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감옥에서 돌아온 거물: Chapter 1 - Chapter 10

30 Chapters

제1화

“사부님, 제자가 이곳을 먼저 나가게 되었습니다. 부디 몸조심하십시오.”경원도 잠룡 교도소.염수호가 남루한 차림의 노인을 향해 공손히 예를 올렸다. 그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노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일러둔 일을 잊지 말거라. 밖에 나가면 최대한 빨리 몸속의 원룡지기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 기운이 심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염수호가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명심하겠습니다.”3년 전.염수호는 형을 대신해 감옥에 들어왔다. 그때 그는 겨우 열다섯이었다.어린 죄수였던 그는 늘 다른 죄수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그때 한 노인이 나섰다.그는 염수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무예와 수련법을 전수했다.노인은 염수호에게 그의 몸에는 진룡혈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의 몸에서는 용골이 뽑혀 나간 상태였다.그 때문에 체내에 원룡지기가 생겨났고 그 기운은 끊임없이 몸을 잠식하고 있었다.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그는 열여덟을 넘기지 못할 운명이었다.다행히 노인이 무도를 전수해 기혈과 체질을 단련하게 한 덕분에 간신히 원룡지기의 침식을 억누를 수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원룡지기를 완전히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첫째, 특수한 체질을 지닌 여인을 찾는 것.용은 본래 음욕이 강한 존재이며 원룡지기 또한 용의 기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특수 체질의 여인과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그녀의 원음으로 원룡지기를 잠재우는 방법이었다.그 가운데에서도 진황체와 진룡체가 가장 이상적인 체질로 꼽혔다.둘째, 잃어버린 용골을 되찾는 것.원룡지기는 용골이 뽑히면서 생겨난 것이니, 그것만 되찾으면 기운 역시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었다.노인이 출소하는 염수호를 향해 손을 휘저었다.“그래, 어서 가거라. 다만 기억해라. 내 제자라는 이름에 먹칠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염수호는 무릎을 꿇고 노인을 향해 연달아 세 번 머리를 조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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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염도국의 미간이 아주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멋쩍은 웃음을 유지했다.“수호야, 네가 없던 지난 3년 동안 네 형들에게는 이미 여자 친구가 생겼다. 게다가 이건 원래 너를 위해 마련한 혼사였다. 네 형들이 어떻게 그걸 빼앗겠니...”염수호는 더 따질 생각이 없다는 듯 담담히 말했다.“좋아요. 결혼하겠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염도국의 눈빛이 순간 달라졌다.“조건이라니? 말해 봐라.”염수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제 친부가 누구인지 알려 주세요.”그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염도국은 자신의 친부가 아니었다.염도국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는 슬쩍 부엌 쪽을 바라봤다.서희수가 아직 부엌에 있는 걸 확인한 염도국은 그제야 안도한 듯했다.그 반응만으로도 염수호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음을 확신했다.염도국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거냐? 내가 네 친아버지다.”염수호가 비웃었다.“정말요? 친아버지라면 죄를 지은 적이 없는 자기 막내아들을, 큰아들을 대신해서 직접 감옥에 보냈을까요? 이제 와서 막 출소한 아들한테 식물인간이 된 재벌가 딸과 결혼하라고 했을까요?”염도국은 말문이 막혔다.그제야 깨달았다. 염수호가 이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애초에 염도국의 계산은 따로 있었다. 일단 적당히 달래 강씨 가문에 데릴사위로 보내 놓는 것이었다.‘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다 지난 일이 되었을 터, 뭘 할 수 있겠어?’염수호가 담담히 말했다.“제 출생의 진실을 말해 주세요. 그러면 원하시는 대로 강윤희와 결혼하겠습니다.”염도국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이놈의 자식! 감히 나를 협박하는 거냐?”염수호의 표정은 미동도 없었다.“계속 아버지 행세를 하려는 건 아니죠? 당신은 그럴 자격 없습니다.”염도국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질렸다.“패륜아가 따로 없구나! 감옥에서 3년 썩다가 나왔다고 해서 내가 널 어쩌지 못할 줄 아느냐?”염수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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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한현숙은 끝내 은행 카드를 염수호 손에 쥐여 주었다.한현숙이 떠난 뒤, 염수호는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강윤희를 바라봤다.“데릴사위도... 나쁘지는 않네.”그는 낮게 중얼거렸다.조금 전 한현숙이 보여 준 따뜻한 모습 때문이었다.한현숙은 염수호로 하여금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다.염도국과 달리, 그의 친모 임정희는 언제나 그를 아끼고 보살폈다.염수호는 강윤희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잠시 후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음? 이 체질은 설마...”그는 다시 한번 자세히 살폈다.그의 눈에 기쁨이 스쳤다.“정말로... 진황체라니. 운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염수호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약왕의 말에 따르면 특수 체질을 지닌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그런데 막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사람을 만나다니, 게다가 우연한 계기로 특수 체질을 지닌 여자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니!’염수호는 숨을 고르며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리고 강윤희가 왜 혼수상태에 빠졌는지 살피기 시작했다.잠시 후, 그의 눈썹이 미묘하게 올라갔다.“흠... 내 아내가 된 이 여자도 평범한 삶을 살 운명은 아니군.”염수호가 한쪽 손을 뻗자, 그의 손끝에서 진기가 실오리처럼 흘러나왔다.곧 공중에서 그 기운이 모이며 여러 개의 기침(氣針)으로 응축됐다.진기로 침을 만들어내는 수법이었다.이 침술을 아는 사람이 보았다면 매우 놀랐을 것이다. 이런 침술은 보통 고서에서나 등장하는 경지였기 때문이었다.염수호는 이불을 살짝 젖혔다.그 아래에는 강윤희의 매끈하고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그 모습을 본 염수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지난 3년 동안 그는 줄곧 감옥에 있었기에 여자를 가까이할 기회는 단 한 번도 없었다.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라 이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리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기침을 조종하기 시작했다.‘휙, 휘익...’손끝이 가볍게 움직였다.아홉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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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윤희야!”한현숙이 거의 뛰다시피 침대로 달려갔다. 그녀는 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다행이야. 엄마는 알고 있었어. 우리 딸은 운이 좋으니까 반드시 괜찮아질 거라고.”강해철 역시 얼굴 가득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강윤희의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다.오숙자와 임석준 또한 안도의 숨을 내쉬며 환하게 웃었다.반면, 진미경과 강아린 모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마치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표정이 일그러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의료진 몇 명이 각종 장비를 들고 별장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곧바로 강윤희의 상태를 정밀하게 검사하기 시작했다.한현숙이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선생님, 상태가 어떻습니까?”의사는 검사 결과를 확인하며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이었다.“사모님, 윤희 아가씨의 바이탈은 아주 안정적입니다. 다만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던 탓에 기력이 조금 쇠약해져 있을 뿐입니다.”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그는 강윤희의 전담 주치의로서 정기적으로 강윤희의 몸 상태를 검사해 왔다.불과 며칠 전 검사를 진행했을 그때만 해도 뇌파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고 몸 곳곳의 근육도 위축된 상태였다.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의식이 돌아온 것뿐 아니라 위축됐던 근육들까지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어 있었다.말 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강해철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우리 강씨 가문의 조상님들이 지켜 주신 거야.”딸이 깨어난 순간,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먹구름이 단번에 걷혀 버린 듯했다.하지만 한현숙은 무심코 염수호 쪽을 바라봤다. 조금 전 있었던 일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설마... 정말 우연일까?’한현숙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들어 진미경을 바라봤다.그녀의 입가에는 은근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형님, 보셨어요? 우리 사위가 정말 복덩이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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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강윤희가 깨어났다는 소식은 곧바로 경도시 상류 사회에 퍼졌다.예전에 그녀를 쫓아다니던 젊은 재벌가 자제들이 줄줄이 강씨 가문을 찾아왔다.그러나 한현숙이 모조리 쫓아냈다.“우리 딸은 이미 결혼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괜한 일로 찾아오지 마세요.”그렇게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그 사이 강윤희는 여러 번 이혼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때마다 한현숙에게 된통 꾸지람만 들었다.결국 더는 방법이 없어진 강윤희는 염수호를 따로 불러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수호 씨는 사람 됨됨이가 괜찮은 분이에요. 책임감도 있으시고요. 하지만... 저희 둘은 정말 어울리지 않습니다.”강윤희는 이미 사람을 시켜 염수호를 조사해 본 상태였다. 그 덕분에 그에 대해 꽤 자세히 알게 되었다.조금 답답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인성만큼은 나쁘지 않았다.그녀가 그저 평범한 재벌가 딸이었다면, 이런 데릴사위를 맞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의 처지는 달랐다.그녀는 애초에 평범한 사람과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이었다.억지로 함께 지낸다 해도 애정이 생길 리 없었고 오히려 그에게 화를 부를 수도 있었다.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현실이었다.염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이혼 얘기죠? 장모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상관없습니다.”강윤희가 미간을 눌렀다.“엄마 태도 보셨잖아요. 지금 당장은 이혼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습니다.”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었다.“그래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앞으로 저희는 형식적인 부부로만 지내죠. 엄마를 설득할 수 있게 되면 그때 바로 협의이혼 진행하는 걸로 하시죠. 다만, 그때까지는 서로의 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걸로 해요. 수호 씨도 다른 여자를 만나셔도 됩니다.”잠시 머뭇거리던 강윤희가 덧붙였다.“단 하나 조건이 있어요. 집으로 데려오지만 않으면 됩니다. 이런 요구가 조금...”“그렇게 해요.”염수호가 바로 대답했다. 속으로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런 좋은 조건이 또 어디 있겠어.’그는 지금이라도 서둘러 다른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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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염수호는 강씨 가문을 나선 뒤 곧바로 미수금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대신 경도시를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정오가 가까워지자, 허기를 느꼈던 그는 길가의 작은 식당 하나를 골라 들어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주머니 사정이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이런 소박한 식당이 더 편했다.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염수호!”맑고 또렷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염수호가 고개를 들었다.눈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흰 눈처럼 잡티 하나 없이 고운 피부는 투명해 보일 정도로 맑았고, 테 없는 안경 아래로는 커다란 눈이 또렷하게 빛났다.오뚝한 콧대와 앵두 같은 입술까지, 이목구비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거기에 늘씬한 몸매까지 더해져 어디서든 시선을 끌 만한 외모였다.염수호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아무 생각 없이 들어온 국숫집에서 이런 미인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어느 학교에 가도 여신 소리를 들었을 얼굴이었다.그때 문득 낯이 익다는 느낌이 스쳤다.잠시 생각하던 염수호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손하은?”손하은이 환하게 웃었다.“기억하고 있었네!”염수호는 잠시 멍해졌다.머릿속에는 작은 키에 두꺼운 뿔테 안경을 썼던 한 어린 시절 동창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마는 늘 앞머리에 가려져 있었고 반에서도 존재감이 거의 없던 아이였다.직접 보고도 믿기 어려웠다. 그 시절의 친구가 이렇게까지 예쁜 숙녀가 됐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손하은은 염수호의 중학교 동창이었다. 그때 반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염수호가 그녀를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예전에 손하은이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녀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졌고 친구가 되었다.염수호가 웃으며 말했다.“세월이 지나면 몰라볼 정도로 바뀐다더니, 그렇게 여신이 되었을 줄은 몰랐네.”그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진작 꼬셔 볼 걸 그랬다.”손하은의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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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조폭이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혀... 형님, 더... 더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바닥에는 깨진 그릇과 부서진 탁자가 널려 있었다.염수호는 부서진 가게 안을 한 번 둘러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남의 가게 부숴 놨으면 배상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손수정이 급히 앞으로 나섰다.“저기... 젊은이, 아니, 수호야... 이 일은 그냥 여기서 끝내는 게 어떨까?”그녀는 돈을 받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까 봐 겁이 났다.하지만 조폭들은 오히려 재빨리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형님 말씀 맞습니다. 당연히 배상해야죠.”그들의 속마음은 단 하나였다.‘빨리 돈 주고 여기서 벗어나자.’종빈이 서둘러 말했다.“형님, 이 탁자랑 의자들... 한 60만 원쯤은 될 겁니다. 제가 100만 원 드리겠습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바로 계좌 이체를 하려 했다.“100만 원?”그 순간 염수호의 얼굴이 굳었다.“지금 누굴 거지 취급하냐?”종빈이 당황해서 더듬거렸다.“혀... 형님, 원하시는 금액을 말씀해 주시면...”염수호가 짧게 말했다.“천만 원.”종빈의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이 낡은 테이블 몇 개가 천만 원이라고?’그는 순간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천만 원이요? 날강도도 아니고!”말을 내뱉는 순간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아차... 눈앞에 있는 놈은 날강도보다 더한 놈이잖아!’손수정도 깜짝 놀라 입을 열려 했지만 옆에 있던 손하은이 조용히 그녀의 팔을 잡으며 말렸다.염수호가 비웃듯 말했다.“왜? 너희는 남의 가게를 다 때려 부숴도 되고, 나는 너희한테 강도질 좀 하면 안 되냐?”종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잠시 후, 그가 울상으로 말했다.“그... 그게... 형님, 정말 그만한 돈이 없습니다.”염수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떨어졌다.“알아서 구해.”그리고 덧붙였다.“아니면 오늘 여기서 손목 자르고 가던가.”종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드리겠습니다! 드리겠습니다!”결국 조폭들은 휴대전화로 계좌를 열어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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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천억 원? 차라리 칼 들고 뺏으시죠.”김현지가 분노를 터뜨렸다.“저희도 조사하고 온 겁니다. 이 건물에 든 건설 비용은 많아야 100억 원 수준입니다.”이진웅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비서가 건넨 차를 받아 들고는 직접 세 사람 앞에 놓인 찻잔을 채웠다. 그리고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너무 노여워하지 마세요. 값을 부르면 흥정이 따라오기 마련이니, 가격이야 뭐... 천천히 맞춰 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그는 미소를 지은 채 황보시은을 바라봤다.“황보 아가씨, 우선 차부터 한잔하시지요.”그러나 황보시은은 움직이지 않았다.이진웅의 눈이 가늘어졌다.“설마 이 정도 성의도 받아주지 않으시겠다는 겁니까?”그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그렇다면... 이만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김현지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백우 철두!”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선 넘지 마십시오. 우리가 당신 하나 어떻게 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십니까?”이진웅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코웃음을 쳤다.“애송이가 주제 파악을 못 하네...”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이래 봬도 이 바닥에서 수십 년을 굴러먹었습니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겁먹고 물러설 사람으로 보입니까?”그리고 손을 휘저었다.“협상할 생각이 있으면 제대로 예의를 갖춰 이야기하시고 아니면 그냥 돌아가십시오.”김현지의 눈에 차가운 살기가 스쳤다. 당장이라도 나설 기세였다.하지만 이곳이 상대의 홈그라운드라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그때 황보시은이 입을 열었다.“이 대표님, 본론만 얘기합시다.”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원하시는 금액을 말씀해 주시죠?”이진웅은 소파에 몸을 깊이 기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보시은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눈동자 깊은 곳에 짧은 분노가 스쳤지만 곧 사라졌다.그녀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올렸다.그리고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이제 협상하실 생각이 드셨습니까?”이진웅이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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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아가씨!”김현지도 발을 동동 굴렀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두 여자가 절망에 빠져 있던 그때였다.“사내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고작 이런 치졸한 수단으로 여자 하나를 상대하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냐?”...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말을 꺼낸 염수호에게 쏠렸다.김현지는 놀란 얼굴이었고 황보시은은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품었다.“나서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주신다면... 반드시 후하게 보답하겠습니다.”지금의 황보시은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처지였다.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있다면 절대 놓을 수 없었다.이진웅이 미간을 찌푸렸다.“너는 누구냐? 감히 우리 백우회 일에 끼어들다니!”그는 처음부터 세 사람이 한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아닌 듯했다.염수호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너희 하는 꼴이 보기 역겨워서 나서려는 것뿐이다.”‘짝짝짝!’독고재훈이 손뼉을 치며 웃었다.“하하, 배짱 하나는 좋구나. 감히 내 일에 끼어들다니.”그러다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신 음산한 기색이 떠올랐다.“영웅 놀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너 따위가? 죽기 싫으면 당장 무릎 꿇어. 오늘은 내가 기분이 좋아서 말이지. 네 두 다리만 부러뜨릴 수도 있는데... 손은 싹싹 빌며 살려달라고 구걸할 때 써야 하지 않겠냐.”말을 마친 독고재훈이 크게 웃었다. 염수호를 바라보는 눈에는 노골적인 조롱이 담겨 있었다.이진웅도 곧장 고함쳤다.“이 개자식, 아직도 안 꿇고 뭐 하냐! 도련님의 자비에 감사하며 당장 무릎 꿇어라!”염수호가 무심하게 말했다.“그럴듯한 제안이네. 마침 나도 네게 손 한 쌍은 남겨 줄 생각이었거든.”독고재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 모습을 본 이진웅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 건방진 놈이! 감히 재훈 도련님께 무례를 범해!”그는 곧바로 주먹을 휘둘러 염수호에게 달려들었다.“조심하세요!”김현지가 놀라 외쳤다.황보시은 역시 걱정스러운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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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순순히 항복해. 그러면 시신만은 온전히 남겨 주지.”이진웅이 비웃으며 말했다.염수호는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그러고는 손가락을 까딱이며 도발했다.그러자 이진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건방진 놈, 죽어!”‘탕!’방아쇠가 당겨졌다. 탄환이 공기를 가르며 염수호를 향해 날아갔다.염수호는 피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그저 두 손가락을 내밀어 날아오는 탄환을 집어 들었다.고속으로 날아오던 탄환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멈춰 섰다.처음에는 모두 비웃는 표정이었다.그러나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 버렸다.‘맨손으로... 탄환을 잡았다고?’‘이게 무슨 괴물이야... 개맥 종사라도 저건 못할 거야!’이진웅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제야 자신이 건드려서는 안 될 상대를 건드렸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독고재훈 역시 두려웠지만 분노가 이성을 집어삼켰다.“뭐가 무서워! 저놈은 혼자다!”그가 광기 어린 눈으로 외쳤다.“전부 덤벼! 저 새끼를 죽이는 놈에게 200억 준다!”거액의 보상에 몇몇 사내들의 눈빛이 번쩍였다.한 사내가 단도를 휘두르며 외쳤다.“다들 뭐 하는 거야! 덤비자!”그 사이 이진웅도 방아쇠를 다시 당겼다.‘탕!’‘탕탕!’두 발의 탄환이 염수호의 머리와 심장을 향해 날아갔다.이미 염수호와 원한을 맺은 이상 이제 물러설 수 없었다.염수호는 손을 들어 두 탄환을 그대로 잡았다.그리고 다시 탄환을 튕겨냈다.‘슉!’손가락 사이에 있던 탄환 하나가 튀어 나갔다.다음 순간, 단도를 들고 달려들던 사내의 무릎뼈가 산산이 부서졌다.구멍 난 파이프에서 물이 흘러나오듯 피가 솟구쳤다.“으악! 내 다리!”막 달려들던 조직원들의 움직임이 순간 멈췄다.독고재훈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이 겁쟁이들아! 저놈은 사람을 못 죽여! 당장 덤벼!”‘슉! 슉!’염수호가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방금 잡아 두었던 두 발의 탄환이 그대로 날아갔다.그리고 독고재훈의 양쪽 무릎에도 구멍이 뚫렸다.“으아아아악!”그는 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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