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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강하리가 의심에 가득 찬 눈초리로 구승훈을 눈여겨보았다.

저 미친 인간 입에서 나온 말이 사실인지 도저히 가늠이 안 된다.

갑자기 구승훈 뒤로 다가오는 한 인영이 보였다.

순간 강하리의 눈이 음식물 쓰레기 보는 눈길로 바뀌었다.

“저기, 구 대표님.”

장진영의 조심스런 목소리.

“나 스스로 경찰서 찾아갈 거니까 신경 끄세요.”

냉랭하게 한 마디를 남긴 채 강하리가 돌아서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대표님, 유라가 또 약을 안 먹기 시작하는데, 좀 가서 봐주실 수 있을까요?”

구승훈이 뒤돌아 장진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무 말도 없이 송유라의 병실을 향해 걸어갔다.

“방금 그 분이 강하리 씨예요? 어쩜 저리도 예쁘게 생겼을까.”

구승훈 뒤로 따라 걷던 장진영의 한 마디에 구승훈이 우뚝 멈췄다.

부딪칠 뻔한 장진영이 고개를 돌자, 시퍼렇게 차가운 빛을 머금은 구승훈의 눈길과 마주쳤다.

순간, 장진영은 심장이 멈추는 느낌이 들었다.

애써 입가를 당겨 구승훈을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고개를 수그렸다.

‘놔두면 화근이야.’

장진영의 눈동자에 악독한 빛이 스쳐지났다.

송유라의 병실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들려오는 울음소리.

병실 문을 영자 거짓말처럼 울음소리가 뚝 멈췄다.

“오빠아! 왜 이제야 저 보러 온 거예요.”

문앞에 우뚝 멈춘 채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구승훈.

“가서 유라 아가씨께 약 대접하도록.”

구승훈의 손짓 한 번에 방 안에 서 있던 우람진 경호원 몇이 송유라를 누르고는, 억지로 입을 벌려 약을 쑤셔넣었다.

어쩔 새도 없이 일어난 일에 장진영이 멍청한 표정이 되었다.

“어, 어떻게……. 구 대표님. 어릴 적엔 우리 유라 끔찍히 아끼셨잖아요.”

한참 뒤에야 떨리는 목소리로 항의 아닌 항의를 해 보았지만.

“어릴 적엔 유라도 지금의 유라가 아니었으니까요.”

구승훈의 말 한 마디에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 그게 무슨 뜻이죠?”

구승훈은 시선을 송유라에게 돌렸다.

“적당히 하자 좀.”

병상 머리맡에 기대어 앉은 송유라가 흠칫했다.

입술이 덜덜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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