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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Author: 재인
”우리 해찬이가 만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던 것 뿐이에요.”

여인이 뻔뻔스럽게 대꾸했다.

“그랬는데 웬걸, 굉장하더라고요. 해찬이와 연애한답시고 딴 남자와 별 짓을 다 하더군요. 하리 양 같은 여자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여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창녀라고 하죠. 우리 해찬이 빛나는 인생에 먹칠하기 딱 좋은.”

강하리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어갔다.

“우리 해찬이, 업무에 티끌만 한 실수 한 번 없던 애예요. 그랬던 애가 하리 양 때문에 가장 중요한 외교부 회의까지 결석했다고요!”

날 선 여인의 음성이 이어졌다.

“구승훈 대표 정부 노릇 하면서 익힌 수단들을 남김없이 쓴 모양인데, 인정할께요. 어떤 의미로는 하리 양 참 대단해요. 하지만 그게 다예요. 우리 주씨 집안은, 하리 양처럼 천박한 여자는 절대 용납 못 합니다!”

“어이구야. 겨 뭍은 개 흉보는 똥 뭍은 개를 이렇게 직관하다니.”

느닷없이 끼어든 남자의 서늘한 목소리.

강하리의 낯빛이 확 바뀌었다.

차갑고 고고한 기운을 뿜어내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한 남자.

“준호네 집에서 본 이후로 처음 뵙네요, 전 여사님.”

“아 네, 오랜만이네요 구 대표님.”

심씨 가문 큰 사모님, 전미연이 차갑게 흥, 콧방귀를 뀌었다.

“마침 잘 오셨어요. 이 파렴치한 여자가 얼마나 낯짝이 두꺼운지 봐 두세요. 괜히 또 속지 마시고요.”

구승훈이 입가가 조소적으로 말려 올라갔다.

“낯짝 두꺼운 걸로 치면 세컨드에서 정실 자리 꿰찬 전 여사님을 이길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뭐라고요?”

전미연의 표정이 마구 일그러졌다.

“맞잖아요. 심씨 가문 소실이 정실로 탈바꿈한 사건, 꽤 컸었는데. 설마 세월이 지나 싹 잊혀졌다고 여기신 건 아니죠?”

“이보세요 구 대표님!”

전미연의 악에 받친 음성이 카패에 울려퍼졌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윗어른인데 그런 망발을-.”

“아까부터 자꾸 윗어른을 들먹이시는데.”

윗어른에 대한 존중 따윈 1도 없는 구승훈의 말이 가차없이 전미연의 말을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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