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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만천홍
염수호는 강씨 가문을 나선 뒤 곧바로 미수금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대신 경도시를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허기를 느꼈던 그는 길가의 작은 식당 하나를 골라 들어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주머니 사정이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이런 소박한 식당이 더 편했다.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염수호!”

맑고 또렷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수호가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흰 눈처럼 잡티 하나 없이 고운 피부는 투명해 보일 정도로 맑았고, 테 없는 안경 아래로는 커다란 눈이 또렷하게 빛났다.

오뚝한 콧대와 앵두 같은 입술까지, 이목구비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거기에 늘씬한 몸매까지 더해져 어디서든 시선을 끌 만한 외모였다.

염수호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온 국숫집에서 이런 미인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어느 학교에 가도 여신 소리를 들었을 얼굴이었다.

그때 문득 낯이 익다는 느낌이 스쳤다.

잠시 생각하던 염수호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손하은?”

손하은이 환하게 웃었다.

“기억하고 있었네!”

염수호는 잠시 멍해졌다.

머릿속에는 작은 키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썼던 한 어린 시절 동창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마는 늘 앞머리에 가려져 있었고 반에서도 존재감이 거의 없던 아이였다.

직접 보고도 믿기 어려웠다. 그 시절의 친구가 이렇게까지 예쁜 숙녀가 됐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손하은은 염수호의 중학교 동창이었다. 그때 반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염수호가 그녀를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예전에 손하은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녀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졌고 친구가 되었다.

염수호가 웃으며 말했다.

“세월이 지나면 몰라볼 정도로 바뀐다더니, 그렇게 여신이 되었을 줄은 몰랐네.”

그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진작 꼬셔 볼 걸 그랬다.”

손하은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너도 참 많이 달라졌네... 예전엔 이런 식으로 말 안 했잖아.”

중학교 시절의 염수호는 염씨 가문에서 늘 홀대를 받았다.

그래서 성격도 조용했고 반 친구들과도 거의 말을 섞지 않았다.

감옥에 들어간 뒤에야 성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염수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람은 변하는 법이지.”

그리고 물었다.

“너도 식사하려고 온 거야?”

손하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여기 우리 엄마 가게야. 오늘 일요일이라 내가 좀 도와주러 왔어.”

그때 주방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하은아, 국수가 다 됐다!”

손하은이 얼른 안쪽으로 달려갔다.

잠시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들고나왔다.

염수호가 그릇을 받아 들며 웃었다.

“이런 미인이 직접 서빙까지 해주다니. 오늘 제대로 대접받네?”

손하은이 피식 웃었다.

“알면 됐어.”

손하은이 미소를 지으며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염수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염수호, 너 그때 왜 갑자기 학교 안 나왔어?”

염수호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일이 좀... 있었어.”

짧게 말했을 뿐 더 설명하지는 않았다.

손하은은 눈치를 보더니 자연스럽게 화제를 바꿨다.

“지금 학교 다니고 있어?”

염수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 결혼했어.”

손하은이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뭐? 진짜 결혼했다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염수호는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았으니까.

염수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야. 며칠 전에 결혼했어.”

그리고 물었다.

“하은이 너는? 남자 친구 있어?”

손하은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연애할 생각 없어.”

염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공부가 먼저지. 나처럼 되지 말고.”

손하은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염수호가 결혼했다는 말을 들은 뒤로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허전했다.

그때, 가게 문이 벌컥 열리며 몇 명의 조폭들이 들이닥쳤다.

순간 손하은의 얼굴이 굳었다. 그녀는 분노 어린 눈으로 그들을 노려봤다.

“너희 또 왔어?”

선두에 서 있던 조폭이 히죽 웃었다.

“어이, 형수님도 계셨네.”

그의 눈이 음흉하게 손하은의 몸을 훑었다.

손하은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형수님이라니, 헛소리하지 마!”

그때 뒤쪽 주방에서 인기척을 듣고 중년 여성이 나왔다. 손하은의 어머니, 손수정이었다.

그녀는 조폭들을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 이 시간에 식사하러 오신 건가요?”

조폭들이 히죽거리며 웃었다.

“사장님, 생각은 좀 해 보셨습니까?”

손수정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가 다시 붉어졌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조폭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호중 형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사장님이 승낙만 하면 앞으로 관리비도 안 받겠다고요. 그리고 가게를 더 크게 확장해 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손수정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저... 우리 하은이는 아직 학생이에요. 연애 같은 건 아직 생각도 못 해봤을 거예요. 호중 씨께는 감사하다고 꼭 전해 주세요. 관리비는 제때 잘 낼게요.”

그 순간. ‘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붉은 머리의 조폭, 종빈이 발로 의자를 걷어찼다. 의자가 뒤집히며 요란한 소리가 가게 안에 울렸다.

종빈이 험악한 얼굴로 으르렁거렸다.

“좋게 말할 때 알아듣지, 그래? 호중 형님이 네 딸을 마음에 들어 하신다잖아! 그 자체로 영광인 줄 알아야지. 쓸데없는 말 늘어놓지 마.”

그는 손하은을 가리켰다.

“오늘 당장 형님 만나러 가야 해. 안 그러면 이 가게 다 부숴 버릴 거야.”

그 분위기에 놀란 손님들이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를 빠져나갔다.

손하은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불법침입이고 영업방해야. 당신들,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

조폭들은 오히려 비웃었다.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남자가 성큼 다가와 손하은의 휴대전화를 낚아채 버렸다.

“형수님, 괜히 발버둥 치지 마시죠. 경찰 불러 봐야 뭐 합니까? 우린 잡혀들어갔다고 해도 며칠이면 나와요. 나오면 또 올 건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설마 장사 접을 생각은 아니겠죠?”

그 옆에서 붉은 머리의 종빈이 손하은을 노골적으로 훑어보며 웃었다.

“형수님, 호중 형님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먹고사는 걱정 없어요. 누가 감히 형수님 건드리겠어요?”

손하은은 두려움에 몸이 굳었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

“꿈도 꾸지 마. 난 절대 안 가.”

손수정이 급히 딸 앞에 서서 조폭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그냥 소소하게 장사해서 먹고살려는 사람들입니다. 제발 저희 좀 그만 괴롭혀 주세요.”

손수정과 손하은 모녀가 거듭 거절하자, 조폭들의 인내심도 완전히 바닥난 듯했다.

“젠장, 좋게 말해도 못 알아듣네. 다 엎어 버려! 가게 부수고 사람도 바로 끌고 가!”

종빈이 욕설을 내뱉으며 소리쳤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조폭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쾅!’ 탁자 하나가 넘어졌고 의자가 공중으로 날아갔다. 식당 안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탁자와 의자가 연달아 부서지는 소리가 가게 안을 가득 채웠다. 접시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깨졌고 국물 그릇이 뒤집히며 바닥이 엉망이 되었다.

짧은 시간 사이에 가게 안의 절반 가까운 테이블이 부서졌다.

손수정과 손하은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급히 주방 쪽으로 몸을 피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서 가게가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보자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그때 손하은의 시선이 무심코 염수호에게 향했다.

순간 마음속에서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수호가 예전처럼 또 한 번 나서 준다면...’

중학교 시절 자신을 도와주던 염수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염수호 혼자서 저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해.’

그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수호야, 그냥 빨리 가. 괜히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때 조폭들도 가게 안에 남아 있는 염수호를 발견했다.

조폭 중 한 명이 건방지게 소리쳤다.

“야, 빨리 꺼져. 여기서 알짱거리지 말고.”

염수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가게 안을 둘러보며 웃었다.

“꽤 신나게 때려 부쉈네?”

조폭의 얼굴이 굳었다.

“야 이 새끼가 말이 많네? 꺼지라고 했는데 못 들었냐?”

탈색 머리를 한 조폭이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안 꺼지면 내 주먹이 얼마나 쓴지 맛보게 될 거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수호의 손이 먼저 움직였다.

그는 날아오는 주먹을 막아 손목을 비틀었다.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가게 안에 울렸다.

“아아아악!”

손목이 완전히 꺾이자, 탈색 머리를 한 조폭이 처절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염수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저 손바닥으로 가볍게 밀어냈을 뿐인데, 탈색 머리 조폭의 몸이 공처럼 튕겨 나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제야 나머지 조폭들이 상황을 깨달았다.

종빈을 비롯한 일행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 새끼가 미쳤나? 감히 우리한테 손을 대?”

종빈이 이를 갈며 외쳤다.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러는 거야?”

염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지.”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쓰레기들.”

순간 조폭들의 눈이 뒤집혔다.

“이 개새끼가!”

종빈이 욕설을 내뱉으며 외쳤다.

“뭐해! 저 새끼 죽여!”

한 조폭이 품에서 단검을 꺼내 들고 염수호에게 달려들었다.

번뜩이는 칼날이 그대로 염수호의 배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수호야, 피해!”

손하은이 창백해진 얼굴로 외쳤다.

하지만 다음 순간 벌어진 장면은 그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염수호의 몸이 가볍게 움직였다. 피하는 동시에 주먹이 먼저 꽂혔다.

‘퍽’ 소리가 나더니, 조폭 한 명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어 발차기 한 번에 또 한 명이 공처럼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그 뒤로 또 한 명이 달려들었지만, 염수호의 주먹이 먼저 상대의 얼굴에 꽂혔다.

단 2초도 채 되지 않아 조폭들이 전부 바닥에 나뒹굴었다.

모든 행동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손하은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그 장면을 바라봤다.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진 조폭들이 이를 악물며 신음을 흘렸다.

“이... 이 새끼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종빈이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호... 호중 형님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염수호가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종빈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으악!”

종빈이 비명을 질렀다.

염수호가 살짝 힘을 주자 종빈의 얼굴이 그대로 바닥에 짓눌렸다.

그리고 담담하게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지?”

염수호가 발에 힘을 조금 더 싣자, 종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머리가 터질 듯한 고통이 몰려왔지만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개... 개새끼... 호중 형님은 백우회 사람이야... 넌 끝장이야... 예수가 와도 살아남기 힘들 거라고!”

염수호는 발에 힘을 실어 조폭의 얼굴을 바닥에 더 세게 짓눌렀다.

‘이대로면... 진짜 죽을지도 몰라.’

그 순간 종빈의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형님! 형님 잘못했습니다!”

그는 다급하게 외쳤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살려 주세요! 발 좀 치워 주세요!”

염수호는 잠시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발을 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나머지 조폭들을 바라봤다.

아까까지 날뛰던 조폭들은 전부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비틀거리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들은 겁에 질린 눈으로 염수호를 한 번 힐끗 보고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도망치려는 순간, 염수호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거기 서. 내가 가도 된다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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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원들이 기세등등하게 달려들었지만 염수호는 세 번의 주먹과 두 번의 발길질로 전부 쓰러뜨렸다.“이 폐물 자식, 감히 내 사람들까지 다치게 해?”조혁민이 눈을 부릅떴다.“경원상회 산하 상가에서 난동을 부리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알긴 하고 이러는 거야?”경원상회 산하 상가라는 말을 듣자 손하은의 얼굴빛이 변했다. 이곳은 바로 경원상회가 담당하는 쇼핑몰이었다.경원상회라는 이름은 그녀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경원시 전체에서 손꼽히는 거대한 조직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우리가 언제 난동을 부렸어요?”손하은이 결국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우리는 그냥 옷을 사러 왔을 뿐이에요. 먼저 시비를 건 건 이서영이에요. 그런데 그쪽은 갑자기 나타나서 상황도 따지지 않고 사람부터 잡으려 했어요. 이건 명백한 갑질이에요. 신고할 거예요.”이서영이 비웃었다.“손하은, 널 괴롭히면 어쩔 건데? 혁민 오빠 아버지가 이 쇼핑몰 총괄 책임자야. 신고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우리 편이야. 네 말을 누가 믿겠어?”조혁민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이서영 말이 맞아. 일이 커져 봐야 손해 보는 건 너희뿐이지.”“정말... 정말 너무해.”손하은은 분노로 몸이 떨렸다.“너무하면 뭐 어쩔 건데?”조혁민이 거만하게 말했다.“너희 같은 배경도 권력도 없는 평민은 원래 남에게 짓밟히는 게 당연해. 이 폐물이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전화 한 통이면 몇 년은 감옥에 보낼 수 있어. 그 꼴 보기 싫으면 얌전히 내 여자가 되면 돼.”손하은은 순간 당황했다. 염수호가 싸움을 잘하는 건 사실이었지만 경찰 앞에서는 아무리 강해도 소용없었다. 게다가 이 쇼핑몰 뒤에는 경원상회가 있었다. 정말 문제 삼으면 염수호는 틀림없이 잡혀갈 것이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염수호는 손하은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낸 뒤 조혁민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권세 믿고 사람 괴롭히는 거, 꽤 좋아하나 보네?”조혁민이 눈썹을

  • 감옥에서 돌아온 거물   제25화

    장효리도 사실 마음을 정했다. 정 안 되면 이 일을 그만두면 그뿐이었다.그녀는 곧 옷 몇 벌을 가져와 손하은을 탈의실로 데려가 입어 보게 했다.손하은은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염수호에게 떠밀리다시피 탈의실로 들어갔다. 이서영은 굳이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손하은이 몇 벌 더 입어 보길 속으로 바라고 있었다.그래야 나중에 보상을 요구하기 좋기 때문이었다.손하은은 곧 옷을 갈아입고 탈의실에서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염수호의 눈이 번쩍 빛났다.보랏빛 옷자락이 살랑이며 평소보다 훨씬 밝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겼고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까지 더해졌다.“어때? 예뻐?”손하은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염수호를 바라봤다.“정말 예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아.”염수호는 아낌없이 칭찬하자 손하은의 눈매가 살짝 휘어졌고 얼굴의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그녀는 다시 다른 옷을 입어 보러 갔다.연달아 몇 벌을 입어 봤는데 모두 잘 어울렸고 확실히 장효리의 안목은 정확했다. 물론 손하은의 타고난 미모 덕분이기도 했다.그때 키 큰 청년이 경비원 몇 명을 데리고 매장 안으로 들이닥쳤다.이서영의 눈이 번쩍이며 곧장 달려갔다.“혁민 오빠, 왜 이제야 왔어. 내 얼굴 좀 봐. 저 거지한테 맞았어. 흑흑...”조혁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이서영은 곧바로 과장까지 섞어 사건을 늘어놓았다.“걱정 마. 내가 너 대신 반드시 해결해 줄게.”조혁민이 장담했다.그때 염수호가 탈의실 쪽에서 걸어 나왔고 조혁민은 염수호를 보자 잠시 멈칫했다.“어이쿠, 누가 이렇게 배짱 좋게 경원 상가에서 소란을 피우나 했더니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였네.”그는 비웃으며 말하자 이서영이 놀라 물었다.“혁민 오빠, 이 거지, 아는 사람이야?”조혁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자식 이름 염수호야. 요즘 경도시에서 떠들썩한 강씨 가문 데릴사위지.”염수호의 사진은 이미 경도시 재벌 2세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었다. 그래서 조혁민도 단번에 알아본 것이었다.이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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