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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Author: 재인
별장 안.

심문석은 소파에 앉아 있고 첫째인 심금천과 둘째 심동현이 양옆에서 그를 말리고 있었다.

그러나 셋째인 심수근은 반대편에 서 있었는데 머리는 이미 흐트러진 채 이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의 발 옆에는 재떨이가 깨져 있었다.

또한 심연청은 심수근 옆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심씨 가문이 그들에 대한 불공평함과 편애를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강하리가 들어온 뒤로부터 심연청의 질투는 극에 달했다.

“그 강하리라는 애는 대체 무슨 자격으로 심씨 가문의 진짜 핏줄도 아닌 주제에 그렇게 많은 혼수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왜 다들 하리랑 시욱 오빠랑 잘 되게 밀어주냐고요. 할아버지, 이게 바로 할아버지께서 버릇처럼 말씀하셨던 공평함인가요? 그런데 저한테는 뭘 해주셨어요? 우리 셋째들한테는 뭘 해준 게 있냐고요!”

“셋째뿐만이 아니라 둘째네도 마찬가지잖아요. 이런 불공평함은 왜 할아버지한테 말을 안 해요? 억울하지도 않아요? 왜 할아버지는 좋은 건 전부 큰집 식구들한테만 밀어주는데요!”

“닥쳐!”

심문석은 더는 들어주기 힘든지 곧바로 지팡이 들고 때리려고 하는 걸 심금천이 빠르게 말렸다.

이때, 둘째 심동현이 입을 열었다.

“억울하지 않냐고? 난 오히려 홀가분한데?”

그러다가 다시 심연청을 빤히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심씨 가문이 여태껏 어떻게 대를 잇게 된 줄 알아?”

“네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께서도 신분이 강등되면서 심씨 가문의 재산이 전부 몰수될 위기에 처했지. 그때 네 큰아버지의 나이는 열여덟 살, 난 열네 살, 네 아버지는 고작 열 살이었어.”

“하여 그때부터 네 큰아버지가 혼자서 모든 압박을 견디고 모든 처벌을 받으면서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사건 사고를 해결해 나가다 방법을 생각한 끝에 결국에는 심씨 가문의 대부분 자산을 국가 건설에 지원하면서 이 집안을 지켜냈어.”

“그리고 나중에 먹고 살기 괜찮아지면서 조금씩 심씨 가문을 발전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어. 당시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네 아버지는 여자들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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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석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심수근을 노려보며 물었다.“하나만 물어볼게. 석연란이 한 일에 대해서 넌 알았어, 몰랐어!”순간 심수근은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알면 어떻고 모르면 또 어쩌려고요? 그때 미현이는 이미 실종된 뒤였어요!”“이런 빌어먹을 놈!”심문석은 단번에 지팡이를 그에게 던져버렸고 심수근도 굳이 피하지 않아 그대로 머리에 맞게 되었다.이때, 갑자기 심문석의 얼굴이 빨개지면서 피를 토해내는 바람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아빠!”“할아버지!”그러나 심문석은 이 와중에도 여전히 심수근을 쏘아보며 말했다.“오늘부터 넌 더 이상 이 심문석의 아들이 아니야! 난 이걸 기자들을 불러 발표할 것이고 네 아내랑 네 자식들은 이제 우리 심씨 가문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그러나 심문석의 말에도 심연청은 그저 코웃음을 쳤다.“그러든지 말든지요. 어차피 우리한테 뭐 준 것도 없으시잖아요?”그녀의 말에 심문석은 하마터면 또 혈압이 올라 피를 토할 뻔했다.“준호야!”심문석은 잔뜩 흥분한 상태로 심준호를 불렀다.“지금 당장 셋째네 몫으로 넘어간 재산들은 한 푼도 남기지 말고 전부 회수해!”그러자 심준호가 빠르게 답했다.“네, 할아버지.”그제야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심연청은 마치 미친 사람처럼 심문석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심준호는 미리 사람을 시켜 두 부녀를 빠르게 끌어냈다.설날 아침부터 심문석이 피를 토하지 않나, 심연청이 난동을 부리지 않나, 예상치 못한 소동에 사람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저마다 어안이 벙벙했다.이 시각, 심준호는 한쪽 손을 바지에 찔러넣고 문 어구에 서서 여전히 소리를 지르는 심연청에게 한마디 했다.“재산을 다 안 내놔도 돼. 그런데 그걸 지킬 능력이 있어야겠지?”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심문석은 약을 먹고 나서야 다시 안정을 되찾았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는 심준호를 발견하자마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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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리는 너무 어이없는 나머지 코웃음을 치다가 옆에 서 있는 구승훈을 바라보았다.“무슨 낯으로 만나보겠다는 건지?”구승훈은 말을 마치자마자 단번에 강하리를 품에 안았다.“진시연, 아버님 일을 왜 네가 부탁하는데? 그리고 아버님이 왜 잡혀갔는지를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잖아?”그의 말에 진시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승훈 씨, 그게 무슨 뜻이야?”여전히 못 알아들은 진시연의 모습에 구승훈도 웃음기를 싹 거두도 말했다.“괜히 억울한 척하면 우리가 모를 줄 알아? 아버님 옆에서 30년 동안 딸 노릇을 했으면 네가 우리보다 아버님에 대해 더 잘 알 거잖아. 그런 사람이 여씨 가문과 붙어먹을 때부터 아버님 쪽은 이미 의심받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번 일이 터지면서 제일 이익을 본 것도 여씨 가문인데 이 모든 게 다 우연의 일치일까?”진시연은 어느새 창백해진 얼굴로 구승훈을 쏘아보며 답했다.“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말아요!”그러나 구승훈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한순자에게 다시 말했다.“어르신, 괜히 은혜도 모르는 인간을 들였다가 나중에 큰코다칠 수가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겁니다.”한순자는 멍한 얼굴로 구승훈을 바라보다가 다시 진시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한눈에 봐도 지금 이미 혼란에 빠진 상태였는데 무엇보다도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워줬던 손녀가 자기 아들의 뒤통수를 칠 거란 사실을 믿기 힘든 것 같았다.그러나 구승훈의 말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진시연에 대한 믿음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한순자가 미간을 찌푸리고 진시연에게 되물었다.“그러면 어디 네 입으로 직접 말해봐. 진짜 이번 일은 너랑 전혀 상관이 없는 건지!”그러자 진시연은 눈물을 마구 쏟아내며 답했다.“정말에요. 전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눈앞에서 두 사람의 싸우는 모습에 구승훈은 가만히 강하리를 데리고 별장 안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다.가던 중에 강하리가 발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물었다.“진짜 진시연 씨야?”그러자 구승훈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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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하리는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는 두 남자를 바라보았다.특히 구승훈, 이 빌어먹을 남자는 이번에 수법이 좀 많이 고약하다고 생각했다.지금 손연지 때문에 충분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한테 저런 함정에 빠뜨리게 하다니.강하리는 한껏 어이없는 얼굴로 구승훈을 쏘아보자 그도 억울한지 빠르게 변명했다.“아니, 다 내 탓이라고 하면 안 되지. 어제는 네가 분명 나한테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잖아. 거절하니까 날 못 가게 막은 건 너였어.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강하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무리 그래도 피해자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고려해 주지.’구승훈은 여전히 소파에 여유롭게 기대어 앉아 다시 말을 이었다.“어쨌든 넌 어젯밤에 전화까지 했는데 만약 오늘 안 가면 분명 여씨 가문의 그 분이 또 난리 치겠지.”노민우는 그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렇게까지 형제 같은 친구를 괴롭혀야 하나 싶었다.그러나 결국에는 그의 말대로 여씨 가문에는 무조건 가야 했기에 노민우는 짐을 싼 뒤 갈 준비를 하더니 다시 구승훈에게 물었다.“거기 가서 내가 뭘 해야 하는데?”구승훈이 한참 동안 고민 끝에 답했다.“억지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돼. 혼약에 대해 다시 말할 필요도 없고. 그저 예전에 네 행동이 너무 한 것 같아 이제 와서 사과드리러 왔다고 해. 그리고... 혹시 여씨 집안과 특별하게 교류하는 사람이 있는지 잘 주시하고.”노민우는 원래 평소에도 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어쨌든 노씨 가문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되는 입장이라 구승훈이 이렇게 말하니 그도 단번에 이해했다.집을 나서려다가 노민우는 한껏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하리에게 부탁했다.“혹시나 오늘 일을 연지가 알고 오해하면 하리 씨가 좀 해명해 줄 수 있을까요?”강하리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지금 손연지는 그에게 아예 관심조차 없는 상황인데 오해는 무슨 오해?그러나 한껏 불쌍해 보이는 노민우의 모습에 강하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걱정하지 마요. 이 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01화

    구승훈은 썩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그래. 그럼 지금 당장 여명주 씨한테 전화해서 내일 새해 인사드리러 가겠다고 해.”순간 노민우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에 구승훈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뒤돌아 가려고 했다.“알았어!”노민우는 그를 막아서더니 단번에 핸드폰을 꺼내 여명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갑자기 걸려 온 전화에 여명주도 놀랐는지 그녀의 상기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흘러나왔다.그리고 내일 날이 밝으며 여씨 가문에 세배하러 가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어두운 얼굴로 전화를 끊은 노민우는 다시 구승훈에게 물었다.“그리고 뭘 더 해야 해?”그러자 구승훈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이제 그만 가서 자. 내일 알려줄게.”“응.”노민우는 대답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예전에 손연지가 썼던 방으로 들어갔다.그러나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방금 술을 너무 빨리 마시기도 했고 또 도수도 높아서 그런지 머릿속에 별의별 생각들로 엉망진창인 상태였는데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어 그대로 침대에 털썩하고 눕더니 손연지의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구승훈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노민우가 마셨던 술잔들을 정리하고 나서야 다시 침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강하리는 한창 손연지와 천아름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었다.그리고 구승훈이 들어오는 모습을 힐끔 보더니 그에게 물었다.“방금 민우 씨가 밖에서 소리를 지르던데 무슨 일이야?”“아니야.”구승훈은 대답하자마자 바지 주머니에서 봉투 두 개를 꺼내더니 강하리에게 건넸다.“새해에는 우리 큰아기랑 작은아기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말을 마친 뒤 노연정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강하리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구승훈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갑자기 그의 셔츠 소매를 잡았다.순간 깜짝 놀란 구승훈이 그녀에게 물었다.“왜?”그러자 강하리는 눈을 반짝거리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승훈 씨도.”그리고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줬다.“승훈 씨도 건강하고 행복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00화

    손연지는 말을 끝내자마자 전화를 끊었다.노민우는 끊긴 전화기를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다가 구승훈이 그를 불러서야 정신을 차리더니 갑자기 두 사람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들었지? 내가 아무 걱정도 하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았대. 진짜 바보 아니야?”강하리는 그의 말에 입술만 뜯으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불쾌한 티가 많이 났다.그 모습에 구승훈은 재빨리 그녀의 등을 떠밀며 말했다.“저놈은 신경 쓰지 말고 그만 들어가서 쉬어.”강하리는 노민우를 한번 힐끔 바라보더니 침실로 들어갔다.노민우는 소파에 힘없이 주저앉더니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어떻게 잘못을 만회할 기회조차 안 주냐고.”이때, 구승훈이 술 한 병을 들고 와서 그에게 물었다.“한잔?”노민우는 말없이 건네받더니 그대로 술잔에 따라 부어 몇 모금 마셨다.“어쨌든 지금 연지 씨는 너한테 완전히 실망한 상태라 네가 아무리 뭐라고 변명해 봤자 소용이 없을 거야.”그러자 노민우가 갑자기 간절한 얼굴로 구승훈에게 말했다.“승훈아, 네가 날 좀 가르쳐줘. 어떡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는지 좀 알려 달라고. 나 이제 뭘 어떡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구승훈은 말없이 그의 술잔에 술을 부어준 뒤 자기 술잔에도 따라 그와 건배했다.노민우는 한 번에 술을 입에 털어 넣었지만 구승훈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글쎄다. 연지 씨 성격이 워낙 하리보다 세서 말이야... 그런데 아예 되돌릴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순간 노민우의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한껏 기대에 찬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러자 구승훈은 그에게 또다시 술 한 잔을 따라준 뒤 난감한 듯 말을 이었다.“아니다. 말해줘도 넌 못할 거야.”노민우는 마음이 조급한 나머지 큰 소리로 외쳤다.“개뿔! 난 지금 내 목숨도 연지한테 바칠 수 있는 상태인데 못 할게 뭐 있어!”그 모습에 구승훈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노민우가 다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모습에 구승훈은 또다시 술 한잔을 따라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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