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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Author: 재인
별장 밖.

아무리 이렇게 쫓겨나도 심수근은 그저 무덤덤한 얼굴이었다.

어릴 때부터 줄곧 큰형에게 양보받던 사람이라 그들과 다투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히려 마음속 깊이 그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하여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심연청을 향해 한마디 크게 외쳤다.

“그만해! 이렇게 될 줄 모르고 그럼 그런 사고를 친 거야?”

심수근의 목소리에 심연청은 잠시 멍해졌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되물었다.

“아빠, 지금 저한테 소리 지르신 거예요?”

그러나 심수근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심연청을 한쪽으로 밀쳤다.

“더 이상 큰집에 대한 험담을 내 앞에서도 하지 마. 그리고 네 엄마는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는 거라고 생각해!”

말하자마자 심수근은 씩씩거리며 자리를 떴다.

심연청은 떠나가는 그의 등에 대고 여러 번 불렀지만 결국 심수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갔다.

어쩔 수 없이 쫓아가려던 이때, 갑자기 별장 문 어구에서 한창 통화 중이던 진시연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누구랑 통화하는지 한창 분노에 차 있었는데 얼핏 말 가운데 강하리라는 이름을 듣게 되었다.

순간 심연청의 눈빛이 반짝거리더니 냉큼 진시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연아.”

너무 큰 소리로 부르지도 않았는데 진시연은 화들짝 놀랐다.

그 모습에 심연청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왜 그래? 누구랑 통화하는 거야?”

그러자 진시연은 한껏 짜증 난 얼굴로 답했다.

“아니야.”

그러면서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그 모습에 심연청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다시 물었다.

“이제 나한테도 비밀로 하는 거야?”

그러나 진시연은 빠르게 말을 돌렸다.

“방금 네 아빠 보니까 화가 잔뜩 나셨던데? 그리고 머리에 피도 나던데 대체 무슨 일이야? 명절날에 싸운 거야?”

그러자 심연청이 이를 갈며 답했다.

“누구겠어, 강하리 그 X이랑 똑같이 재수 없는 심미현 씨 때문이지. 자꾸 우리 엄마가 그 여자를 납치했다고 하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하잖아. 웃기지도 않아, 자신이 쓸모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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