에게 물었다.최동윤은 시간을 확인했다.“아홉 시입니다, 대표님.”남자가 무슨 뜻으로 묻는지 알았던 그는 한마디를 덧붙였다.“곧 오실 것 같습니다.”이번에 미래 그룹이 맡게 된 건 비중이 매우 큰 국가 프로젝트였다.프로젝트 지역은 서남쪽 국경 지대였다. 두 나라 산맥이 맞닿아 있는 외딴 구역에 자리하고 있었고, 양국이 공동으로 자금을 댄 사업이었다. 미래 그룹이 무려 3년 동안 공들여 따낸 핵심 프로젝트이기도 했다.김태하가 이번 출장에 나서는 이유도 바로 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였다.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상업 개발과 민생 공익이라는 두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양국은 각각 한 명씩 ‘공익 대표’를 보내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전 과정을 따라 기록하게 했다. 양국의 우정을 전하고, 손잡고 산간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김태하도 이 사실은 뒤늦게 통보받았다. 윗선에서 정한 대표 역시 해원시에 있었고, 출발부터 동행하며 기록을 남기길 원한다는 얘기였다.겸사겸사 이동하는 동안 김태하와 인터뷰도 진행해서 미래 그룹 홍보 자료로 쓰겠다는 계획도 있었다.김태하는 원래 최동윤을 보내 사람을 데려오게 하려 했다. 그런데 연락 과정에서 상대측 비서는 그 제안을 거절했고, 시간과 장소만 확인한 뒤 정시에 도착하겠다고 했다.최동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VIP 라운지 문도 열렸다. 서지아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여자를 보는 순간, 김태하의 눈빛에는 아주 미세한 놀라움이 스쳤다. 하지만 그것도 금세 깊은 물처럼 잔잔한 평정으로 가라앉았다.이번 공익 대표가 서지아일 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서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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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지현은 귓불까지 뜨거워져 김태하를 한 번 밀었다.“빨리 가, 김 대표.”40분이 넘는 거리였는데도, 그 시간은 한순간처럼 짧게 지나갔다.가는 길에 강지현은 먼저 김태하를 끌어안았다. 이제는 정말 아쉬워졌다. 고작 일주일일 뿐인데, 정말 일주일뿐인데도, 마치 아주 긴 이별을 앞둔 것만 같았다.그녀는 얼굴을 그의 목덜미에 파묻고, 그에게서 나는 맑고 좋은 향을 욕심내듯 들이마셨다.“김태하.”그녀는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너 엄청 보고 싶을 거야.”“그럼 나 안 갈게.”김태하는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더 깊이 끌어안고, 턱으로 그녀의 머리 꼭대기를 가볍게 문질렀다.그가 그렇게 말하자, 강지현의 눈빛에는 정말로 잠깐 흔들림이 스쳤다.하지만 김태하는 농담으로만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로 당장 차를 돌릴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안 돼. 일이 더 중요해.”그를 일주일이나 보내는 일정이라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닐 터였다. 그녀가 괜히 떼를 쓸 수는 없었다.“정 안 되면 나 미래 그룹 대표 안 할 테니까, 네가 나 먹여 살려.”김태하는 일부러 강지현을 놀리듯 말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여전히 진지했다.남자가 일부러 장난치는 걸 알면서도, 강지현은 곧장 진지한 얼굴로 그의 눈을 바라봤다.“그건 돼.”김태하는 낮게 웃었다. 깊게 깔린 목소리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다정함이 섞여 있었다.“강지현, 나도 너 엄청 보고 싶을 거야.”차 안은 잠시 조용해졌다. 서로 얽히는 숨소리만 고요하게 맴돌았다.강지현은 김태하의 턱 가까이 다가갔고 자연스럽게 그의 차가운 입술에 닿았다.두 사람의 입맞춤은 무척 부드러웠다. 천천히, 조금씩, 서로의 입술을 오가며 가볍게 깨물었다. 사람 마음을 어지럽힐 만큼 애틋한데도, 쉽게 멈출 수가 없었다. 다 풀어내지 못한 그리움이 그 안에 숨어 있었다.앞쪽에 앉아 있던 최동윤은 그 장면을 보고 얼른 두 눈을 가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공항 VIP 통로 앞에 부드럽게 멈췄다. 최동윤이 먼저 내려 기다리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68화

    주단우의 말투는 무척 부드러웠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인사팀 직원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그녀는 그대로 무릎이 풀릴 뻔하며 간신히 몸을 가눴다.하필 왜 이런 일은 자기가 맡게 된 건지, 정말 재수도 없었다.“그런 뜻은 아니에요, 부대표님... 사실 저는 이 일도 오해였던 것 같고요, 부대표님도 이미 사과하셨으니 이걸로 처리된 셈이라고 생각해서...”“알아서 해.”주단우는 상대의 말을 끊었다. 눈까지 닿지 않은 그 웃음에 사람 머리끝이 서늘해질 정도였다....저녁, 강지현은 주상 그룹 일을 미리 정리해 두고 김태하를 배웅하러 공항에 갔다.김태하는 일주일 동안 출장을 가야 했고, 오늘 밤 바로 떠날 예정이었다.전용기로 이동하는 거라 편했고, 강지현이 굳이 고생하며 배웅하지 않았으면 했지만, 강지현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어차피 일주일 동안 얼굴도 못 보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런데 강지현이 오지 않았으면 몰라도, 막상 그녀가 오고 나니 김태하의 떠나는 기분은 오히려 더 가라앉았다.두 사람은 식당에서 가볍게 식사를 함께했고, 강지현은 시간을 맞춰 보다가 이제 출발해야 한다고 그를 재촉했다.김태하는 강지현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참 뒤 그녀의 손을 잡아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서 반짝이는 다이아 반지를 바라보며 물었다.“나 이제 가야 해.”“응. 가야지. 안 그러면 이따 길 막혀.”강지현의 머릿속은 온통 김태하의 출장 일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지금 그의 감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말을 마친 뒤에는 그에게 챙겨 준 약이랑 출장용 물건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최동윤이 분명 다 준비해 뒀을 거라는 건 알았다. 그래도 자기가 직접 챙겼다는 데 의미가 달랐다.지난번 김태하가 나갔다가 과로로 몸살이 났고, 또 목에 염증도 잘 생긴다는 걸 강지현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목 관리에 좋은 특효약까지 한가득 챙겨 놓았다.몸에 좋은 음료랑 보양식도 이것저것 넣어 뒀다.“주상 그룹 일은 어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6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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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26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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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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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결혼, 진짜 신분   제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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