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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ผู้เขียน: 봄은어디
권아람은 가슴께를 부여잡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연약한 모습을 해 보였다.

송여준은 곧바로 권아람을 부축했고 그녀의 입술이 핏기 없이 창백한 걸 보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분부했다.

“최 집사님, 운전기사 부르세요.”

“아니야. 병원에 안 가봐도 돼.”

권아람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마치 큰 괴로움을 견디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

2층 구석 쪽에 옷자락이 보였다.

권아람은 티 나지 않게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준 씨는 하늘 씨 보러 가봐.”

송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잠깐 망설였다.

송우주가 황급히 말했다.

“엄마는 괜찮아요. 엄마는 위가 안 좋아서 토하는 것뿐이에요. 요즘에도 자주 그랬잖아요. 아람 이모, 저랑 아빠가 이모랑 같이 병원에 갈게요!”

지난번에 유하늘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고 한 걸 떠올리고 송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너부터 병원에 보내줄게.”

송여준과 송우주가 한 말이 2층까지 똑똑히 들렸다.

유하늘은 속이 점점 더 울렁거렸으나 이번에는 토하지 않았다.

그녀는 멀어지는 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음의 통증이 생리적인 통증을 이겼다.

옆에서 유하늘의 어두운 안색을 본 가정부가 안쓰러운 듯 말했다.

“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사모님 남편이에요. 아무도 대표님을 사모님에게서 빼앗을 수 없어요.”

유하늘은 덤덤히 웃으며 고개를 돌려 가정부를 바라보았다.

“아주머니가 보기에도 곧 제 곁을 떠날 것 같죠?”

송여준은 권아람을 걱정했고, 또 유하늘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이제 곧 죽을 사람이 굳이 꼴 보기 싫게 그의 눈앞에서 알짱거릴 필요는 없었다.

유하늘은 송여준의 옆자리를, 심지어 송우주 엄마의 자리까지도 권아람에게 전부 줄 것이다.

어차피 송우주도 권아람이 자기 엄마가 되기를 바라니 상관없었다.

유하늘은 힘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대문을 닫고 돌아온 집사는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이곳에서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할 말이 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할 말은 전화로 하라고 해요.”

유하늘은 그렇게 말한 뒤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떠났다.

...

병원.

권아람은 검사를 받은 뒤 침대에 누워 쉬었다.

별문제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은 뒤 송여준은 그제야 안도하며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넌 여기서 쉬고 있어. 나는...”

권아람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송여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척하면서 쓴웃음을 지으며 그의 말을 잘랐다.

“미안해. 여준 씨한테 또 폐를 끼쳤네. 오늘도 나 때문에 하늘 씨랑 분위기 안 좋았지.”

송여준은 권아람의 곁에서 잠든 송우주를 힐끗 본 뒤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아니야. 넌 푹 쉬어. 하늘이한테는 내가 잘 설명할 거야.”

“안 그래도 돼. 내가 다시 떠나면 더는 트러블이 생기지 않을 거야. 전부 나 때문이야. 나 때문에 두 사람 지금까지 결혼 못 했잖아.”

권아람은 고개를 숙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송여준은 흠칫했다. 권아람의 말에 송여준은 순식간에 7년 전으로 돌아갔다.

할머니의 강요, 권아람의 갑작스러운 실종... 송여준 혼자서는 절대 이혼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다.

송여준은 덤덤히 말했다.

“다 지난 일이야. 자책하지 않아도 돼. 네가 인사도 없이 떠났을 때 난 널 탓하지 않았어.”

“하지만 난 날 원망해!”

권아람이 갑자기 흥분해서 말했다.

“여준 씨도 알다시피 당시 할머니가 여준 씨한테 나랑 결혼하라고 계속 압박하셨잖아. 내가 할머니를 구해준 뒤로 할머니는 계속 우리가 결혼하기를 바랐었지. 내가 착한 아이라고 하면서, 내가 여준 씨 아내가 된다면 마음이 놓일 것 같다면서 말이야.”

권아람은 그렇게 말한 뒤 한숨을 쉬며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전부 내 탓이야. 할머니를 구할 때 너무 무서워서 심장병이 생겨버렸으니 말이야. 그리고 나는 너무 소심했어. 여준 씨랑 혼인신고를 한 뒤에는 여준 씨에게 짐이 되고 싶지도 않고, 여준 씨에게 버림받고 싶지도 않아서 인사조차 하지 않고 해외에 치료받으러 갔으니까...”

송여준은 권아람이 할머니를 언급하자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졌다.

“난 정말 널 탓하지 않아. 그러니까 자책하지 않아도 돼. 나는 네가 예전보다 몸이 많이 좋아졌길 바라. 그게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이야. 넌 우리 송씨 가문의 은인이니까.”

권아람은 시선을 들며 기대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여준 씨 은인이자 여준 씨...”

“참, 시간 있을 때 이혼 절차 밟자. 그동안 널 찾지 못해서 이혼 절차를 밟을 수가 없었어. 네가 돌아왔으니까 나도 이제는 하늘이한테 모든 걸 솔직하게 털어놓고 하늘이랑 결혼해야지.”

송여준이 일부러 칼같이 말했다.

권아람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이불 속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애써 웃어 보였다.

“당, 당연하지. 여준 씨도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가정도 이루었으니까 나도 이제는 자리를 양보해야지.”

“응.”

송여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푹 쉬어. 난 이만 우주랑 같이 가볼게.”

권아람은 입술을 깨물었다.

“응.”

송여준이 아이를 안고 떠나자 권아람의 표정이 순식간에 온기 하나 없이 차가워졌다.

권아람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조금 전 허약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진단서 좀 위조해 줘요.”

...

유하늘은 호텔로 돌아간 뒤 휴대전화를 아예 꺼버렸다.

이튿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호텔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그녀를 불렀다.

“새벽에 송여준 씨라는 분이 찾아오셨었는데 고객님이 당부하신 대로 이곳을 떠나셨다고 전했습니다.”

유하늘은 직원을 향해 고마운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 부탁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직원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그런데... 그분 남편분이시죠? 어제 오셨을 때 굉장히 다급해 보이시더라고요.”

유하늘은 미소를 거두고 대충 고개를 끄덕인 뒤 그곳을 떠났다.

‘다급해 보였다고?’

송여준이 왜 다급히 찾아왔는지는 몰라도, 설령 그녀가 걱정돼서 온 거라고 해도 이젠 필요 없었다.

송여준의 세상에서 그녀는 절대 첫 번째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송여준은 유하늘을 걱정하면서도 먼저 권아람을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

송여준은 유하늘이 집에 없어 불안해하면서도 병원에 남아 권아람의 곁에 있어 주었다.

영원히 뒷전에 놓이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유하늘은 차를 타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어젯밤, 유하늘은 의사가 보낸 상세한 치료 방안을 보았다. 그중에는 어떤 약을 보조제로 먹어야 하고 언제 약을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각종 주의 사항도 있었다. 의사는 그것들을 모두 손수 적어서 보내주었다.

의사는 경고도 했다. 지금 당장은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고 시력이 나빠지는 게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두 달 뒤에는 수술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운이 나쁜 경우에는 말을 할 수 없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유하늘은 수술을 선택하지 않았다. 성공 확률이 겨우 50%인 수술을 받기보다는 남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동시에 유하늘은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어젯밤 그녀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었고 그 탓에 아마 잠도 잘 자지 못했을 것이다.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유하늘은 백화점으로 가서 의사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했다.

그런데 백화점에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유하늘은 멀지 않은 곳, 붉은색 옷을 입은 40대 여성을 보고 곧바로 걸음을 멈춘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런데 그 여자가 유하늘을 발견하고 빠르게 쫓아왔다.

“거기 서!”

유하늘은 걸음을 멈추고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그녀에게 고모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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